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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민 비보 무브 HR 1년 사용기: 스마트 워치의 역할이란

레이니아 2020. 6. 1. 07:30

1년을 써본 가민(Garmin)의 비보무브 HR 후기입니다. 지난 글에서는 1년을 쓴 후에 스마트 워치가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외형 중심으로 살펴봤다면, 이번에는 스마트 워치와 함께 1년을 보내면서 제 생활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중심으로 정리해봤습니다.

스마트 워치는 왜 쓰는 걸까?

스마트 워치는 왜 쓰는 걸까요. 사람마다 용도가 다르겠지만, 저는 알림을 놓치지 않고, 건강한 루틴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가민 비보 무브 HR은 썩 괜찮은 동반자였는데요. 내부 알고리즘에 맞춰 체계적으로 데이터를 관리하고, 목표량을 꾸준히 늘리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데이터가 쌓이는 기준은 조금 관대한 편이었다고 생각해요. 에스컬레이터를 올라가다가 가끔 오늘 오를 계단을 다 올랐다는 문구를 볼 수 있었거든요.

인터페이스의 불편함은 가장 큰 아쉬움이었습니다. 정보량 자체는 감수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싶었는데요. 인터페이스가 빠릿빠릿하지 못한 점. 더블 터치를 통한 히든 디스플레이 표시의 성공율이 높지 않은 점은 아쉬웠어요. 다행히 나중엔 손을 들어올리면 디스플레이가 표시되도록 개선된 것 같습니다.

그 덕분에 운동 모드를 켜가면서까지 운동을 한 적은 거의 없던 거 같아요. 하다가 답답해서요. 정보량의 부족은 감수하고 선택했지만, 인터페이스의 불편함과 나쁜 조작감은 가끔 인내심에 회의감이 드는 부분이었습니다.

|생활을 빼곡히 정리하는 가민 커넥트 앱

더 나은 삶을 위해

더 나은 삶을 위해. 다른 도구도 마찬가지지만, 스마트 워치만큼 이 목적을 위한 기기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손목의 알람으로 사용자를 조금 더 나은 상태로 이끄는 게 스마트 워치의 목표입니다.

|찌릿, 하고 손목을 울리는 느낌에서 번거로움을 느낀다면 스마트 워치 이용은 재고해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 알림 자체에 스트레스를 느낀다면 스마트 워치는 만족스러운 도구가 될 수 없습니다. 알림이 울릴 때, 번거롭더라도 잠깐 환기하고 스마트 워치가 권하는 대로 움직였을 때 더 나은 삶을 바라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스스로 스마트 워치를 소극적으로 쓴다고 생각하지만, 한편으론 전체 사용자 중에서는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스마트 워치의 알림에 기꺼이 몸을 일으키려는 태도 자체가 생각보다 드물다는 걸 알고 있거든요.

|목표를 달성하면 더 나은 목표를 제시해 끊임없이 동기부여를 합니다.

가민은 스마트워치로서 착용자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세심히 알림을 보낸다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앞서 말씀드린 조금씩 목표를 향상시켜 착용자가 더 움직일 수 있도록 유도하는 모습 등에서도 이를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생활과 스마트워치 사이의 균형을 찾으며,

가민 제품이 뛰어나다 나쁘다 이야기를 하기 전에, 모든 스마트워치는 생활과의 적절한 타협점을 찾게 됩니다. 생활의 관성을 스마트워치는 좀 더 건강하게 바꿀 수 있도록 넛지(Nudge)하고요.

사용자는 처음에 이를 번거롭게 느끼게 됩니다. 이는 정답이 없는 문제고, 그 사이의 타협점을 얼마나 빨리 찾아내느냐가 스마트워치의 사용성을 가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제 생각에 가민 스마트워치는 비교적 완성도가 높은 쪽에 속합니다. 적절한 동기부여로 생활을 좀 더 건강하게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하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는 가민의 시작이 사이클링 컴퓨터라서 더 그렇게 느끼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1년이 지나 애플워치 신제품을 쓰게 되면서 가민 비보무브 HR의 사용을 중단했습니다. 신제품에 대한 욕심, 그리고 정보량이 좀 더 필요해 바꾸게 됐는데요.

가민 비보무브 HR이 제게 나쁜 경험을 줘서 바꾼 게 아니라 지금도 무척 긍정적인 느낌으로 남아있습니다.

 

현재는 이를 일부 개선한 제품이 시장에 나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운동을 활발히 하신다면, 가민 제품의 사용을 넌지시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이정도로 가민 비보무브 HR의 모든 리뷰를 정리할 수 있겠네요. 기회가 닿는다면 좀 더 고가라인을 제대로 한번 써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