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오디오(Audio)

B&O 이어셋(Earset) - A8의 추억을 떠올리며

레이니아 2018. 6. 27. 06:30


‘뱅앤올룹슨’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지금은 다양한 브랜드, 다양한 제품이 떠오르시겠지만, 시간을 조금 과거로 돌아보면 주로 손꼽힐 만한 이어폰이 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겠으나, 오픈형 이어폰으로 독특한 디자인을 갖춘 A8이 그 주인공입니다.


초기엔 채 10만원도 안 했던 이어폰인데, 인기와 함께 가격도 수직상승해 단종을 앞두곤 20만원대 중반까지 가격이 치솟았던 거로 기억하는데요. A8과 그다음 버전인 이어셋 3i(Earset 3i)도 만만찮은 가격이었죠.


그리고 올해, 정식 후속작인 블루투스 이어폰. 이어셋(Earset) 제품이 선을 보였는데요. 오늘은 이를 써보고 느낀 바를 정리해봤습니다.




감각적이지만, 조금 낯선 디자인


유선 이어폰으로 후속을 기대하신 분께 이어셋은 조금 낯선 모양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모습도 조금 다른데요. 겉보기엔 비슷해 보이나 유닛에서 귀걸이 부분으로 빠지는 부분이 살짝 뭉툭해졌습니다. 날렵했던 지난 디자인을 생각하면 조금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일 수도 있겠네요.


블루투스 모듈, 그리고 이를 지속할 배터리를 넣고자 하면 불가피한 선택이겠죠. 그래도 원래의 디자인은 최대한 살린 흔적이 엿보입니다. 30g에 불과한 무게는 착용해도 그 무게가 크게 느껴지지 않는데요. 예전 지인의 A8을 청음해봤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습니다.




오픈형 유닛을 채택하면서 귀걸이를 통해 유닛을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이 디자인은 무척 오랜만에 보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예나 지금이나 유닛을 딱 잡아줘 어떤 환경에서도 언제나 음악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점은 좋았습니다. 물론, 안경을 끼지 않는다는 전제에서요.


귓바퀴를 두르는 방식의 문제는 귓바퀴를 이용하는 다른 액세서리와 다투게 된다는 점입니다. 저는 안경을 쓰는 터라 안경과 부딪치는 문제가 있었는데요. 늘 이어셋을 먼저 끼우고, 그다음 안경을 써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중간에 잠시 이어폰을 빼야 하는 상황이 오면 고통스럽더라고요.




안경만 아니라면 귀에 부담도 덜하면서 알맞게 착용할 수 있어 참 좋을 텐데 말이죠. 안경을 쓰지 않는다면 이어셋 디자인은 조금 ‘튀어 보인다’는 점을 빼면 더할 나위 없는 착용감을 선사합니다. 아, 유닛이 점 큰 편이라 유닛을 귀에 단단히 착용하는 걸 선호하신다면 이 부분이 조금 불편할 순 있겠네요.




아 그리고 블루투스 이어폰에서 USB 타입C 단자를 채택한 건 드물게 보는 것 같습니다. 이번 이어셋이 꼭 그런데요. 앞으로 점차 단자 규격이 바뀔 테고, 이런 흐름은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액세서리로 USB 타입C 케이블이 하나 들어가기도 했고요.




A8과는 다른 음색


전원 버튼을 길게 눌러 기기와 연결하고 음악을 틀었습니다. B&O 블루투스 제품들이 좋은 느낌을 줬던 그대로 이어셋도 여전히 뛰어난 음질을 자랑합니다. 오히려 조금 놀랐던 건 음색과 음량이었습니다. A8을 들었던 기억을 떠올려 조금 밝고 고음이 선명한 인상을 기대했거든요.




그런데 이어셋은 조금 달랐습니다. 오픈형 이어폰 중에서 이렇게 선이 굵은 저음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저음이 부드럽게 앞서 나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전용 앱을 이용하면 EQ를 설정할 수 있는데, 여기서 Bright 쪽으로 조절하면 과거 A8에서 느꼈던 음색을 일부 찾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이어셋이 흔히 말하는 ‘저음역 위주의’ 둥둥거린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다른 B&O 제품과 비슷하게 따뜻한 인상의 음색을 전달하면서 그중에서도 저음이 부드럽게 돋보인다는 소리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A8을 뚜렷한 목적과 취향으로 고르셨던 분은 이어셋의 달라진 음색이 당혹스러우셨겠으나, 저는 오히려 달라진 음색이 좀 더 편하게 다가왔습니다.




오픈형 특유의 공간감과 B&O의 해상력은 말할 것 없이 좋았고요. 무선이라는 태생적인 한계를 잠시 밀어두면 꽤 괜찮은 음악을 들을 수 있습니다.


음량, 그러니까 출력은 조금 부족한 편입니다. 오픈형이라 소리가 좀 샌다는 점을 고려해도 출력이 적다는 인상을 주는데요. 평소 에어팟을 이용해 듣는 것보다 음량을 1~3단계 정도 높여서 듣게 됩니다.




리모컨을 이용해 음량과 재생 곡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마이크가 있어서 통화도 되고요. 통화 품질은 평범합니다.


배터리 시간도 평범합니다. 제원상 5시간, 실제로는 이보다 조금 짧은 느낌이 드네요. 안전하게 4시간 정도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일상생활에서 크게 불편함은 없어요.




끊김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완전 무선 이어폰이 아닌 이상에야 끊김이 심한 블루투스 이어폰을 찾긴 어렵죠. 지연시간은 눈여겨보면 조금 체감될 정도로 블루투스 연결 상태에 불만은 없습니다.




어쨌거나 A8을 기대하셨던 분에겐 큰 낯섦으로 다가올 B&O 이어셋입니다. 전용 앱에서 지원하는 EQ로 어느 정도 비슷한 느낌을 낼 순 있겠지만, 분명히 다른 점이 있으니 A8의 향수를 느끼며 찾으실 분에게 미리 안내를 드립니다.


이어셋 자체로만 본다면 뛰어난 이어폰입니다. 귀에 맞는 착용감, 오픈형 특유의 공간감과 양감이 풍부한 음색, 뛰어난 해상력. 그리고 B&O 특유의 만듦새는 여전히 사람을 기분 좋게 합니다.


가격은 45만원입니다. 블루투스 이어폰 가격치고 너무하지 않느냐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완전 무선 이어폰인 e8과 비교하면 얼마 차이나지 않습니다. 편의성을 제하고 본다면 음질만으로는 이어셋이 한 표를 더하고 싶고요.




비싼 가격인 만큼 직구나 병행수입 제품의 유혹을 느끼실 듯한데, 사후 지원을 고려하면 공식수입원에서 들여온 정품을 선택하시는 게 좋습니다. 국내공식수입원은 이도컴퍼니T&D입니다. 정품 개런티 카드가 함께 제공되니 잊지 말고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참고 링크

B&O Earset 자세히 보기



본 포스팅은 이도컴퍼니로부터 제품 대여 및 원고료를 지급받아, 개인 주관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