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bby/여행(Journey)

산청목장 투어 후기 - (2)격전의 떡갈비 체험

레이니아 2014. 7. 7. 06:30

  경남 산청목장 투어 후기 두 번째 포스트입니다. 지난 포스트에서 미처 다루지 못했던 떡갈비 체험에 관한 포스트인데요. 무려 지난 포스트보다 훨씬 많은 분량을 할애할 정도로 짧은 시간 동안 알차게 보낸 일정이었습니다. 격전의 떡갈비 체험. 지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레이니아입니다. 경남 산청을 다녀온 두 번째 포스트입니다. 지난 포스트에서는 산 좋고 물 맑은 경남 산청을 즐겁게 유람한(!?) 내용을 위주로 글을 적었다면, 이번 포스트에서는 지난 포스트에서 짧게 언급만 하고 넘어간 ‘떡갈비 체험’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포스트에서 잠깐 짚고 넘어갔지만, 그곳에선 사실 꽤 많은 일이 있었거든요. 과연 무슨 일이 있었는지, 각설하고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경남 산청으로 함께 가시죠!



산청축산물유통센터

(산청축산물유통센터에서 시작합니다.)


  지난 포스트에서 딱 여기까지만 말씀드리고 넘어갔었지요? 이번 포스트에선 산청축산물유통센터에 도착한 이후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떡갈비를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그것은 바로 위생복과 위생모, 그리고 장화를 신는 일이었습니다.

(위생을 위한 만반의 준비)



  음식을 만드는 공간이므로 이 정도의 위생은 지켜주어야겠죠? 이렇게 만반의 준비를 하고 들어간 떡갈비 체험장에서 저는 조금 놀란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바로 플래카드 덕분인데요…(…) 저희 일행이 그리 많지 않았음에도 멀리서 온 손님이라고 이렇게 플래카드까지 걸어두고 환영해주실 줄을 몰라서 무척 놀라고 쑥스러웠습니다. 이렇게 환영해주시니 정말 열심히 떡갈비 만들어서 먹고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아, 물론 그렇지 않아도 떡갈비는 열심히 만들어서 먹었겠지만요!

  그럼 떡갈비 만드는 과정을 살펴보면서 이야기를 계속하도록 하겠습니다.

떡갈비 만들기

(오늘 떡갈비의 재료)


  오늘 떡갈비의 재료로 쓰일 소고기와 돼지고기입니다. 떡갈비를 만들 때는 유기 한우 고기만 전부 들어가는 게 아니라 흑돼지 고기도 조금 섞이는데요. 유기 한우 : 흑돼지의 비율이 약 7 : 3 정도 한다고 합니다. 돼지고기가 왜 들어가는지 처음엔 궁금했었는데요. 돼지고기가 조금 들어가야지 떡갈비에 찰기가 돌고 고기가 부스러지지 않는다고 하네요.

  더불어 요리하는 사람이라면 거의 다 알고 있을 상식이라고 합니다… 네, 저만 몰랐어요…

(다양한 기계가 있습니다.)

  고기를 가공하는 곳이니만큼 신기하고 위험한 냄새를 풍기는 기계들이 많았는데요. 오늘 떡갈비 체험은 저처럼 새파란 초보자가 있어 기계를 많이 사용하여 쉽게쉽게 진행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가족 단위로 와서 아이들이 쉽게 할 수 있는 난이도… 정도라네요.

(토막토막 냅니다.)


  먼저 커다란 고기를 조금 잘게 토막 냅니다. 딱 봐도 싱싱해 보이는 선홍빛 고기들이 우수수 잘려나가는 걸 보니까 아직 떡갈비는 만들지도 않았는데 군침이 돌더라고요. 무려 15분 전에 한우를 보면서 귀엽다고 얘기했던 건 이미 기억 저편으로 흘러가버렸고요.

(다진 고기가 한방에!)


  그리고 다진 고기를 기계에 넣으면 마치 국수가 뽑혀 나오듯이 잘게 고기가 다져져 나옵니다. 정육점 같은 곳에 가면 볼 수 있는 기계였는데요. 막상 눈앞에서 보니 참 신기하더라고요.

