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로 산화한 전주여행 (5) - 경기전에서 느끼는 고즈넉함


  계속되는 전주여행 포스트입니다. 여행기 최초로 맛집이 위주가 아닌 관광이 주 목적인 포스트가 되겠습니다. 조금은 고즈넉함을 느낄 수 있었던 경기전입니다.


  레이니아입니다. 길고 긴 당일치기 여행 포스트입니다. 그렇죠? 저도 울궈먹고 싶어서 울궈먹고 있는 게 아닙니…(…) 전주여행 포스트를 시작으로 미뤄놨던 여행 포스트를 쓰고 싶어서 천천히 스타일도 익히고 글 쓰는 요령도 기르는 중이므로, 오늘의 울궈먹음은 내일의 재미있는 포스팅으로 돌아오리라 믿습니다…

  각설하고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베테랑 칼국수를 나와서 경기전으로 향하는 일정입니다.



경기전과 전동성당


  예전에는 경기전에 무료로 입장했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입장료를 받더라고요. 비싼 금액이 아니므로 선뜻 결제하고 경기전으로 향했습니다. 이왕이면 기념으로 삼을만한 종이 티켓을 주길 바라고 있었는데 영수증 같은 열화지를 주더라고요…

  아쉬움은 뒤로 하고 경기전으로 향했습니다. 경기전에는 태조 이성계의 초상화. 그러니까 ‘어진(御眞)’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들어가서 볼 수 있었고 플래시를 이용하지 않는다면 촬영도 할 수 있었는데요. 현재는 공사 중이라 별도의 어진 박물관에 가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오늘은 월요일이잖아요? 그래서 못 보고 왔습니다… ㅠ_ㅠ

(비가 오는 경기전)

  계속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 속에서 질퍽거리는 바닥을 축축한 운동화로 걷고 있자니 기분이 점점 침울해져가는 걸 느꼈습니다. 하지만 비에 젖은 한옥은 또 색다른 맛이 있었어요.

(겨울에도 비슷한 구도로 찍었지만, 한옥과 성당이 함께 있는 구도는 신비롭습니다.)

  그래도 한옥마을에서 가장 고즈넉함을 느낄 수 있었던 곳이 경기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천천히 산책도 하고 담소도 나눌 수 있어서 좋았어요. 축축한 운동화만 아니었으면 훨씬 괜찮지 않을까 싶기도 했어요.


  그렇게 구석구석 한옥을 구경하고 전동성당으로 향했습니다. 돌아보는 김에 같이 둘러보려고 마음 먹었지요.


  전동성당은 이미 사람으로 인산인해를 이루었습니다. 이번 전주여행에서 가장 많이 본 아이템은 ‘셀카봉’이었는데요.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셀카봉으로 사진을 열심히 찍어서 옆에 있던 저는 좀 민망했습니다.


  전동성당에서 뒤쪽을 바라보니 구름이 산 밑으로 흐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전동성당은 밤에 볼 때 또 독특한 느낌이 든다고 생각하는데요. 나중에 집으로 가기 위해 전주역으로 이동하기 전에 전동성당에 또 잠시 들려서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예전에 찍은 사진과 비교하면 역시 별 차이가 없네요. 제 사진은 몇 년째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습니다…T_T

  전에 방문했을 때는 실내에 들어가보지도 못했었는데, 이번에는 역시 들어가보지도 못했습니다만, 내부를 사진찍을 수 있도록 열어놔서 살짝 사진도 한 장 찍을 수 있었습니다.


  내부도 참 예뻐보이더군요. 글을 쓰는 지금 교황 방한과 관련된 소식을 들으면서, 천주교에 대해 호감이 무럭무럭 상승하고 있는데요. 이런 상태에서 봐서 그런지 전동성당이 더 예쁘게 보이나 봅니다.

길거리야와 차 한 잔

  간헐적으로 오는 비도 좀 피할 겸 잠시 숨을 돌리러 카페에 들렸습니다. 아, 카페에 들리기 전에 ‘길거리야’라는 가게에서 바게뜨 샌드위치를 사왔는데요. 전 처음 보는 가게인데, 어느덧 전주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얼떨결에 장사진에 끼어서 저희도 사보았습니다.

  당장은 배가 크게 고프지 않아서 포장만 해두었는데요. 줄에 끼어서 안에 들어갔더니 흡사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일정 시간별로 만들어서 한꺼번에 팔고 그러는데요. 결국, 서울에 와서 먹어보았지만, 이걸 이렇게 힘들게 사 먹을 이유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입맛엔 그다지 맞지 않더라고요. 나이가 들었나…(…)

  어찌나 정신이 없던지 사진조차 제대로 찍지 못하고 나왔습니다. 그래서 근처에 있는 카페인 빈스인가배몽에 들어갔어요. Mr.Coffee 아닙니다.

(빈스앤가배몽)

  빈스인가배몽에서 한숨을 돌리며 지친 다리도 좀 쉬어주었습니다. 더치커피와 아메리카노도 주문했는데, 더치커피가 참 맛있었어요. 사진으로만 봐서는 많이 돌아다닌 것 같지 않지만, 은근히 많이 걸어 다녀서 좀 지치기도 했거든요. 카페 한쪽에는 만두, 꼬치, 길거리야 내부에서 먹지 말라는 안내가 붙어있습니다.

  길거리야 바게뜨 샌드위치는 햄버거 같은 음식이라 포장을 열면 냄새가 심하게 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주변에서도 길거리야 가게 내부에서 절대 먹지 말라는 안내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미움받고 있군요.


  젖은 양말도 갈아신고 다리도 충분히 쉬어준 후에 마지막 하이라이트인 저녁을 먹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사진만 봐서는 뭐 쉬지도 않고 먹느냐고 하실 수도 있습니다만, 첫째로 쉬지도 않고 먹은 것 맞고요. 두 번째로 저리 보여도 은근히 시간차가 존재한답니다. 해도 뉘엿뉘엿 지고 마지막을 불태우기 위해 찾은 곳은 어디일까요? 다음 포스트에서 당일치기 포스트가 완벽하게 끝납니다.

  그럼, 지금까지 레이니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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