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고 품은 증강현실폰 레노버 팹2프로를 써보니...

Posted by 레이니아
2017.01.06 06:30 IT/- 안드로이드(Android)


  매일 다양한 IT 소식을 접하면서, 유독 더 눈이 가는 소식이 있습니다. 저는 VR과 AR을 주로 보는데요. 제가 잘 모르는 분야입니다만, 체험했을 때 즐겁고, 또 앞으로 주목할 만한 분야라 생각해 더욱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그러던 차에 구글의 프로젝트 탱고(TANGO)가 소개됐습니다. 스마트기기에 공간 지각력을 부여한 플랫폼으로 구글이 증강현실(AR)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는데요.


  언제쯤 실기기가 공개될지 기대하던 차에 지난달 5일, 탱고가 적용된 스마트폰인 레노버 팹2프로(Phab2Pro)가 출시했습니다. 한번 써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다가 조금 뒤늦게 잠시 빌려서 써봤는데요. 그 경험을 간단히 정리해봤습니다.




레노버 팹2프로 열어보기


  레노버 팹2프로는 우선 거대한 패키지가 눈에 띕니다. 거대한 패키지를 갖출 수밖에 없는 게, 팹2프로 자체가 정말 큰 카메라거든요. 무려 6.4인치 디스플레이를 갖췄습니다.


  이제 국내에선 6인치를 넘는 스마트폰을 찾기가 어려운 터라 이 무지막지한 패키지는 꽤 낯설었습니다.




  팹2프로는 건메탈 그레이, 샴페인 골드 두 가지 모델이 있습니다. 제가 써본 건 건메탈 그레이 버전입니다. 퀄컴 스냅드래곤 652를 탑재했고 4GB 램, 64GB 저장 공간을 갖췄습니다.


  처음엔 저장 공간이 넉넉한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엔 탱고를 쓰려면 이정도는 갖춰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배터리는 4,050mAh입니다. 배터리가 커 충전시간이 오래 걸릴 것처럼 보이지만, 퀵차지 3.0을 충전해 빠른 속도로 충전할 수도 있습니다. 6.4인치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팹2프로의 크기는 88.6 x 179.8 x 10.7mm고, 무게는 259g으로 제법 무겁습니다.




  무게와 달리 패키지 구성품은 간단합니다. 본체와 이어폰, 충전케이블과 충전기 등입니다.




  특기할 만한 점이 있다면 이어폰이 JBL 기술을 이용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이어폰에도 JBL 마크가 있습니다.




  제품 디자인이 훌륭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그냥 딱 평범한 수준인데요. 카메라 부분은 눈에 띕니다. 지문 인식 센서 위에 카메라가 하나 있고, 그 위에 다시 센서 등이 어지러이 보입니다.




  이 부분이 탱고 기술의 핵심인데요. 1600만 화소 카메라, 위상차 검출 AF 센서와, 적외선 카메라, 공간 학습을 위한 어안 카메라가 있습니다. 적외선을 쏘고 이게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깊이 감지를 한다고 합니다.


  공간의 깊이를 인식함으로써 구글 탱고, AR 서비스가 시작되는 것이니만큼 중요한 부분입니다. 여기가 가려지면 탱고 서비스가 제대로 실행되지 않을 정도니까요.



패블릿으로서의 팹2프로

  팹2프로는 6.4인치로 태블릿과 스마트폰 사이 경계를 걸친, 그러니까 '패블릿(Phone + Tablet)'이라는 경계에 있는 기기입니다. 스마트폰이라고 하기에도, 태블릿이라고 하기에도 모호한 위치에 있는 것이죠.


  하지만 한편으론 이 모호한 위치에 있어 두 가지 기능을 한꺼번에 할 수 있는 만능 기기가 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따로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편리함이 숨어있거든요.




  6.4인치의 화면은 과연 큽니다. QHD 해상도를 지원해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감상할 때 시원시원하게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 가장 먼저 해본 일은 웹 페이지를 열어 콘텐츠를 읽고, 이북을 읽고, 동영상을 본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용도로는 만족스러웠습니다. 스냅드래곤 652는 보급형 프로세서지만, 왕년을 주름잡았던 스냅드래곤 810(!!)을 거의 모든 면에서 뛰어넘는 프로세서거든요. UI의 낯섦만 내려놓으면 훌륭하게 쓸 수 있는 스마트폰입니다.




  휴대성과 크기를 키우면서 사라지는 편의성은 어느 정도 포기할 수밖에 없지만, 평소 작은 스마트폰 화면이 답답하셨던 분께 레노버 팹2프로는 탱고의 여부를 떠나서 매력적인 선택지로 작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 멀티미디어 콘텐츠 소비에 최적화가 됐기에 전화를 받는다거나 하는 전화기 기능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스카이프 등을 통해 전화 성능을 테스트해봤는데요. 스마트폰이 커서 들고 있기도 어렵고, 귀에 잘 닿기 어려웠습니다.


  또한, 팹2프로의 특징은 듀얼 심을 지원한다는 점입니다. 물론 하나의 단자는 마이크로SD 카드를 넣으면 쓸 수 없는 부분입니다. 어차피 국내에선 듀얼 심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기도 하고요. 해외에 자주 가시는 분이나 해외에 거주하시는 분께는 매력적인 기능이 될 수 있겠습니다.




