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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오픈 파트너' 사태를 보고서(2) : 무엇이 그들을 서럽게 했는가?

레이니아 2019. 7. 9. 07:00

지난 글에서는 열린책들의 오픈 파트너가 어떻게 구성되고, 어떻게 쇠락의 길을 걷게 됐는지를 간단히 정리해봤습니다. 결국 열린책들은 북잼에서 개발한 앱으로는 좋은 사용자 경험을 줄 수 없다고 판단해, 이 앱의 유지보수를 끝내고 기존 파트너들을 구제할 방법을 찾기 시작했는데요.

이 과정이 살짝 매끄럽지만은 않았던 것 같아요. 저 역시 오픈 파트너로 흘러가는 진행 내역을 보았습니다만,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았기에 어느 정도 온도 차가 있을 수는 있습니다.

열린책들 세계문학 e전집 커뮤니티의 모습

오픈 파트너를 위한 의견 수렴

오픈 파트너의 상황을 타개하고자 열린책들에서는 오픈 파트너를 대상으로 메일 공지를 합니다. 페이스북 그룹 내, 오픈 파트너를 위한 별도의 그룹을 신설했으며, 여기서 의견을 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저는 살짝 뜻밖이었던 게, 페이스북 그룹의 타임라인이 자체 알고리즘으로 재편되는데, 이게 시간별로 보기엔 썩 좋지 않거든요.

실제로 뒤늦게 가입 후 이리저리 의견을 보다 보면 글이 올라오는 시점별로 의견이 쏠리거나 어떤 글에선 광란의 댓글 파티가 벌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짚겠지만, 열린책들은 가만히 있고 오픈 파트너끼리 서로 격렬하게 논쟁하는 모습은 좀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후 오픈 파트너 중 신청자를 받아 일부는 열린책들 직원들과 함께 간담회를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후기와 결정 내용들이 공지가 된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그룹 내에서 쓸려 다니는 내용 탓에 이를 제대로 파악할 순 없었네요.

교보문고 e북앱, 그리고 리디북스

열린책들이 선보인 구제방안

우선 기존 앱의 유지보수는 공식적으로 지원하지 않고, 2020년 연말께는 모든 이관작업을 마치고 앱을 내리는 것으로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기존 앱을 통해서 오픈 파트너와 일반 고객을 분리해 이관 작업을 진행하기로 정했습니다. 두 가지 플랫폼을 선정했으며, 교보문고 sam리디북스가 대상으로 선정됐습니다.

조건에 따라서 구제방안은 조금씩 다른데요. 오픈 파트너와 오픈 리더스는 두 플랫폼 중 하나를 선택해 이관할 수 있고, 단권 구매자는 선택지 없이 리디북스 쿠폰으로 해당 도서를 지급합니다. 그런데 이 두 플랫폼도 조금씩 지원 여부에 차이가 있었습니다.

1) 교보문고 sam

교보문고 sam 서비스는 일정 금액을 내고 제한 혹은 무제한으로 책을 읽을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여기엔 현재 열린책들 세계문학 182권이 서비스 중이고, 역자 계약과 기술적 문제로 <악령>과 <닥터 지바고> 2종 총 5권을 제외한 15권은 업데이트 예정이라고 합니다.

추가 비용은 없으며 교보문고sam 서비스가 운영되는 동안 서비스와 무관하게 무제한으로 세계문학전집을 읽을 수 있습니다. 신간이 추가되면 이 역시 차곡차곡 저장돼 오픈 파트너에서 소개한 내용을 그래도 가장 유사하게 따라가는 방식입니다.

2) 리디북스

리디북스야 말할 것도 없죠. 현재 국내 전자책 시장에서 1, 2위를 다투는 업체인데요. 그래서인지 이 리디북스로 이관을 원한다는 요청이 상당했다고 합니다. 리디북스 서비스에선 책을 구매해서 읽고, 리디 셀렉트에서는 구독형으로 공개된 책을 골라서 읽을 수 있습니다.

모든 책을 포함해 202권을 쿠폰 형태로 영구 지급할 예정이지만, 대신 리디북스로 이관하면 이후의 업데이트는 없습니다. 오픈 파트너의 혜택은 여기까지입니다. 이미 책을 중복 구매한 사람에게는 최대 70%까지 보상해준다는 계획도 더했구요.

이용자들의 반응

당연하지만, 이용자들의 반응은 나빴습니다. 많은 사람이 원하는 리디북스 플랫폼이 선택된 건 좋지만, 더이상 업데이트를 계속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였는데요. 어떤 플랫폼을 선택하더라도 애초에 내건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점. 그리고 이 과정이 투명하게 진행되기보다는 업체끼리의 물밑 협상으로 진행된 점이 험악한 분위기에 불을 붙였습니다.

열린책들의 사과문 일부 발췌

또다시 열린책들은 빠진, 지리멸렬한 이용자끼리의 싸움이 시작되고, 나중에 열린책들은 사과문과 함께 '하지만 번복할 순 없다'는 입장을 표명합니다. 그 과정에서 단체 소송 이야기도 오가고 있고요. 어쨌든 지난 6월 20일부터 앱을 통한 이관신청을 진행 중이고, 이제 오픈 파트너스는 선택을 해야 합니다.

저는 아직 구체적으로 이관신청을 하진 않았습니다만, 조만간 교보문고 sam으로 이관을 하고자 합니다. 이제 마지막, 제 반응을 좀 정리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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