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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방면의 깊은 관심과 얕은 이해도를 갖춘 보편적 비주류이자 진화하는 영원한 주변인.

연극, '서툰 사람들' - 서툴다는 것.

  • 2013.01.09 06:30
  • Culture/연극(Drama)
글 작성자: 레이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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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을 보는 제 주관적인 해석과 연극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서툰 사람들
장진 연출, 김민교, 홍승균, 조복래, 조경주, 심영은, 김슬기, 오강율, 오현철 출연, 2012

  막 내리고 쓰는 연극 리뷰 두 편째입니다. 네.. 제가 그렇죠 뭐(?!). 지난 <쥐덫>리뷰 때 말씀드렸다시피, 두 탕(!) 뛴 날에 본 연극이었습니다.

  장진 연출(감독으로 더 유명합니다만...)의 <서툰 사람들>은 그 이름도 유명하고(!) 작품도 유명해서 무척 보고 싶었던 연극 중 하나인데요. 대신 가격이 상당히 부담스러운 축에 속해서 고민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조금 저렴하게 표를 구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아서 기쁜 마음으로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각설하고 곧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코믹소란극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서툰 사람들>은 무척 잘 만든 연극입니다. '소란극'이라고 스스로 정의하고 있습니다만, 이런 '소동'이 주가 되는 연극은 자칫 그 짜임새가 무척 엉성하게 마무리 될 공산이 큽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깔끔하게 매듭짓는 것이 연극 완성도의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수 있는데요. <서툰 사람들>은 이를 효과적으로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잠시 다른 이야기를 해볼게요. 지난 <쥐덫>에서 예고한 바 있는 이야기인데요. 이렇게 사건과 사건이 중첩되면서 기묘한 서사(?)를 만드는 공연 중 유명한 것을 꼽자면 '레이쿠니'의 연극을 꼽을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라이어>, <대디>, <룸넘버13>, <프렌즈> 등이 있지요.

· 관련 포스트 및 링크
- 연극, <대디> - 정신없이 웃을 수 있는 연극.
- 연극, <룸넘버 13> - 전형적인 레이쿠니의 연극

  '라이어'의 성공으로 대학로에는 바야흐로 이러한 류의 연극이 황금기를 맞기 시작합니다. 상대적으로 연극을 자주 접하기 힘든 대중에게 이러한 연극은 무척 안전한 선택지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연극이 성공하면서 그 짜임새를 카피한 엉성한 소동극, 혹은 하나의 큰 줄기(전작 혹은 성공한 다른 작품)를 바탕으로 조금씩 어레인지한 연극들이 '범람'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를 시리즈물로 기획하여 관객들을 낚기 시작했지요.

  이런 연극들은 애초에 제 취향도 아니지만, 짜임새 엉망의 연극을 몇 편 보고 난 이후 이런 연극은 가급적 쳐다보지도 않았었는데요. <서툰 사람들>의 경우 이러한 우려를 한 번에 날려준 작품이었습니다. 사실 네임 밸류로도 한 몫을 하긴 했지만요.

  연극의 구성은 단순합니다. 어느 중학교 영어교사의 집에 도둑이 들어오는데요. 조용히 일이 끝났으면 좋으련만 아쉽게도 그럴 수 없는 것이죠(!) 예상치 못한 상황이 들이 닥치며 이들의 이야기는 조금씩 꼬여만 갑니다.

화려해진 캐스팅
  <서툰 사람들>은 '화려해진' 캐스팅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네, 화려한 캐스팅이 아니라 화려해진 캐스팅이요. 그 원인으로는 케이블 방송인 tvN에서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SNL Korea의 힘이 큽니다. 전 이 이슈가 있기 전에 이미 보고 왔던지라 뒤늦게 '아!'하고 깨달았는데요. SNL Korea의 인기스타인 김민교, 김슬기 씨가 각각 도둑과 여선생 역할로 등장합니다.


  SNL Korea 방송을 보신 분이면 아시겠지만 연기를 참 잘합니다. 제 경우, 연극을 볼 당시에 SNL에 대한 걸 모르는 상태였기 때문에 연극을 보면서 배우들이 능청스럽게 연기를 잘 한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소동'이 주가 되는 연극의 큰 요소가 어떠한 예기치 못한 사건에 대한 인물의 반응이기 때문에 연극의 캐릭터성은 무척 중요한 요소인데요. <서툰 사람들>의 배우들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능청스런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전 특히 도둑역을 맡았던 김민교 씨가 인상 깊었습니다.

서툶에 대하여
  연극의 제목인 '서툰 사람들'처럼 여기 등장하는 모든 인물은 완벽하다(?!)고 하기에 어딘가 많이 서툰 모습을 보여줍니다.

  혼자 살면서 문단속도 제대로 못하고, 돈 없음을 도둑에게 사과하며, 사랑으로 학생을 대하지만 정작 사랑에 서툰 여교사나 완벽한 한탕을 한다고 하지만 내심 일요일 날 은행이 열지 않음을 걱정해 돈의 일부를 놓고 가는 서툰 도둑. 라이터를 잃어 먹은 채로 분신 자살 협박을 하는 외로운 기러기 아빠 등등… 제목처럼 이 연극은 서툰 사람들이 서툴게 그려내는 이야기입니다.

  서툴다는 '익숙하거나 능숙하지 못하다', '어색하고 서먹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현대 사회에서는 부정적 가치를 지닌 말이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인간적인 느낌이 드는 것이 아닐까요? 우리는 어리숙하고 일면 우스꽝스러운 이들을 결코 미워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 모습은 우리 속에 있는 서툰 우리의 모습이니까요.

  110분이란 시간동안 서툰 사람들의 서툰 몸짓에 웃으면서도 한편으로 인간적인 모습을 보고 가슴 한 켠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급은 애교섞인 결말을 박수로 응원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좋은 짜임새와 호연이 어우러진 연극이었습니다. 아마 올해도 다시 상연될 예정이니 그때 꼭 관람해보시길 바래요.

· 관련 포스트 및 링크
- 연극, '쥐덫' - 정극의 신선함
- 연극, <대디> - 정신없이 웃을 수 있는 연극.
- 연극, <룸넘버 13> - 전형적인 레이쿠니의 연극
- 연극, <두근두근> - 즐거운 논버벌!
- 연극, <골 때리는 그녀> - 원판 불변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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