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싱글즈> - 명랑한 뮤지컬

2010.06.26 11:30 Culture/- 연극(Drama)
연극을 보는 제 주관적인 해석과 연극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싱글즈
조행덕 연출, 2010



  지난 6월 1일 뮤지컬 <싱글즈>를 보러 다녀왔습니다. (다녀온지 상당히 지났군요..)
  순서대로 포스팅을 하자면 물론 <마리아마리아>보다 <싱글즈>가 우선이지만, <마리아마리아>는 이미 약속을 했던 상태인고로 뒤늦게 올리게 된 경위에 대해서 더이상 묻지 마세요:)

  언제나 시간을 예상해놓으면 꼭 늦어주시는 버스덕분에 이번에도 황급히 밥을 마시고(!) 간신히간신히 시간 맞추어 들어갔습니다.

  식당에 가서 빨리 밥 되냐고 물어보니까 잘 알고 계시더라구요. 대뜸 몇시공연이냐고 물어보시던.. 돈까스 정식을 그토록 빨리 먹은건 살아생전 처음이었어요.

(시작전 무대. 사진 상태가 별로네요.)


  첫 뮤지컬인 <싱글즈>, 그럼 간단히 후기(!?) 남겨 볼께요



강렬한 에너지
  <싱글즈>는 이미 이야기했다시피 처음 접한 뮤지컬이다. 공연을 보고 나는 뮤지컬이 주는 강렬한 에너지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사실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어렴풋이 <싱글즈>영화를 본 기억도 있고 전에 뮤지컬이 영화와 같은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도 있어서 조금은 식상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하고 관람을 시작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 걱정은 오산이었다.

  물론 제가 영화 내용을 거진 기억 못하는 이유도 있었겠지만 음악을 통하여 실려오는 강렬한 감정 때문에 정신없이 몰입하여 연극은 관람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사실 뮤지컬에 들어있는 철학이나 상징성은 좀 덜하다고 생각하여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었던 것도 즐겁게 볼 수 있었던 요인인 것 같다. 아무튼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연극 내적인 측면보다는 외적인 장치에 더 많은 관심이 갔다.

  칙릿소설과 같은 스토리에서 함의된 큰 주제를 발견하기도 어려울 뿐입니다만 굳이 뽑아보자면 인생에 있어서 꿈과 사랑에 대한 의미를 고찰해볼 수 있겠다. 그러나 그것이야 말로 전형적인 칙릿 소설의 주제이고 이를 그대로 따르기 때문에 줄거리나 대사 등에서 별다른 점을 찾아보기는 힘들었던 것 같다.

무대장치들의 상징성
  뮤지컬 내내 등장하는 소품으로 눈에 띄는 것은 ‘하이힐’이었다. 처음 뮤지컬을 시작하는 무대에서도 작은 하이힐모양의 물체가 있었고 (더군다나 뮤지컬이 시작하면서 무선조종으로 퇴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눈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위 사진을 참조할 것.) 주인공 나난이 누워있는 침대 모양도 하이힐의 모양이었으며, 계단에도 자세히 살펴보면 하이힐이 새겨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나난이 신는 신발도 주로 하이힐이었으며, 레스토랑에서 일할 때는 모노톤의 옷을 입으며 분홍색 하이힐을 신어 유달리 눈에 띠었다. 하이힐은 아마도 주인공들인 싱글여성을 상징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대도 독특한 점이 많았다. 뒤의 배경에서 건물의 유리창과 하늘에 별을 빛나는 도료로 칠해놓아서 밤이 되면 배경쪽에 조명을 비춰 도료가 반사되어 밤하늘에 빛나는 별과 건물의 불빛을 표현한 점이 매우 인상깊었다. 또한 무대 양쪽에 살짝 튀어나온 부분이 2개가 있었는데, 겉으로는 등장 장소 중 레스토랑을 표현하는 부분이 되기도 했지만 그 뒤로 슬라이드처럼 미닫이 장치들이 존재해서 정준의 집을 표현하는 배경이 되거나 유치장의 감옥이 되었다.

  더군다나 유치장의 감옥은 두겹으로 존재하여 극 중간에 펼쳐보이는 모습을 보여준다.(이 장면도 웃음을 자아낸다.) 또한 나난의 침대는 무대 뒤쪽에 작은 문이 나있어 그쪽에서 밀고 들어왔다가 들고 나간다. 또한 화장실이라던지, 벤치 등 다양한 무대장치들이 슬라이드 방향에 맞춰 나왔다가 들어갔다 하면서 연극의 배경을 훌륭하게 재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객과의 소통, 그리고 웃음코드
  또한 관객과 소통을 꾀하려 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었다. 아무래도 주 관객층을 고려한 부분도 있는 것 같지만, 뮤지컬이 시작하기 전부터 목소리로 마음을 편히 갖고 긴장을 풀도록 유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배우가 엑스트라에게 말하는 것처럼  관객들 중 몇 명을 뽑아 대답을 유도하는 등 극에 조금씩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관객과 직접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있는가 하면, 무대로 퇴장하는 것이 아닌 관객석을 질러서 퇴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질러서 퇴장할 때 관객 몇 명과 실제로 이야기를 주고 받기도 하였다. 제일 앞에 앉아있는 관객은 나무로 가정하고 연기를 하지만 배우는 암묵적으로 관객을 나무가 아닌 사람으로 인지하고 있다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관객이 연극의 상황에서 유리되어있지 않고 간접적이든 직접적이든 참여하게끔 함으로써 연극에 좀더 집중할 수 있고 특히, 관객이 참여하는 부분은 주로 웃음코드가 많이 분포되어있는 부분이었는데 관객의 어수룩함이 그러한 웃음코드를 강하게 발현시킬 수 있던 요인이 아닐까 싶었다.

앵콜
  뮤지컬이 끝나고 커튼콜이 끝난 이후에는 배우들이 각자의 파트를 바꾸거나 상황을 조금씩 비틀어가면서 앵콜송을 보여주었다. 이 역시 매우 생소하고 신기한 모습이었다[각주:1]. 물론 매회 보여줄 것이고 단순한 팬 서비스 차원의 앵콜무대라고도 볼 수 있지만, 뮤지컬 노래의 제한적 레퍼토리를 극복하고자 하는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글자 그대로 뮤지컬을 접한 나로서는 모든 것 하나하나 신기하고 놀라운 경험이었다. 배우들이 불편한 자세로 그러한 성량을 가지고 노래를 한다는 점이나, 격하고 빠른 춤까지 함께 맞춰가며 거기에 연기까지 하는 점 등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노래자체도 흥미롭고 장면에 잘 맞았으며 안무도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것 같았다. 뮤지컬이 끝나는 그 순간까지 긴장을 잃지 않고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뮤지컬이 끝나고는 금세 집으로 돌아가 뻗어버렸어요. 그리고 바로 그 다음날 <마리아마리아>를 보러갔습니다. <마리아마리아>는 미리 포스팅 해놨으니 비교해보실 분은 비교해 보셔도 괜찮겠네요. (감상문은 <싱글즈>가 먼저 작성되었습니다만, 포스트는 한참 나중에 하게 되네요.)


  1. 첫 뮤지컬이었다는 것을 알아주길 바란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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