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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용감은 최고, 안정성은 글쎄? - 제이버드 런(Jaybird RUN) 완전 무선 이어폰 후기

레이니아 2018. 5. 15. 06:30


  올해는 정말 완전 무선 블루투스 이어폰의 풍년이라는 느낌입니다. 재작년부터 점차 모습을 드러내던 완전 무선 이어폰은 작년 하반기부터는 정말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는데요. 그러다 보니 정작 어떤 제품이 좋은지 옥석을 가리기 쉽지 않아졌습니다.


  오늘은 유명한 리시버업체죠. 제이버드에서 선보인 완전 무선 이어폰, 제이버드 런(Jaybird RUN)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길지 않고 짧게 살펴볼게요. 크게 할 이야기도 없는 후기라서요.




제이버드

  저는 제이버드 제품으로 블루투스 이어폰을 처음 써봤습니다. 그 유명한 BBX로 블루투스 이어폰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는데요. 이제는 케이블이 끊어질 지경이지만, 3년 가까이 불만 없이 제품을 써왔습니다.



|당시 쓰던 BBX


  안정적인 연결성, 뛰어난 음질, 뛰어난 휴대성을 두루 갖춘 이어폰이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을 꼽자면 기본 폼팁이 조악하다는 점이었습니다. 폼팁만 다른 제품으로 갈아주면 매우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는 제품이었죠. 이 후기는 제가 다른 글로 소개해드린 적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웠기에 제이버드는 제가 꾸준히 챙기는 브랜드였습니다만, 이후의 행보는 사실 그리 성에 차진 않았습니다. 다른 브랜드에서 새로운 제품으로 치고 나갈 때, 제이버드는 뭔가 조금씩 아쉬운 제품을 선보였거든요.




  또한, 홍보자체도 부족해 '아는 사람만 아는' 브랜드로 남을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미국에선 그렇게 잘 나가는 브랜드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도 말이죠.



제이버드 런


  이랬던 제이버드에서 완전 무선 이어폰으로 제이버드 런을 선보였을 때, 언제고 한 번은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업무 덕분에 제품을 만져볼 수 있었지만, 그게 아니라면 따로 구매해서 써봤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네요.


  제품은 간단합니다. 제이버드 패키지는 고급스러우면서도 꼭 필요한 제품을 알차게 담았는데요. 제이버드 런에서도 이는 그대로 이어졌습니다. 필요한 액세서리가 딱 알맞게 들어있습니다. 본체와 이어팁 이어가이드, 충전 케이스와 케이블, 파우치가 있습니다.




  다만 파우치는 상대적으로 쓰임새가 떨어진다는 생각이 드네요. 다른 액세서리를 넣어놓고 보관하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완전 무선 이어폰을 쓰는 방법이나 구성품의 구조는 이제 정형화돼 별도의 학습이 필요하진 않습니다. 어차피 이어버드마다 배터리가 있고, (일부 제품을 빼면) 한쪽이 마스터로 스마트 기기와 연결하고 다른 쪽이 슬레이브로 마스터와 연결한다는 사실은 이제 익숙합니다.


  케이스에 제품을 넣으면 충전해 몇 회 더 쓸 수 있고요. 제원상으로는 이어폰으로 4시간, 케이스에 넣으면 2회 추가 충전을 지원해 총 12시간을 쓸 수 있습니다.




  케이스를 들어보면 제법 묵직합니다. 이어폰도 꽤 크기가 생각하는데, 그 덕분인지 케이스도 상당히 크기가 크네요. 동글동글한 모양이 자리를 많이 차지하진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차지합니다. 이게 이른바 '미국 스케일'일까요.



제이버드 런으로 음악 듣기


  제이버드 런에서 가장 칭찬할 만한 부분은 착용감입니다. 밀착감... 이라고 해야겠죠? 이어버드가 귀에 걸리는 느낌이 상당히 좋습니다. 정확히는 좋다기보다는 귀를 단단히 잡고 놓치지 않는 기분입니다.


  폼팁은 귓구멍을 잘 막아주고 여기에 함께하는 이어가이드가 귀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잡아줍니다. 저는 이어 가이드를 안 하고도 착용해봤는데요. 이만해도 충분히 안정적으로 착용할 수 있습니다. 운동하기 위한 제품인 만큼 귀에서 쉽사리 떨어지지 않습니다.


  제이버드 제품이 그렇듯 음악을 들으며 운동하는 데 최적화된 제품인데요. 정확한 방수등급이 나와 있진 않지만, 땀을 견디는 소재로 처리해 운동을 즐길 때 쓰기 좋다고 합니다. 땀에 따른 문제는 A/S도 지원해 운동용으로 쓰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착용감도 단단히 잡아주는 편이고요.




  음질은 평이한 편입니다. 사실 제가 생각하는 제이버드를 떠올리면 좀 아쉬운 편에 가깝습니다. 기본적인 성향은 중저음에 좀 더 무게를 실었습니다. EQ 설정을 통해 조금 조절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없는 고음이 생기진 않으니까요. 격렬한 운동과 함께 쓸 용도로 설계했다면 사실 중저음에 힘을 싣는 게 올바른 전략이죠.


  그러다 보니 소리가 조금 투박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하나의 특성이라 하면 할 말은 없습니다만, 제 취향에는 영 맞지 않네요. 비트 있고 퉁퉁 울리는 음악을 주로 듣는다면 큰 불만은 없지만, 제가 주로 듣는 노래는 고음역이 세밀했을 때 더 듣기 좋은 음악, 연주곡 등이 있어 저와는 맞지 않았습니다.




  연결성은 조금 상반되는 의견이 많아 이 의견이 맞다고 말씀드리긴 어렵습니다만, 저는 좀 아쉬웠습니다. 한쪽 손으로 귀를 덮어버리면 당장 마스터와 슬레이브 사이의 연결이 튀고요. 사람이 많은 곳을 돌아다니면 꽤 빈번하게 툭, 투툭, 하고 튀는 현상이 있습니다.


  근래에 빈번했던 Crazybaby 제품이나 오밸(OVAL) 같은 느낌은 아니지만, 제게는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끊김이 신경 쓰이게 하는 순간부터 저는 좋은 점수를 줄 수 없다고 생각해요. 끊김을 신경 쓰기 시작하면 그 순간부터 온전한 음악감상은 사라지니까요.





  마지막으로 정리하죠. 제이버드 런은 브랜드가 추구하는 바처럼 운동용으로 쓰기 좋은 완전 무선 이어폰입니다. 착용감이 뛰어나고 땀과 습기에도 강한 모습을 갖췄습니다. 최대 4시간에 이르는 배터리 시간은 운동 한 타임을 즐기기엔 나쁘지 않은 수준입니다.


  격렬한 움직임을 하면서도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중저음 중심의 설계가 됐고요. 그러다 보니 조금 음질 등이 투박한 맛은 있습니다. 오히려 문제가 되는 부분은 소소하게 튀는 음질, 싱크가 안 맞는 좌우 등 안정성인데요. 끔찍하다 할 정도는 아니지만, 높은 점수를 주긴 어렵습니다.


  뛰어난 착용감을 바라신다면 고민해보심 직합니다만, 선택하기 조금 모호한 위치에 있어 쉽게 손이 가진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