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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방면의 깊은 관심과 얕은 이해도를 갖춘 보편적 비주류이자 진화하는 영원한 주변인.

뮤지컬, '카르멘' - 자유로운 바람은 어디로 갔나?

  • 2014.01.12 07:00
  • Culture/연극(Drama)
글 작성자: 레이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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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을 보는 제 주관적인 해석과 연극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카르멘
바다, 차지연, 류정한, 신성록, 임혜영, 이정화, 최수형, 에녹 출연, 2013.

  바삐 올리는 뮤지컬 이야기입니다. 오늘은 LG아트센터에서 상연 중인 뮤지컬 <카르멘>에 관한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LG아트센터는 이전에 뮤지컬 <스칼렛핌퍼넬>을 관람하고 온 곳인데요. 스칼렛핌퍼넬을 보면서 LG아트센터의 시설에 큰 감동을 하고 온 터라 이번에 다시 방문하면서도 무척 기대하면서 갔습니다.

  다른 때와 달리 A석, 그것도 3층에서 관람을 했는데요. 여기에 관한 이야기는 아래에 다시 적어보도록 할게요.

  그리고 저는 이전에 이미 '카르멘'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연극으로 <카르멘>을 보았고, 관심이 이어져서 책으로 된 프로스페르 메리메의 책 <카르멘>까지 재미있게 읽었어요. 그러면서 카르멘이라는 캐릭터에 푹 매료되었는데요. 그래서 이번 뮤지컬 <카르멘>을 보러 가는 길도 무척 기대에 차서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이에 대한 감상과 내용에 대해선 적어보겠습니다.



LG아트센터

  다른 글을 통해서 LG아트센터 칭찬을 이미 한 바 있지만, 지금까지 다양한 곳에서 뮤지컬을 봤지만, 가장 시설이 마음에 드는 곳을 고르라면 망설임 없이 이곳을 고를 것 같습니다.

  지난번에는 1층 앞줄, 이번에는 3층 앞줄에서 뮤지컬을 관람하였는데요. 3층에서 보면서 답답하거나 잘 보이지 않거나 하지 않아서 무척 의외였고, 또 좋았습니다. 어디에서 보더라도 기본 이상은 하는 곳인 것 같아요. 물론 보이는 무대도 중요하지만, 한편으로는 음향시설도 중요한 부분인데요. 음향 역시 무척 괜찮았습니다. 소리가 너무 울리거나 하지 않고 고르게 전달되었어요.

  <카르멘>의 가격이 상당히 비싼 편이긴 하지만, 가장 저렴한 A석에 앉더라도 뮤지컬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것. 이는 당연한 이야기지만, LG아트센터의 장점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일전에 뮤지컬과 연극을 선택하는 기준으로 공연장을 꼽으신 분도 계셨는데, 점차 이를 이해하게 되네요.

(뮤지컬 카르멘)


배우와 인물

  저는 바다(최성희)-신성록-임혜영-에녹 팀으로 관람했습니다. 카르멘 역은 바다든 차지연이든 둘 다 유명해서 어느 쪽이든 상관없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두 배우의 보컬을 썩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인 느낌은 자유분방한 카르멘의 느낌에 바다님이 잘 어울렸다고 생각합니다. 연기도 나쁘지 않았고 크게 흠잡을 곳은 없었습니다.

  특히 커튼콜을 할 때 직접 나서서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보니 '이런 커튼콜을 보고 나면 정말 뮤지컬을 알차게 보고 왔다는 생각이 들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화끈한 쇼맨십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히려 <카르멘>에서 눈에 띄는 배역은 남성 배우였습니다. 호세 역으로 나온 신성록님은 요새 유행하는 드라마에서 악역으로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그래서 공감이 안 간다는 분도 봤습니다만, 그런 이미지를 떠나서 참 번듯한 청년 호세를 잘 표현한 것 같습니다. 넘버와 약간 음역대가 안 맞는 것 같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만, 그건 제 오지랖이겠지요.

