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부터 한밤까지! 맥주와 함께하는 홍대 낮술 코스


  어쩌다 보니 결성된 모임 아닌 모임(!?)에서 수요일 대낮부터 맥주를 마시는 일정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홍대에서 대낮부터 한밤까지 맥주 마시다 집에 들어갔는데요. 그 후기 겸 낮술 코스를 정리해보았습니다.



  레이니아입니다. 오랜만에 일상 관련 포스팅을 하네요. 평일에 비 IT 글을 올리는 건 오랜만입니다. 그래도 나름 즐거운 모임이었고, 또 기념할만한(!?) 일이었기에 간단히 후기를 남겨보았습니다. 한 삼 개월 전부터 매월 한 번씩 보는 모임이 결성 아닌 결성 되었습니다.

  저도 일하는 시간이 좀 자유로운 편이고, 모임 구성원이 평일에 쉬다 보니 모임 날짜가 평일이라는 어마어마한 장점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지난주 수요일. 대낮에 홍대에 모여서 낮술 모임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이날 있었던 모임의 후기를 간단히 정리해보았습니다. 아니, 전혀 간단하지 않을 거예요… 시작합니다.



홍대를 헤매다


  이날의 기억은 홍대를 헤매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오랜만에 홍대를 갔는데요. 낮술 모임이다 보니 갈 수 있는 곳이 제한적이었습니다. 평일 오후에 맥주를 파는 가게를 찾기는 쉽지 않더라고요. 낮술 마시러 매번 가던 가게도 오늘은 웬일인지 문을 닫았고, 맛있어서 일부러 소개도 안 한 집은 소리소문없이 문을 닫았습니다.

  아니, 소개하지 않아서 문을 닫은 건가요… 홍대를 자주 가지는 못하지만, 아직 남아있는 몇몇 사랑하는 가게 때문에 방문하게 되는데요. 갈 때마다 점점 사랑하는 가게는 맛이 없어지고, 혹은 문을 닫곤 합니다. 맛집은 찰나와 같나 봐요. 그래서 맛집 소개를 잘 안 하게 되는 이유기도 합니다. 맛있는 집은 웬만하면 저만 알게요. XD

(헤헷)


  이날 그래서 진짜 한 시간을 헤맸습니다. 가는 곳마다 다 문 닫고, 영업 안 하고 해서 처음에 낮술이었던 목표가 카페 → 식사 → (분노) → 식사하면서 병맥주라도 파는 곳으로 점점 기괴하게 바뀌었습니다. 한참을 헤매다 문득 보이는 가게에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그건 신의 한 수였죠.

홍대, VANVAN


  이날 방문한 곳은 홍대에서 제법 멀리 떨어진, 제 기준에서 조금 외곽이라고 박박 우기는 VANVAN이라는 가게였습니다. 사실 앞에 보이는 하이네켄 간판만 보고 무작정 들어간 가게였어요. 옆에 사진관이 있어서 그런지 단체 사진을 찍고 나온 거 같은 학생들이 눈에 보였는데요.

  자라나는 학생들을 지나 저희는 커피를 빙자한 맥주 마시러 들어갔습니다… 친구들아, 공부 안 하면 나처럼 된다…


  열한 시부터 한 시까지 여는 좋은 가게입니다. 이때가 오후 2시 전후였는데요. 들어가자마자 자리를 잡고 조심스레 물어본 건 맥주와 안주나 나오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아주 조금 당황하신 것 같았지만, 다 된다고 해주셨는데요. 그래서 이 집 메뉴로 있는 루꼴라 플람스와 하이네켄을 주문했습니다.

  플람스는 이번에 처음 본 메뉴인데요. 피자와 비슷한 메뉴더라고요. 맥주와 여러모로 잘 어울리는 안주였습니다. 큰 사이즈를 주문했었는데, 너무 클 수도 있다고 추천하셔서 작은 사이즈로 주문했습니다. 근데 이래놓고 결국 두 개 먹었어요. 루꼴라 플람스를 먼저 주문했습니다.


  하이네켄 드래프트가 먼저 나왔습니다. 가볍게 과자도 나왔고요. 불이 올라가고 예열하는 데 10~15분 정도가 걸린다 하여 맥주를 먼저 주문했습니다. 하이네켄 드래프트 5,000원, 크림 생맥주 3,000원이었습니다. 루꼴라 플람스 작은 사이즈 8,500원이고 큰 게 16,000원으로 기억합니다.