(채소와 소스. 며느리도 모르는 비밀이랍니다.)


  그리고 여기에 들어갈 채소와 소스입니다. 떡갈비도 산청 목장에서 정식으로 제품화할 예정인데요. 오늘 저희가 만든 떡갈비는 정식 제품의 레시피가 아닌 근무하시는 아주머니께서 사용하시는 레시피대로 만들었습니다. 정식으로 판매할 레시피는 현재 연구개발 중이라고 하네요.

  그래서 아주머니의 레시피대로(!) 다양한 채소와 소스를 듬뿍듬뿍 사용했습니다. 맛이 어땠느냐고요? 잠시 후에 말씀드리겠습니다.


  채소와 소스는 잘 다진 고기와 함께 섞어줍니다. 역시 기계의 힘을 빌렸는데요. 손으로 차지게 섞어줄 수도 있지만, 저 같은 허약 + 풋내기에게는 기계의 도움이 절실했습니다.

(랏차! 으랏차!)

  기계는 야무지게 채소와 소스를 섞어주었습니다. 꽤 시간을 들여 돌렸는데요. 섞는 것을 잘해야지 고기가 자지고 소스가 깊이 배어들어 떡갈비가 더 맛있어진다고 하니 군침을 삼키며 열심히 기다렸습니다.


  잘 섞은 떡갈비 반죽이 나왔습니다. 이제 이 반죽을 적당한 양으로 덜어서 떡갈비로 만들면 되는데요. 기계로 섞어주었지만, 숙련된 아주머니께서 한 번 더 떡갈비를 야무지게 반죽해주셨습니다.

(숙련된 솜씨로 촵촵!)


  이렇게 잘 섞은 떡갈비 반죽. 약 120g 정도를 한 덩어리로 떼었는데요. 이 정도로 떼어내어 떡갈비를 만들어 구우면 수분이 증발하면서 약 75~80g 정도의 떡갈비가 나온다고 합니다. 그러면 두툼하고 풍성한 떡갈비를 먹을 수 있게 되는 것이죠.

(120g!)


  본격적으로 떡갈비를 만들어보았는데요. 이 고기 반죽을 어떻게 떡갈비로 빚어내는지 궁금하지 않으셨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손으로 빚는 건가…’ 싶어서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었는데요. 답은 뜻밖에 간단했습니다.

(떡갈비를 만들 때는 당황하지 않고!)


  먼저 도마 위에 비닐(랩)을 잘 씌우고, 그 위에 다시 얇은 비닐을 깔아줍니다. 그리고 고깃덩어리를 얹고, 다시 비밀을 얹어주죠. 그다음에 도장처럼 생긴 틀로 반죽을 꾹 잡아서 눌러줍니다.

(빡! 끝!)


  그러면 마술같이 떡갈비 형태로 반죽이 나오는데요. 이제 비닐을 잘 벗겨내서 오븐에 넣을 철그물 위에 올리면 완성입니다.


  옆에서 구경은 쉬웠는데, 생각보다 조금 어려웠습니다. 무작정 세게 누른다고 떡갈비가 예쁘게 나오는 게 아니더라고요. 오히려 무작정 밀어버리면 고기가 밀려서 못생긴 떡갈비가 나오곤 했습니다. 요령은 먼저 틀을 반죽 위에서 살살 눌러서 틀 안에 고기를 잘 가둔(?) 후에 힘을 천천히 가해서 도장을 예쁘게 찍듯 꾹! 눌러주면 끝!..이었습니다.

(보기만해도 맛있어보이죠?)


  손에 익으니까 꽤 재미있었는데요. 고기 반죽의 촉감도 괜찮았고요. 마치 찰흙 놀이하는 기분으로 열심히 떡갈비를 찍어냈습니다.

(두툼해요!)


  탐스럽게 나온 떡갈비 반죽은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워 보였는데요. 이제 이 반죽은 오븐으로 들어가 건조-훈연-가열의 단계를 거쳐 정말 맛있는 떡갈비로 태어납니다.

(오븐 속으로 안녕!)


