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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후 되뇌는 GX85의 후기 - 1. 우리가 만나게 된 이유

레이니아 2019. 1. 29. 06:30

카메라 센서에 따른 선택 문제는 디지털 방식의 카메라가 등장한 이후 지금까지 쉬지 않는 소재입니다. 현재 시장에선 1인치-마이크로포서드-크롭(APS-C)-풀프레임. 여기에 더하자면 중형까지를 보태 이 사이에서 고민하시는 분이 많으실 겁니다. 센서가 깡패라는 이야기에서부터 센서 무용론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오가는 주제기도 하죠.

 

저는 오늘 오랫동안 아껴 썼던 카메라. 파나소닉 GX85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과거형이란 소리는 결국 판매했다는 이야기인데요. 오랜 시간 저와 함께 했던 카메라인데 변변찮은 개봉기조차 제대로 쓰지 못했던 것 같아 가볍게 글을 정리해봤습니다. 어쩌면 방금 말씀드린 소재에 관한 첨언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제가 사서 오래 아껴준 카메라, 파나소닉 GX85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GX85를 산 이유

카메라가 업무와 관계되다 보니 어떻게 하면 사진을 잘 찍을 수 있을지, 그리고 놓치지 않고 찍을 수 있을지 고민하곤 합니다. 그러다 보면 진자가 오가듯 휴대성과 이미지 품질 사이를 오가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럴 때 저는 묘한 행동력이 있어서 실행에 옮기며 고민하곤 하죠.

 

GX85를 쓰기 전엔 a7m2를 쓰고 있었습니다. 풀프레임 카메라를 선택한 것도 지난 카메라인 올림푸스 E-M5가 화질과 편집이 만족스럽지 않았던 덕분인데요. 이제 휴대성이 고개를 든 거죠. 그래서 휴대성이 괜찮은 카메라를 찾다가 파나소닉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과거 쓰던 올림푸스 E-M5

GX85는 상대적으로 휴대성이 뛰어난 편입니다. 게다가 제가 올림푸스 E-M5를 넘기면서 렌즈가 일부 남았는데, 이 렌즈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습니다. 마이크로 포서드 마운트를 공유하니까요. 그리고 터치 디스플레이 같은 촬영 편의성도 좋다는 이야기를 접했고, 가격도 저렴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영상. 많은 카메라가 영상 촬영이 최대 29분59초에서 끝납니다. 30분을 넘기면 카메라가 아니라 캠코더로 분류해 문제가 생긴다고 알고 있는데요. GX85는 무제한 촬영을 지원하고요(발열이 허락한다면). 그리고 4K 촬영을 지원합니다. 카메라를 처음 사려고 할 때, 영상 플랫폼을 열심히 고민하던 때라 제게는 메리트가 됐습니다.

 

마지막으로 가격도 훌륭합니다. 글을 쓰는 시점에서 가격은 중고 매물이 있다는 전제하에 더 좋아졌을 텐데요. 제가 샀을 때(2016년) 바디 신품이 50만원 초반으로 가격마저 좋았습니다. 번들렌즈야 필요없었고요. 제겐 이미 걸출한 표준 줌렌즈인 M.ZUIKO ED 12-40mm F2.8 PRO(1240프로)가 있었거든요.

 

 

GX85의 첫인상

파나소닉 바디는 GX85로 처음 접했는데요. 실버 색상위 GX85는 클래식한 느낌이 있어서 매력적이었습니다. 블랙과 실버, 두 종류의 색상이 있는데, 결국 무던한 블랙을 보게 되면서도 클래식한 느낌 때문에 실버를 버리지 못하네요. X70 때도 X100 때도 그랬고요. 그래서 고민 끝에 실버 색상을 선택했습니다. 나중엔 빨간색 스트랩도 달아줬어요.

 

휴대성은 뛰어난 편이었습니다. A7m2때도 그랬지만, 결국 카메라의 휴대성은 렌즈에 따라 차이가 나는데요. 그래도 마이크로 포서드 바디의 장점이 경박단소인 만큼, 휴대성은 좋은 편이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사진/영상 촬영하려면 올림푸스 렌즈를, 스냅 촬영은 파나소닉 Lumix G 20mm F1.7 ASPH(이른바 20.7)으로 하면 됐습니다.


렌즈에 따라 외투 주머니에도 들어갈 정도로 작은 게 만족스러웠습니다. 예전에 X70 정도의 부담감이었는데요. 렌즈 확장성이 좋아 범용성도 갖출 수 있었습니다. 무게는 크기를 생각하면 묵직한 편이었어요. 휴대성 덕분에 여성이 쓰기에도 부담없는 카메라, 밖에서도 크게 주목받지 않는 카메라가 될 수 있었습니다.

 

 

GX85의 편의성

파나소닉 UI는 이번에 처음 접했는데요. 생각보다 느낌이 좋았습니다. 이건 제가 늘 애먹는 소니 UI와 함께해서 그렇게 느끼는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GX85는 풀 터치 인터페이스를 지원합니다. 그리고 이 터치가 매끄럽습니다. 촬영하면서 터치를 많이 쓰게 됐어요. 조그 스틱은 없지만, 이걸 터치로 대신할 수 있을 정도였어요.

 

EVF가 있는 것도 매력적이었습니다. 뷰파인더로 찍지 않으면 안된다... 수준은 아니지만, 뷰파인더가 필요한 순간이 있습니다. 주변이 너무 밝아서 라이브 뷰가 쉽지 않을 때, 혹은 너무 어두워서 디스플레이에서 나오는 빛이 다른 촬영자를 방해하는 순간 같은 때요. 그럴 때 EVF를 편하게 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다만 붙박이라 상대적으로 구도가 제한되는 문제는 있었네요.

 

전용 앱을 통해서 파일을 전송하거나 리모컨, 그리고 모니터로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은 잘 활용했습니다. 이 기능을 쓰면 스마트폰이 봉인된다는 게 좀 아쉽긴 하지만, 전용 액세서리를 써야 할 걸 스마트폰 하나로 대체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편의성이 좋다는 데도 이견이 없네요. 좋습니다.


글을 쓰다 보니 한도 끝도 없이 길어지기에, 이쯤에서 정리하고 사진과 영상 이야기는 곧이어 다음 이야기에서 계속 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