영화 '마담뺑덕' - 패러디의 균형

Posted by 레이니아
2014.11.23 07:00 Culture/- 영화(Movie)


영화를 보는 제 주관적인 해석영화의 내용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 마담뺑덕 포스터

마담뺑덕

임필성 감독, 정우성, 이솜 주연, 2014.


  레이니아입니다. 영화리뷰도 오랜만에 작성하는 것 같네요. 영화도 간간이 보고 있습니다만, 글을 잘 적지 않게 됩니다. 품도 많이 들고 결과물에 대한 부담도 크다 보니 선뜻 손이 가지 않더라고요.

  이번 포스트는 역시 다른 포스트와 연계하여 준비하던 포스트로써 조금 늦은 감이 있습니다만, 기록으로 남겨두어야 할 것 같아 뒤늦게나마 적어둡니다. 조금은 과감한 노출로 한층 화제를 모았던 영화 <마담뺑덕>입니다.




패러디와 모티프

  영화 <마담뺑덕>은 태생이 '패러디'입니다. 제목에서 쉽게 유추할 수 있듯, 전래동화 '심청전'에 나오는 등장인물을 불러내어 패러디했음을 알 수 있는데요. 이 패러디의 지점이 상당히 미묘합니다.


학규와 덕이가 서로를 마주보고 있습니다.


  저는 <마담뺑덕>을 보고 나서 심청전이라기보다는 천운영 작가의 단편 소설 <내가 데려다줄게>가 먼저 떠올랐습니다. <마담뺑덕>은 '심학규'라는 인물이 억울한 누명을 뒤집어쓰고 산골 벽촌의 어느 마을로 향하면서 시작합니다. 이러한 모티프는 <내가 데려다줄게>와 유사한데요. 그뿐만 아니라 '심학규'가 당도한 마을은 뭔가 모호한 분위기입니다. 이를 보고 김승옥의 <무진기행>이 떠오르기도 했지요.

  더군다나 시골을 나가고 싶어하는 덕이는 <무진기행>에서 볼 수 있었던 '하인숙'을 떠오르게 합니다. 둘 다 남자의 대응으로 벗어날 수 없게 되는 것도 나름 비슷하고요. 이러한 유사성은 비슷한 모티브를 갖추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마담뺑덕>은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모티프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화장대에 앉아있는 청이


  그래도 중반 이후에는 여러모로 놀라운 스토리로 이어집니다. 청이가 청소년이 되고부터는 좀 참신해집니다만, 이윽고 놀라울 정도로 <심청전>의 스토리를 좇아갑니다. 영화는 온몸으로 자신이 '패러디'라는 걸 증명하려고 소리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다 보니 심정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청이, 심학규의 태도를 볼 수 있는데요. 정말 극 말미에 나오는 덕이의 '계속 나쁘던지..'류의 대사에 공감하게 됩니다. 오히려 그편이 훨씬 패러디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결말의 장면을 관객이 심정적으로 수긍하긴 좀 어렵습니다.

  패러디는 원래의 콘텐츠를 그대로 가져가되 '참신성'을 잃지 않았을 때 비로소 패러디로 작용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마담뺑떡>의 후반부는 급격하게 그 참신함을 잃었다 생각합니다. 당위성도 떨어지면서 말 그대로 용두사미가 되어버리고 맙니다.


파란 하이힐을 미묘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덕이


  초반의 아름다운 영상미도, 덕이를 비롯한 인물들의 미묘한 감정선도 후반에선 찾아볼 수 없습니다. 아쉬움이 가득 남는 후반부입니다.


배우

  영화 <마담뺑덕>을 살리는 것은 배우 '이솜'의 힘입니다. 과감한 노출까지 해내며 사랑에 빠진 '덕이'를 연기하는 이솜은 영화를 관통합니다. 초반엔 사랑에 애달픈 소녀로, 후반엔 관능적인 팜므파탈 그리고 애증을 느끼는 여성으로 배우 '이솜'의 활약은 눈부십니다. 그녀의 존재가 이 영화를 움직이는 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입맞춤을 나누는 덕이와 학규


  정우성은 이 영화에서도 '멋짐'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교수가 그렇게 생겼으면 저라도 반할 것 같은데요. 살짝 젊은 감은 있습니다만, 교수 역으로서 나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후반부에도 한결같은 말쑥함은 조금 의아스러웠습니다. 또 너무 점잖음을 연기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외의 배역은 영화에서 중요한 역이 아닙니다. 연기가 나쁘진 않았지만, 극의 흐름이 배우의 연기를 살리지 못하고 오히려 잡아먹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런 극의 흐름에서 유일하게 제 모습을 지키는 건 앞서 말한 '덕이'역의 '이솜'밖에 없었고요.

  <마담뺑덕>이 이솜의 처녀작은 아닌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은교>의 김고은이 그랬듯 '덕이'의 이솜으로 굳어져 버리는 것은 아닐까 싶어 걱정됩니다. '장르적인 이미지'가 잘 어울렸으며, 동시에 '노출'이라는 요소가 배우의 이미지를 굳게 해버릴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요. 부디 이렇게 소비되지 않길 바랍니다.


학규에게 안긴 덕이




  <은교>를 비롯하여 조금 앞서서 개봉한 <인간중독>, <황제를 위하여>와 같이 '노출'로만 기억되는 영화로 남아버리는 건 아닐까 싶어 아쉽습니다. 하지만 그 외의 특성을 봐주기에도 아쉬웠던 건 사실이고요...

  '우리가 도대체 뭐였느냐'고 묻는 덕이에게 '그것도 사랑이었다'고 답하는 심학규, 그리고 덕이의 애달픈 모습이 기억에 남는 영화, <마담뺑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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