다양한 가공육의 향연

  떡갈비가 구워지기까진 약 20여분의 시간이 소요되었는데요. 그동안 산청목장의 자랑인 다양한 가공육 제품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진짜 맛있었어요...!)

  이건 소의 특수부위를 햄으로 가공한 것이었는데요. 저염 숙성시켰다고 합니다. 그래서 먹어본 햄의 맛은 정말 꿀맛이었어요. 저염 숙성으로 살짝 짠맛이 돌지만, 맥주 안주나 와인 안주로는 정말 이만한 게 없다 싶더라고요. 고기 자체도 좋은 데다가 숙성까지 잘 되어 정말 맛있었습니다. 짭짤한 맛 때문에 많이 먹지 못한 게 한이었어요.

(하몬)


  스페인의 전통 음식인 하몬입니다. 이는 소금에 절여 건조한 돼지의 다리로 만든 햄인데요. 살짝 도톰하게 잘렸는데 이것도 맛이 기가 막히더라고요. 하몬은 치즈같이 독특한 향이 나는 게 특징인데요. 처음엔 멈칫하다가도 몇 점 먹어보면 이내 포로가 되고 마는 치명적인 맛이었습니다.

(소금에 절인 돼지 다리)


  이렇게 커다란 뒷다리를 얇게 썰어내면 위와 같이 하몬이 나온다고 하네요.


  그리고 점심때 먹었던 곰탕을 제품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약 2인분 정도의 곰탕이 이렇게 포장되어있었다는군요. 아무것도 첨가되지 않은 유기농 한우로 푹 고아 만든 곰탕. 점심때 먹었지만, 보자마자 또 입에 침이 도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글 쓰는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다양한 가공육에 관한 설명과 직접 시식하다 보니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났습니다. 드디어 떡갈비를 시식할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떡갈비


   … 두말할 필요가 있을까요? 막 구워져 나온 떡갈비는 맛있었습니다. 다른 표현을 붙일 필요 없이 맛있었습니다. 두툼한 고기에 베어 물었을 때 느껴지는 식감. 그리고 고기 자체가 정말 좋더라고요. 이건 직접 먹어봐야지만 알 수 있는 느낌일 것입니다.

  버섯을 다진 게 들어가서 시중에서 파는 떡갈비보다 살짝 퍽퍽한 느낌은 있었지만, 사소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떡갈비 고기가 참 좋았습니다. 어영부영 소스만 많이 들어가서 미각을 속이는 다른 제품보다 훨씬 정직한 맛이었습니다.


  이렇게 눈으로 보고 있자니 또 눈에서 땀이 맺히는 것 같네요. 참 맛있었는데…



  짧은 시간 동안 떡갈비도 만들어보고 다양한 가공육에 대한 설명도 듣고 이어진 시식까지… 무척 알찬 시간이었습니다. 왜 제가 별도의 포스팅으로 나누었는지 이해가 가시나요? 이걸 도저히 하나의 포스팅으로 담긴 분량이 무리였습니다.

  분량만 놓고 보자면 지난 포스트보다 훨씬 길어졌는데요. 그만큼 이번 산청 여행에서 가장 비중 있던 일정이 아닐까 합니다. 무척 맛있던 떡갈비는 진공 포장하여 집에 가지고 올 수 있었는데요. 이 떡갈비로 가족이 한 끼 식사를 맛있게 할 수 있었습니다.

  하루 동안의 짧은 산청 여행이었지만, 다양한 유기농 먹거리도 체험하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던 무척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척 즐거운 시간이었고요. 지난 포스트에서도 말씀드렸듯 제가 말씀드린 제품은 산청목장(링크) 홈페이지를 통하여 구매할 수 있는데요. 조만간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더 업그레이드’된 떡갈비 체험 프로그램을 시행할 예정이라는데요.

  기회가 된다면 꼭 방문하셔서 저보다 더 나은 경험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야기가 길었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당일치기 산청목장 기행기의 레이니아였습니다.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왔으면 좋겠어요.:)



"위 산청목장을 추천하면서 산청목장으로부터 여행 경비를 제공 받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