(이날 캐스팅)


  그리고 가르시아 역의 에녹님은 처음 보았지만, 무척 인상 깊게 보았습니다. <카르멘>에서 가르시아는 생각보다 비중이 크진 않았지만, 강렬한 분위기와 폭발적인 노래로 비중을 착실하게 가져왔다는 생각입니다. <카르멘>에서 가장 인상 깊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새롭게 탈바꿈한 카르멘

  극 외적인 이야기는 이만하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이제 극 내적인 이야기를 해봐야 하는데요. 뮤지컬 <카르멘>은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카르멘의 이야기를 비틀었습니다. 따라서 원작과는 다른 길을 걸어가게 되는데요. 가장 많이 바뀐 부분이 있다면 카르멘이 지고지순한 사랑을 믿는 인물로 변모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이는 짐작할 수 있다시피 무척 큰 변화입니다. 중심인물의 특성이 바뀌었다는 점인데요. 그러면서 <카르멘>은 기존 원작의 결말을 따르지 않습니다. 여기서 호불호가 나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 경우엔 바뀐 변화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번듯한 이미지의 신성록)


  그다지 완성도 높지 않은 원작 <카르멘>이 지금까지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카르멘'이라는 캐릭터가 강렬한 생명력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카르멘'이 생명력을 갖는 이유는 가질 수 없는 바람 같은 존재, 진정한 자유를 추구하는 존재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원작에서 호세는 끝내 카르멘을 손에 넣을 수 없었던 것이고 호세라는 인물의 운명이 파멸을 향해 갈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뮤지컬 <카르멘>에서는 다릅니다. 자유로운 카르멘의 매력을 드러내기보다는 순수한 사랑을 강조하다 보니 카르멘의 성격이 옅어지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카르멘>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말이죠. 말 그대로 주제를 위해서 쓸데없는 재단을 해버린 모양새가 되고 말았어요. 카르멘은 카르멘대로, 호세는 호세대로 캐릭터가 갖는 매력이 떨어져 뮤지컬은 어영부영한 뮤지컬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배우들이 나와서 연기도 잘하고 노래도 잘했는데 뭔가 심심한 뮤지컬이 돼버리고 만 것이죠.

(LG아트센터부터 볼거리는 많았습니다.)


풍부한 볼거리

  대신에 뮤지컬 <카르멘>은 서커스단의 이야기를 집어넣어 볼거리를 많이 만들어냅니다. 다양한 마술이나 춤, 묘기들은 배우들이 직접 보여주는데요. (그래서 실제 마술사와 묘기를 할 줄 아는 사람을 섭외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묘기들이 눈요기는 충분히 시켜주었습니다.

  주제와 큰 관련 없는 단순히 유흥과 재미를 위한 부분이지만, 그 목적은 충실히 지켰다고 생각합니다. <카르멘>의 부족한 구조적 완성도를 메꿀 수는 없지만, 적어도 뮤지컬이 가지고 있는 재미는 충분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정리하자면 <카르멘>의 핵심인물인 '카르멘'에 대한 변용이 극의 완성도와 '카르멘'의 매력을 떨어뜨렸습니다. 대신에 극의 볼거리와 부가적인 요소를 살려 그 단점을 가렸습니다. 그러나 극 구성의 완성도와 볼거리가 많은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는 지향하는 바가 달라 두 요소가 '상쇄'되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따라서 원작 <카르멘>을 좋아하거나, '카르멘'이라는 인물에 대한 매력을 알고 뮤지컬을 본다면 실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유흥을 위함이라면 뮤지컬 <카르멘>은 그 목적을 훌륭히 달성할 것입니다. 남미의 흥겨운 분위기를 보여주면서 말이죠.


· 관련 포스트 및 링크
- 뮤지컬, '그리스' - 셀룰리언 블루
- 뮤지컬, '위키드' - 다시 한 번 초록 마녀의 세계로.
- 뮤지컬, '스칼렛 핌퍼넬' - 복면 영웅의 원조, 별봄맞이꽃.
- 책, <카르멘> - 잡을 수 없는, 바람 같은
- 연극, <책 읽어주는 죠바니의 카르멘> - 오감이 즐거운 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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