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카메라(Camera)

블라디보스토크 여행 사진으로 살펴보는 저렴한 아날로그 필름 3가지

레이니아 2018. 1. 22. 06:30


  겨울의 시작과 함께 다녀왔으나, 겨울의 한창을 달리는 지금까지 아무런 소식 없는 블라디보스토크 여행기. 잘 안 쓰던 여행기를 쓰려니 손이 쉬이 안 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때 찍은 사진을 바탕으로 간단한 글을 한편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지난 ILFORD 일회용 흑백 카메라(링크) 포스팅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이번 여행에서는 카메라를 총 3대를 들고 다녔습니다. 컬러 필름, 흑백 필름, 디지털 바디. 스마트폰으로도 사진을 찍었으니 정확히는 4대를 들고 다녔다고 해야 할까요? 오늘은 이중 컬러바디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아날로그 느낌이 나는 필름의 색감

  디지털 기술이 발달한 요즘. 아이러니하게도 레트로한 필름의 매력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아날로그를 추억하는 흐름은 계속 이어지겠지만, 디지털로 이를 모조하는 흐름이 이어질지언정 아날로그가 득세하진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조금 번거롭기는 하지만, 디지털 바디로 촬영한 결과물을 아날로그 필름의 색감으로 구현할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종종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지만, 나름의 즐거움 때문에 하는 '비싼 취미'지 아날로그 감성을 전하겠다...하는 거창한 목표는 아닙니다.


  이야기가 조금 샜는데요. 어쨌든 필름은 그 자체의 독특한 색감을 갖추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디지털 바디도 색 처리 방식에 따라 조금씩 다른 것처럼, 필름 또한 고유한 색감을 지니고 있는데요. 그 느낌을 이번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다시 한번 느끼고 왔습니다.




  블라디보스토크엔 세 종류의 필름을 들고 갔습니다. 후지 C200, 코닥 컬러플러스 200, 그리고 아그파 비스타 200을 돌아가면서 썼는데요. 각 필름에 따라 조금씩 느낌이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쓴 사진을 바탕으로 각기 다른 필름의 느낌을 정리해보겠습니다.


  미리 한마디 보태자면, 사진을 찍은 바디는 캐논 뉴 오토보이 자동 필름 카메라입니다. 수동처럼 섬세하게 조작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고려하고 보시면 좋겠습니다. 현상은 C41방식입니다.



1. 후지 C200


  후지필름의 C200은 저처럼 필름 카메라 초보가 쉽게 고를 수 있는 아날로그 필름입니다. 우선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가격도 저렴한 편에 속하고요. 후지필름의 수퍼리아 200(Superia 200)이 단종되고 새롭게 등장한 필름이라는 설명이 붙는데요.


  이 필름이 단종된 지도 벌써 7년이 다 돼, 이제 후속이라고 부르기조차 좀 민망한 상황이 됐습니다. 수퍼리아 200이 낯선 분께서는 오토오토, 혹은 오토오토 200이라고 하시면 기억하실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컬러 네거티브 필름이고요. 뛰어난 발색을 자랑한다고 합니다. 전체적으로 차분한 느낌의 도시라서 그런지 사진도 차분한 사진이 많습니다만, 간간이 보이는 강렬한 색상이 포인트처럼 눈에 들어오네요.




  그리고 노출 관용도가 넓은 편이라는 생각인데요. 감도가 200이라 어두운 곳에서 사진찍기가 어려우리라 생각했는데, 결과물이 기대 이상으로 좋았습니다.




  전체적으로 무난한 느낌이라고 생각하지만, 가끔 독특한 색감이 강렬한 사진을 얻게 되는 것 같네요. 그래도 어느 곳에서나 찍기 좋은 필름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2. 코닥 컬러플러스 200


  코닥 컬러플러스 200 또한, 범용으로 참 쓰기 좋은 필름입니다. 제가 이번에 소개하는 필름이 다 그렇지만, 우선 가격이 저렴해서 '비싼 필름 카메라 유지비'를 조금이나마 줄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마찬가지로 컬러 네거티브 필름입니다. 살짝 물 빠진 색감을 낸다는 이야기도 봤는데요. 처음엔 몰랐는데, 다른 사진과 비교를 해보니 확실히 약간 그런 느낌이 있네요. 전체적으로 차분한 인상의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약간 노란 느낌이 강한 느낌입니다. 당시 환경의 영향도 무시할 순 없겠지만, 전체적으로 노란 느낌이 묻어나네요. 그 덕분인지 색감이 좀 따뜻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의도치 않게 컬러플러스 필름은 이번 여행에서 잘 쓰지 않은 필름이었는데요. 앞으로 일상을 담으면서 어떤 사진을 찍을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3. 아그파 비스타 200


  아그파 비스타 200 또한, 무난하게 선택할 수 있는 필름입니다. 필름 카메라를 들이고 쉽게 선택할 수 있는 35mm 필름 삼대장이 오늘 살펴본 이 필름들일 텐데요. 제게 아그파 비스타는 선명한 채도가 기억에 남는, 특히 빨간색이 기억에 남는 필름입니다.




  이번에 글을 준비하면서 블라디보스토크 여행 중 촬영한 필름 사진을 전부 한 폴더에 넣고 찬찬히 살펴봤는데요. 이렇게 스캔한 사진을 쭉 늘여놓고 보면 유독 아그파 비스타 200으로 찍은 사진에 눈이 가고, 원인은 대부분 강렬한 채도, 그리고 빨간색이었습니다.




  운이 좋았던(?) 덕분에 아그파 비스타 200을 넣고 사진을 찍는 동안 가장 색이 다채로웠던 해양 공원께를 한번 둘러보며 사진을 찍을 수 있었고요. 덕분에 강렬한 사진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비슷한 풍경 사진은 다른 필름으로 찍은 사진이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입자는 고운 편이었지만, 다른 필름보다 어두운 곳에서 촬영한 사진의 결과물이 만족스럽진 않았습니다.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촬영하면서 '여기서 촬영하면 결과물이 망하겠구나...!'하는 순간이 생기기 시작했는데요. 덕분에 아그파 비스타200은 조금 더 예민하게 장소를 고르게 됐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필름의 기회비용이 꽤 비싸다 보니 자연스레 환경을 골라서 사진을 찍게 되는 기능이 있었습니다. 이게 사진 한 컷을 찍을 때 들이는 정성이란건가... 싶기도 했네요.


  원래는 계획한 글이 아니었지만, 여행기를 쓸 준비를 하면서 사진을 보다 보니 조금씩 다른 개성이 눈에 들어와 간단히 정리해봤습니다. 이렇게 좌충우돌 사진을 해 먹고 나니까 필름의 개성도 눈에 들어오고, 또 어떤 환경에서 사진을 찍어야겠다는 요령이 조금씩 생기는 것 같습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사진을 찍으면서도 '여기서 사진을 찍으면 결과물이 좋지 않을 텐데...'하면서 찍은 건 정말 결과물이 맘에 들지 않더라고요. 차라리 디지털 바디로 몇 차례 촬영 후 후편집을 하는 게 마음에 편했습니다.


  필름을 현상하며 후보정할 수도 있지만, 저는 그렇게 전문가가 아니니까요. 최대한 A컷을 기대하며 촬영할 수밖에요. 간단히 세 필름의 느낌을 정리해봤습니다. 이 사진을 정리한 여행기는 정말, 조만간, 곧, 쑨... 선보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레이니아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