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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콘 풀프레임 미러리스 Z7, Z6와 새로운 Z 마운트 시스템의 첫인상은?

레이니아 2018. 8. 30. 06:30


소니의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인 a7이 출시된 지 5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카메라 시장도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요. 전체적인 경향을 꼽아보자면 DSLR과 함께 전체 카메라 시장이 가파르게 축소되고 있다는 걸 꼽고 싶네요. 하지만 풀프레임, 그리고 미러리스 시장은 거꾸로 성장하고 있어 머지않아 카메라 시장은 미러리스 위주로 재편될 것이라는 예측이 있습니다.


지난 2017년 공식적으로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개발을 천명한 니콘이 드디어 새로운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인 Z7, Z6를 출시하고 동시에 이를 위한 카메라 마운트, NIKKOR Z 마운트 시스템을 선보였습니다.




니콘 Z 마운트 시리즈의 특징은?


티저 영상과 루머가 공개될 때부터 니콘 Z마운트는 기존 F 마운트보다 큰 직경을 갖출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예측은 사실이 됐는데요. Z 마운트는 SLR에 들어가는 F 마운트보다 더 큰 직경을 채택했습니다.


이렇게 큰 직경을 갖춘 이유는 무엇일까요? 기존 F 마운트는 오랜 역사를 갖춰 호환성이 상당하지만, 대신 뚜렷한 제한 사항이 있었습니다. Z 마운트는 완전히 마운트를 달리 가져가면서 이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는데요. 대표적으로 렌즈 설계의 유연성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일반적으로 대구경 렌즈가 더 뛰어난 사진 품질을 갖췄다고 하는데, Z 마운트는 마운트의 직경을 크게 잡음으로써 대구경 렌즈를 설계하기 쉬운 토대를 만들었죠.


단적인 예가 아직 개발 중인 Z 마운트 렌즈 NIKKOR Z 58 f/0.95 S Noct입니다. 수동렌즈라는 이야기는 있지만, 미러리스 마운트에서, 그리고 니콘 역사상 최대 개방 조리개 값인 f/0.95를 실현할 수 있던 건 이런 토대가 있었기 때문이죠. 또한 플랜지 백이 16mm에 불과해 다양한 올드 렌즈와 호환할 여지를 넓혔습니다.




그리고 FTZ 마운트를 함께 공개해 기존 F 마운트 렌즈와의 호환성을 끌어 올렸습니다. 니콘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기존 출시 렌즈 중 93개의 렌즈는 거의 네이티브 급으로 완벽 호환하며, 일부 호환하는 렌즈를 합치면 대략 360개의 렌즈를 FTZ 마운트로 활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니콘 Z7에 FTZ 어댑터와 F 마운트 NIKKOR 500mm f/5.6E PF ED VR을 장착한 모습


이는 기존 니콘 이용자를 훌륭히 끌어들이는 정책이라고 생각하는데요. 한 브랜드의 카메라를 꾸준히 쓰다 보면 자연스레 렌즈군을 갖추게 되는데, Z 마운트 시스템은 기존 렌즈를 포기하지 않아도 되며, 오히려 날개를 달아줄 수 있어 매력적입니다. 이는 카메라 산업으로 오랜 역사를 갖춘 니콘이기에 가능한 일이고요.


풀프레임 미러리스, Z7과 Z6


새롭게 등장한 Z7과 Z6는 미러리스만의 특징을 갖추고 있는데요. 동시에 Z 마운트에서 살펴본 것처럼 기존 카메라 이용자를 신경 쓴 모습을 함께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D850과 Z7


우선 미러리스인 만큼 크기가 줄었습니다. 옆에 니콘 D850이 함께 전시돼 크기를 비교해봤는데요. 제원상으로도 제원상으로 D850이 146x124x78.5mm에 915g이었다면, Z6와 Z7은 134x100.5x67.5mm에 675g으로 줄어든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제법 묵직한 느낌을 받았는데요. 소니 a7m3가 565g인 걸 보면 미러리스치고는 좀 무겁다 할지도 모르겠네요.




대신 안정적인 그립을 갖췄습니다. 대구경 렌즈를 염두에 둔 만큼 안정적인 그립과 바디 신뢰도를 갖춰야 하는데, Z7과 Z6는 손에 꽉 차는 그립과 D850과 같은 실링 처리로 신뢰성을 갖췄다고 합니다. 렌즈와 함께 들어보니 그립이 자연스럽고 단단하네요. 조금 작아진 DSLR을 쥐는 느낌이었습니다.


