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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방면의 깊은 관심과 얕은 이해도를 갖춘 보편적 비주류이자 진화하는 영원한 주변인.

연극, <룸넘버 13> - 전형적인 레이쿠니의 연극

  • 2011.12.23 07:00
  • Culture/연극(Drama)
글 작성자: 레이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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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을 보는 제 주관적인 해석과 연극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룸넘버 13
레이 쿠니 원작, 김애자 연출, 2011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레이쿠니의 연극 <룸넘버 13>에 대한 리뷰입니다. <대디>를 보고 며칠 안되어서 <룸넘버 13>을 볼 기회가 생겨서 또 보러갔습니다. 지난 2주일동안 연극을 한 4편가까이 본 것 같아요^^; 연말이라고 문화생활비에 씀씀이가 너무 헤퍼지는 것은 아닌가 좀 걱정이 되긴 했지만, 아무튼 보러 갔습니다!

(<룸넘버 13> 공연장 앞에서)


  <대디>를 상연하는 극장 아시조와 조금 떨어저있는 '가자'라는 극장에서 <룸넘버 13>이 상연되고 있었습니다. 장기 공연중이기도 하고 재미있다는 소문이 나서 그런지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더라구요. 어제 포스팅을 했던 <대디>와 비슷한 극장 규모가 아닐까 싶어서 조금 서둘러서 표를 교환했습니다. 다행히 제일 앞 줄에 앉을 수 있었지요.


  그럼 역시 바로 연극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레이쿠니 연극의 유사성
  지난 <대디> 리뷰(링크)에서 언급한 바 있듯이, <룸넘버 13>역시 레이 쿠니의 연극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유사성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다. 그래서 레이쿠니의 연극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대디>와 더불어 <룸넘버 13> 역시 좋아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두다 좋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 바 있는데, 그럼 과연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유사성이란 무엇일까? 그 부분을 잠깐 정리해 보았다.


1. 부정적인 행동을 거짓말로써 수습하는 과정을 취한다.

  <룸넘버 13>에서는 여당 국회의원과 야당 총재의 비서가 불륜을 저지르려 하나 호텔방에 시체가 등장하는 바람에 이를 수습하기 위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는 지난 <대디>도 마찬가지다. 16년 전, 다른여자와의 사이에서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다른 사람과 결혼하고 살고 있는 주인공에게 16년 전에 만난 여자와 아들이 찾아오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러한 부정적인 상황을 원상태로 돌리기 위해서 주인공이 취하는 행동은 '거짓말'이다. 상황을 어떻게든 회피하려고 노력하며 임시방편으로 수습하려고 한다. 길게 생각할 여유가 없는 것이 이 행동에 어느정도 당위성을 부여하지만, 사실 거짓말은 말 그대로 '임시방편'일 뿐이고 그렇게 억지로 수습하다보니 새로운 일이 반복해서 발생하는 결과를 낳는다. 즉,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2. 개그에 성(性)적인 코드가 들어가있다.

  <대디>도 그렇지만 <룸넘버 13>에서는 애초에 이들이 처한 상황이 '불륜'인지라 더욱 이런 코드가 짙게 묻어져 나온다. 특히 약간 동성애적인 개그가 많이 쓰였다. <룸넘버 13>에서는 호텔 지배인을 목격자로 설정하고 정말 다양한 장면을 연출했는데, 무척 우습긴 했지만 자꾸 반복되다보니 나중엔 조금 예측이 가능하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3. 인물 간의 관계가 유사하다.

  <대디>와 <룸넘버 13>만 놓고 봤을 때, 인물 간의 관계가 무척 유사하다는 것을 느꼈다. 편의상 분류를 다음과 같이 하고 비교를 하도록 하겠다.


주인공 - 조력자 - 내연녀 - 다혈질의 적대자

  <대디>에서는 각각 데이비드 - 휴버트 - 제시카 - 레슬리가 될 것이다. <룸넘버 13>에서는 리차드 - 조지 - 제인 - 로니가 될 수 있다. 그 외에도 조연을 비교해봐도 꽤 유사한 성격을 갖는 사람이 많다. 원장과 총재, 경찰과 탐정 등... 이들이 등장하고 또한 서로 얽히는 관계 역시 무척 흡사하다는 인상을 받을 수가 있다.

4. 내용의 흐름이 유사하다.
  이는 1번과 3번에서 이어진다고 볼 수 있는데, 이야기가 시작되는 현상의 제시가 유사하고 인물 간의 관계가 유사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연극은 유사한 흐름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다만 표현방법이 조금 달라질 뿐이다. 사건이 벌어지고 일을 수습하려고 주인공과 조력자가 노력하지만 사건이 점차 파국으로 치닫다가 어떤 계기를 통해서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 과정.

  이런 과정 속에서 웃음을 유도하는 장치를 삽입해 조금 작위적일 수 있는 부분을 감췄다고 생각한다.


전형적인 레이쿠니의 연극
  위에서 유사성을 살펴보았다. <룸넘버 13>은 위의 유사성이 전부 들어간 연극이라고 할 수 있다. 갖고 있는 특징이 유사성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다만 차이가 난다면 어느정도 나갔느냐의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었다.

  <대디>를 비슷한 시기에 봤기 때문에 비교를 할 수밖에 없는데, 두 연극을 비교하자면 <대디> 쪽이 조금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룸넘버 13>이 웃기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시체'가 등장하는 설정 자체가 너무 작위적이라서 처음에 황당한 느낌이 들었고, 주연 배우들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 열연하는 모습이 우습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많이 안쓰러웠다.

  연극을 다 보고 나선 이들의 연기가 너무 격렬해서 웃긴 것과는 별도로 감정을 많이 소모해서 진이 빠진 느낌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처음에 작위적이라는 느낌을 느껴서 그런지 연극이 마무리되는 순간까지도 작위적이라는 느낌을 지우기가 조금 어려웠던 것 같다.


철저히 재미를 위해 만들어진 연극
  하지만 <룸넘버 13>역시 <대디>와 마찬가지로 요즘 연극의 트렌디함을 잘 갖추고 있는 연극인 것 또한 사실이다. 가볍게 볼 수 있고 깊게 생각하지 않고 웃을 수 있는 연극이다. 애초에 웃음을 유발하기 위해서 계획된 연극이니만큼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을 연극 완성도의 척도로 삼는다면 <룸넘버 13>은 완성도가 무척 높은 연극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레이쿠니의 연극에 만족한다면 <룸넘버 13>역시 이러한 느낌을 흠뻑 느낄 수 있는 재미있는 연극이 되리라 믿는다. 다만 개인적으로 레이쿠니의 연극을 처음 본다면 <룸넘버 13>보다는 <대디>쪽을 추천하고 싶다. <룸넘버 13>이 너무 극단적으로 빠졌다면 <대디>는 적당히 균형을 잡은 느낌이 든다. 그렇기 때문에 <대디>를 보고 마음에 들었다면 <룸넘버 13>을 관람하길 권하고 싶다.

· 관련 포스트 및 링크
- 연극, <대디> - 정신없이 웃을 수 있는 연극.
- 연극, <달콤한 비밀> - 여름밤의 달콤한 단막극선
- <옥탑방 고양이> - 이중계약은 나쁜겁니다.
- <극적인 하룻밤> - 그놈의 연어초밥 때문에
- 뮤지컬, <스페셜레터> - 우정에 대해 다시 생각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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