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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 몸을 관통하는 카타르시스

  • 2011.08.22 08:27
  • Culture/연극(Drama)
글 작성자: 레이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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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을 보는 제 주관적인 해석과 연극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킬 앤 하이드
데이비드 스완 연출, 2011




  여지껏 연극을 관람한 횟수에 비해 뮤지컬 관람의 횟수는 무척 적은 편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TV에 마케팅을 할 정도의 공연은 가격적인 면에서 부담이 상당했고, 그리고 일반 소극장 공연을 보자니 검증되지 않은 공연이 많아서 선뜻 손이 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가격적인 부담을 이겨내고 본 <지킬 앤 하이드>. 뮤지컬 전용극장이라는 인터리어에 힘이 들어간 극장을 들어가면서 과연 뮤지컬의 내용이 가격적인 부담을 이겨내고 볼만큼 매력적일 수 있을지 반신반의한 것도 사실이다. 나름 많은 상념 끝에 보게 된 뮤지컬. 단도직입적으로 결론만 말하자면 ‘무척 훌륭한 공연’이었다.


  <지킬 앤 하이드>의 출연진을 비교해본다면 여타 다른 뮤지컬에 비해서 출연진 수가 압도적이었다. 출연진의 수가 많다는 것은 더 많은 인원이 노래를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합창을 할때, 더 많은 인원이 합창을 한다는 것은 (이들이 잘 연습된 상태라는 전제하에) 매우 뛰어난 이점이다. 둘이 부르는 것 보다는 넷이, 넷이 부르는 것 보다는 여덟이 부르는 합창이 더 듣기 좋으리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더불어, 합창의 경우 단순히 인원이 2배가 되었다고 해서 2배가 좋아지는 것이 아니다. 사람 사이의 연계작용으로 우리가 흔히 시너지 효과를 낸다고 하듯, 더욱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많은 출연진(더불어 검증된 실력을 갖추고 있는)이 등장한 <지킬 앤 하이드>의 합창은 기대 이상으로 훌륭했다.

  공연 외적 환경도 양호했다. 객석이 무척 크고 높아서 음성이 또렷하게 전달될 수 있을까 궁금했었는데, 뒷자리에 앉았음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상태의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음향학적인 지식도 없고 노래에 대해서 자세히 적을 수 있는 지식도 없지만, 노래의 하이라이트 부분은 노래가 몸을 관통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깊게 파고드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라는 작품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작품으로 그의 유명한 작품이 <보물섬>이라고 하면 의외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렇게 느껴질 정도로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는 <보물섬>에 비해서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다. ‘선과 악’이라는 테마는 비단 뮤지컬 뿐만이 아니더라도 어디에든 등장하는 매력적인 주제다.

  더불어 그 선과 악의 극단이 한 몸에 들어가 대립하는 모습은 매우 흥미로운 것임에 틀림없다. <지킬 앤 하이드>는 이러한 작품의 매력을 훌륭히 뮤지컬로 승화시켰다. 조명과 머리스타일을 이용한 1인 2역의 연기는 무척 흥미로운 장면이었다. 상반된 연기를 해야하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배우의 연기는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포토존에서 찍은 사진)


  작품 내에서도 주제를 압축적으로 드러내는 장면인 이 장면은 커튼콜이 끝나는 그 시점까지도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 외에도 인상깊은 장면은 많았다. 전체적인 공연에 관심이 많지 세부적인 노래에는 큰 신경을 쓰지 못했는데, <지킬 앤 하이드>에 수록된 노래도 인기가 많은 것 같았다. 나 역시 개중에 인상 깊은 노래가 몇 곡 있었다.


  원작에서 각색을 했기 때문에 원작과 다른 부분이 눈에 띄었다. 개인적으로 지킬 박사가 젊게 등장하는 것은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원작에는 조금 나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연기하는 배우가 젊어진 탓인지 무척 전도유망한 젊은이로 등장하여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줘서 뮤지컬의 분위기가 동적으로 바뀐 것 같아 보기 좋았다.

  조금 아쉬운 부분을 꼽자면 결말부분인데, 원작처럼 자살하는 결말이 조금 더 극적이지 않을까 싶다. 결혼식이라는 분위기가 극적으로 보일 수는 있을지 모르나, 절정부분을 지나 긴장의 고삐를 끝까지 몰고가지 못하고 중간에 고삐를 놔버렸다가 뒤늦게 고삐를 잡아채는 느낌이 들어서 조금은 아쉬웠다. 이 부분은 원작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아쉬운 점은 있었지만 공을 들인 만큼 확실히 그 완성도가 뛰어난 뮤지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연들의 노래솜씨도 훌륭했으며, 이미 녹음된 노래를 듣는 것과 다르게 현장성이 부여되어 노래의 카타르시스가 훨씬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는 처음에 언급한 바 있는 많은 출연진의 시너지 효과로 극대화되었다.

  노래 한곡한곡이 뛰어나고 배우의 연기가 매력적이었으며 극의 구성도 흠잡을 곳이 없어서 ‘이런 이유로 다른 배우가 연기하는 <지킬 앤 하이드>를 다시 관람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구나.’ 싶었다. 그만큼 극의 완성도는 더할나위 없이 좋았다.


  무척 의미깊은 기회임은 분명하나 실제로 다시 관람할 기회는 많지 않을 것 같다. 뛰어난 완성도의 공연이었고 투자한 금액이 아깝지 않을정도라고 감히 말할 수 있으나 그래도 한 번 관람하는데 10만원에 가까운 거금을 투자하기엔 조금 어려울 것 같다. 나 같이 그냥 일반인에게는 두번세번씩 관람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일 것이다.

  가격이 조금만 저렴했어도 이러한 뮤지컬을 자주 보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이 것이 가능하지 못하니 저렴한 소극장 뮤지컬을 찾아보거나 특별한 날에나 한 번씩 관람할 수 있을 듯 하다. 가격이라는 현실적인 측면에선 안타깝지만, 극의 완성도는 뛰어났다. 볼 기회가 있으면 한 번 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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