Z7과 Z6의 외관상 차이는 없습니다. 새롭게 개발한 촬상면 위상차 AF를 탑재한 니콘 FX 포맷 CMOS 센서화상 처리 엔진인 EXPEED 6가 탑재된 것도 같은데요. 다만, Z7에는 유효화소수 4,575만 화소 센서, Z6에는 유효화소수 2,450만 화소 센서가 들어갔다는 점이 다릅니다. 상용 감도도 조금 차이가 나는데 Z7은 ISO 64-25600, Z6는 ISO 100-51200입니다.




전자는 고해상도 모델, 후자는 고감도를 지원하는 올어라운드 모델로 설정했습니다. 두 기기를 보고 있자니 소니의 a7r 시리즈와 a7m 시리즈가 생각났습니다. 니콘도 이를 의식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정확한 가격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니콘 관계자에 따르면 Z7이 350만원대, Z6가 250만원대로 소니 제품과 비슷하게 맞췄습니다.




이미지 품질은... 이미지 파일 반출이 어려운 터라 당장 어떻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보고 판단하는 건 LCD에 뜬 이미지고, 또 제가 카메라에 충분히 익숙하지 않기에 제대로 된 평가는 조금 미뤄야 할 것 같습니다. 촬영하는 느낌만 놓고 보자면 셔터감이 나쁘진 않았어요.


조작감은... 익숙하지 않기에 역시 어떻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제가 주로 쓰는 기기가 니콘 기기가 아니거든요. 개인적으론 니콘 UI가 가끔 이해할 수 없을 때가 있는데, 그 점을 Z시리즈도 훌륭히 가져갑니다. 이를테면 i 버튼을 눌러 메뉴를 호출한 후에 반드시 버튼으로만 조작할 수 있고 조그 스틱은 쓸 수 없는 일 같은 게 말이죠. 그래도 시장에 5년 묵은 소니도 못 이룬 풀 메뉴 터치를 지원하는 점은 좋습니다.




영상도 힘을 좀 줬는데요. 최대 4K UHD 30p 촬영을 지원합니다. HDMI 10bit 출력 시 N-Log를 활용할 수 있는 특징이 있네요. 바디에 5축 손 떨림 방지 기능인 VR 기능이 있어 어떤 렌즈를 장착해도 손떨림 방지 기능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렌즈에도 VR이 있다면 더 나은 성능을 기대할 수 있겠고요.




다양한 기능을 내세웠지만, 사실 경쟁사에서 크게 앞선 건 아니라 살짝 아쉽습니다. Z 마운트의 렌즈로 좋은 결과물을 기대해봄 직하나, 결과물을 보지 않은 상황에선 역시 뜬구름 잡는 이야기겠죠.




전체적으로 경쟁사가 닦아놓은 길을 조금 쉽게 달려온 느낌입니다. 첫 바디라는 걸 생각하면 완성도가 좋은 편인데요. 여기에 니콘은 차별점으로 과거 렌즈군(F 마운트)를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한 점이 있습니다. 한편으론 기존 이용자를 놓치지 않기 위해 더 모험하지 않은 느낌도 드네요. 좀 어정쩡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니콘은 이제 풀프레임 미러리스, DSLR을 모두 제조하는 제조사가 됐습니다. 미러리스의 장점을 DSLR로 가져갈 것이냐는 물음에 가능성을 열어두고 모색하고 있다고 하는데, 크게 와 닿진 않더라고요. 왠지 급 나누기를 할지도 모르겠다는 노파심이 들었습니다.




DSLR은 점차 쇠락하고 있고, 언젠가는 미러리스로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캐논도 머잖아 이와 같은 길을 걷겠죠. 하지만 니콘은 지금 당장 SLR을 과감히 버릴 수 없습니다. 자산이 남아있고, 아직 놓쳐선 안 될 코어 유저들이 있죠.


지금은 미러리스와 SLR의 급을 나눠 코어 유저를 달래더라도, 언젠가는 이 코어 유저를 미러리스로 자연스레 안착하도록 하는 게 숙제라 봅니다. 그 첫걸음으로 등장한 Z 시리즈의 첫인상을 일단 합격점을 주고자 합니다. 브랜드에 관한 이야기는 기회가 닿는다면 다시 좀 더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은 9월에 등장할 무시무시한 가격의 Z 시리즈와 그 렌즈를 기다려보도록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