  쓰기에 나쁘진 않았습니다. 제 손이 작아서 몇 번을 아슬아슬하게 잡아야 하는 문제는 있었지만, 며칠을 들고 다니면서 꽤 즐겁게 썼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만능형이라는 느낌보다는 경계에 있는 모호함을 조금 더 느꼈던 것 같아요.


  다른 스마트폰과 비교해 콘텐츠 소비엔 이점이 있지만, 전 손이 작아 조작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막상 써야 할 때 멈칫하는 일이 생기더라고요. 저와 신체 조건이 다른 분께는 다른 평가를 받을 수 있겠지요. 제가 소화할 수 있는 크기는 5.5인치가 한계인 듯합니다.



신기한 탱고, 하지만 갈 길은 남았다.

  그럼 레노버 팹2프로의 알파이자 오메가, 시작과 끝인 프로젝트 탱고를 엿볼 차례입니다. 기본 앱으로 탱고가 삽입돼 있습니다. 탱고를 누르면 바로 탱고를 이용한 다양한 AR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탱고에서 바로 탱고 기능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니고요. 이는 탱고를 이용한 앱이 무엇인지 살펴볼 수 있는 일종의 카탈로그 같은 존재입니다. 국가 설정 때문에 설치할 수 없는 몇 개의 앱은 있지만, 대부분의 앱은 문제없이 설치할 수 있습니다.




  아마 처음엔 Tango 체험해보기를 눌러 이 화면을 보시는 분이 많으실 겁니다. 체험한다는 의미처럼 처음에 카메라 센서를 이용해 주변 공간을 점과 선으로 연결하고, 이를 바탕으로 가상의 풍경을 만드는 과정을 볼 수 있습니다. 몽환적인 분위기가 예쁘더라고요.




  카메라를 이용해 이 위에 움직이는 3D 캐릭터를 얹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재미있는 앱 Holo. 1.82GB나 잡아먹는 용량만 아니었어도 좋았을 텐데 말이죠.


  캐릭터를 멀리 놓으면 귀신같이 캐릭터의 크기가 줄어듭니다. 원근법이 적용되는 것입니다. 다양한 포즈나 감정표현을 할 수 있습니다. 하다 보니 은근히 재미가 있네요. 다양한 캐릭터 데이터를 넣어야 하다 보니 용량이 상당한 편입니다.


  HOLO 말고도 다른 앱의 용량도 꽤 큰 편인데요. 그래서 프로젝트 탱고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이라면 용량이 좀 커야겠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핫 휠즈(Hot Wheels) 같은 게임은 꽤 즐거웠습니다. 스마트폰 화면만 보고 있으면 정말 다른 공간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 없이도 가상현실을 느낄 수 있는 기분이라는 말에 공감했습니다.




  이런 어드벤처 게임도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거리를 인식할 수 있으므로 좀 더 가까이 다가가야 아이템을 찾을 수 있더라고요.


  다른 앱보다 우선 게임을 즐겼을 때 프로젝트 탱고가 제시하는 증강현실이 여태까지의 증강현실과 어떻게 다른지를 체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프로젝트 탱고의 증강현실은 더 자연스럽게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효율적으로 섞습니다.


  하지만 아직 나아가야 할 점도 있습니다. 소프트웨어적으로 공간을 학습하는 정도나 처리속도가 조금은 아쉽습니다. 모든 앱을 켤 때마다 주변 공간을 인식하는 과정은 하드웨어가 뒷받침되면 좀 더 나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그리고 앱 수가 아직 적은 건 좀 아쉽습니다. 탱고를 느낄 때 이 앱을 써봐라! 라고 추천할 만한 킬러앱도 없고요. 상용화된 기기가 이제 등장했으니 이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겠지요.




  탱고를 쓰다 보니, 한편으로는 이런 거대한 기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사실도 이해했습니다. 이보다 작으면 몰입하는 느낌이 조금 떨어질 수도 있겠고, 저장공간이나 넉넉한 배터리를 갖추기 위함이었겠죠.


  그렇지만 6.4인치 디스플레이를 갖춘 이 기기는 너무 거대하고 무겁습니다. 타협의 산물이라지만, 이쯤 되면 휴대성은 거의 바닥에 가깝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좀 더 크기가 줄었으면 좋겠네요.




  관심 있던 서비스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저는 무척 만족스러운 체험이었습니다. 아직 상용화된 기기가 레노버 팹2프로밖에 없기에 이 기기만으로 탱고의 미래를 예측하긴 어려운 일입니다. 저는 이제 고작 출발선에 선 탱고의 모습을 보았을 뿐입니다.


  하지만 탱고의 다양한 가능성을 엿보기에, 앞으로 탱고가 우리에게 보여줄 세계는 훨씬 흥미로운 세계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탱고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기기는 현재까지 레노버 팹2프로가 유일하고요.[각주:1]


  패블릿인 팹2프로도 꽤 괜찮은 기기였습니다. 50만 원대 후반으로 살 수 있는 괜찮은 기기로 패블릿을 원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을 것입니다.




"위 팹2프로를 소개하면서 레노버로부터 팹2프로를 대여 받았음"



· 관련 포스트 및 링크






  1. CES 2017에서 두 번째 탱고를 적용한 ASUS 젠폰이 공개됐습니다. 상용화 시점은 미정입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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