  하이네켄 드래프트를 홀랑 마시고 다음으로 크림 생맥주를 시키고 나니 루꼴라 플람스가 도착했습니다. 와… 생김새가 장난 아니네요. 루꼴라 들어간 건 다 맛있는 거 같아요. 핑거 푸드 같은데 한 조각씩 떼어먹으면 됩니다.


  위에서 보면 대충 이렇습니다. 간단한 음식이지만, 요깃거리로도 적당하고 맛도 좋고 맥주랑 궁합도 좋습니다. 와인도 좋겠다 싶지만, 이날 와인은 주가 아니었어요…


  모자라서 플레인 플람스도 하나 주문했습니다. 양파와 베이컨이 들어간 플람스인데요. 제 동생의 지론은 베이컨 들어가서 맛없는 음식은 없다는 것인데, 역시 잘 맞는 음식이었습니다. 둘 다 드셔 보세요… 여기까지 먹으면서 앞으로 사랑하는 음식점 리스트에 올리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크림 생맥주를 한 잔 더 마시고 원래 가려고 했던 가게가 있어서 계산했습니다.


  그런데 플람스가 너무 늦게 나와서 미안하다고 아메리카노를 서비스로 주시겠다는 겁니다. 어차피 술 마셔서 전혀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말이죠…(…) 기쁘게 받아마시고 다음 자리로 이동했습니다. 다음에 꼭 다시 갈 거예요.

(가...감동했어요!)


홍대, ontap

  다음으로 찾은 곳은 홍대에 있는 온탭(ontap)이라는 가게입니다. 몇 주 전에 홍대에 있는 크래프트 바라고 해서 가봐야지 마음먹었었는데, 오후 다섯 시부터 연다고 해서 반쯤 포기하고 있었습니다. 원래 다른 가게 가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가려고 했던 가게가 문을 닫아버린 바람에… 급하게 일정을 틀어서 가게 된 온탭입니다.


  원래는 커피를 마시면서 즐겁게 30분은 길바닥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는데요. 다행히 4시 30분이었는데 문이 열려있었습니다. 즐겁게 들어가 자리에 앉았습니다. 처음엔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고르곤졸라 치즈 피자와 필스너를 주문했습니다. 생각해보니 왜 뒷면 메뉴판은 찍지 않았는지요…


  먼저 나온 필스너로 목을 축이며 과자를 먹어주었습니다. 여기서는 점촌 IPA가 인기 있는 메뉴 중 하나라는 이야기를 살짝 들었는데요. 일단 가벼운(!?) 필스너부터 시작해서 마셔보기로 했습니다. 청량감도 있지만, 향도 좋아서 처음엔 필스너 아닌 줄 알았습니다.


  고르곤졸라 치즈 피자가 나올 때쯤 이미 맥주는 절반쯤 마셨고요. 고르곤졸라 치즈피자와 함께 먹었습니다. 고르곤졸라 치즈피자 자체는 무난했습니다. 이전에 워낙 감동의 피자를 먹었던 터라… 그래도 맥주랑 잘 어울린다는 사실은 틀림없지만요. 아 생각해보니 5시부터 7시까지는 해피아워로 피맥이 10% 할인됩니다. 그래서 냉큼 주문했었네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바이젠을 주문했습니다. 바이젠도 맛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좋아하던 가게만큼 감동적이진 않았습니다만… 가던 가게가 망한 지금. 가장 괜찮은 바이젠으로 등극했습니다.


  이쯤 먹고 주변을 둘러보며 사진을 좀 찍어두었습니다. 아직 해가 훤하네요. 원래 이렇게 해 있을 때 먹는 게 제일이죠. 낮술은 좋은 선택입니다. 여러분. 아… 이렇게 적으니 술쟁이 같네요.


  만화책도 갖춰져 있습니다. 신의 물방울이 아닌 바텐더가 있는 것 덕분에 일행이 합격점을 주었습니다.


  고르곤졸라 치즈피자를 박살 낼 때쯤, 바이젠도 해치우고 대동강 페일 에일을 주문했습니다. 테이블 위에 올라와 있어서 주문했습니다. 이때부터 슬슬 미각이 마비된 게… 술 약한 제 주량 임계점이 슬슬 다가온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에일 특유의 향이 있습니다만, 성격이 강한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알고 보니 대동강 페일 에일은 병맥주로도 있더라고요.


  그리고 감자튀김을 시켰습니다. 정말 쉬지도 않고 먹고 마시는 모임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모임이죠. 감자튀김을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짭짤하면서도 맥주 안주로 적당한 감자튀김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리지널 드래프트인 점촌 IPA를 주문해보았습니다. Citra, Chinook, Golding 홉을 사용했다고 하는데요. IPA인 만큼 도수는 살짝 높지만, 향도 좋았습니다. 다음번엔 이거부터 마셔봐야겠어요. 슬슬 기억이…(…)


  해는 점점 지고, 가게를 나서기 전 마지막으로 필스너로 마무리했습니다. 생각해보면 이렇게 먹었는데 배 안 터진 게 신기하네요. 제가 이렇게 신기합니다. 참고로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저는 입에 한 방울의 술도 대지 안았습니다. 왠지 술 마시고 글 쓴 거 같다고 하실 거 같아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이런 눈빛으로 보시진 않으시겠죠?)


커피 한 잔의 휴식과 마무리


  꽤 취기가 올라왔기에 커피를 마시러 이동했습니다. 이날을 돌이켜보면 어째 중간에 물 조금 마신 걸 제외하고 액체로 전부 알코올 아니면 카페인을 들이부었네요… 자주 가는 (저만) 단골 카페로 이동해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켜서 마셔줬습니다. 전시도 하고 있어서 구경도 하고 카메라로 찍은 사진도 확인하면서 잡담을 했습니다.

  적당히 취기도 가시고 해서 슬슬 자리를 파하러 나왔는데요. 아무래도 취기가 가시지 않았던 탓인지 눈에 보이는 가게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파울러너 한 잔만 더 하고 가자는 유혹에 져서 냉큼 자주 가는 가게로 향했습니다.


  바이젠은 사랑입니다. 파울러너 완전 좋아요. 다음날 일어나서 회상해봤는데 슬슬 기억이 드문드문하더라고요. 아마 취하긴 확실히 취한 것 같습니다. 일단 배 터지지 않고 돌아와서 다행이라 생각했습니다. 집에 갈 때 왠지 상당히 덥다고 느꼈는데, 제 얼굴만 더운 거였어요.


  또 깨알같이 안주는 나초를 주문했습니다. 치즈 듬뿍 얹어서 먹으니 맛있더라고요. 술자리에서 분노 폭발한 건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나초 맛은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분노보단 일단 나초가 중요한 거 아니겠습니까…(…)




  이래놓고 저는 뭐가 또 아쉽다고 로스트 코스트 워터멜론 휘트비어를 하나 더 주문해서 마셨습니다. 여태까지 마신 맥주 전부 찍어놓고선, 마지막 맥주는 사진으로 남기지 않았습니다. 아마 그럴 정신이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불타는 낮술 모임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이쯤 되면 정신 놓고 막 길바닥에서 잠들고 그럴 것 같았지만, 그래도 끝까지 잘 마시고 지하철역에서 잘 인사하고 좋게 집에 들어왔습니다. 집에 와서 밀린 원고도 좀 손을 보고요. 인터넷 서핑도 하다가 자리 펴고 잘 잤습니다.


  그리고 일어났더니 거짓말처럼 제 기억이 듬성듬성 날아가 버렸더라고요!… 술은 역시 조심해야 한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더랍니다. 아, 술값으로 돈도 꽤…

  오랜만에 맥주로 이렇게 과음할 줄은 몰라서 당황스러웠습니다만, 즐거운 자리였습니다. 이 무더운 여름 낮술 한 잔이 참 좋네요. 술쟁이 같고, 후기 써놓으니까 술 냄새 나고요…OTL 정말 이렇게 후기를 오랜만에 썼더니 의식 과잉으로 좀 두서없는 포스트가 돼버린 건 아닌가 걱정이 됩니다. 저와 함께하신 분은 모두 즐거우셨겠지마는…

  써놓고 나니까 막 술 냄새 나는 글에 술쟁이 인증 같지만, 실제로 전 주량이 그다지 많은 편이 아닙니다. 그리고 소주는 질색인 쓸데없이 비싼 입맛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저와 개인적으로 술자리 같이 하시는 분들은 다 보살님이십니다. 특히, 취향까지 맞춰주시는 분은 생불이세요. 생불. 아무튼, 즐거운 자리였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레이니아였습니다.: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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