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bby/여행(Journey)

먹거리로 산화한 전주여행 (6) - Final! 피순대!

레이니아 2014. 9. 3. 06:30

  전주여행 포스트의 마지막입니다. 마지막으로 조점례 남문 피순대를 들러 맛있게 피순대를 먹고 온 후기가 되겠습니다. 그리고 여행 소감을 짧게 정리해보았습니다. 마지막까지 함께하시죠!


  레이니아입니다. 드디어 당일치기 전주여행의 마지막 포스트입니다. 하루 다녀온 걸로 글을 여섯 편이나 썼네요. 뒤늦게 드는 생각이지만 혹시 너무 지루하시진 않으셨을까 모르겠네요. 지루하셨다면 제가 다 글을 못 쓰는 거겠죠… 죄송합니다. T_T

  아무튼, 마지막으로 불태운 전주여행. 끝까지 지켜봐 주세요. 시작합니다.



풍남문과 조점례 남문 피순대

  지난 포스트에서 소개해드렸던 전동성당을 다시 한 번 둘러보고 한옥마을을 완전히 빠져나왔습니다. 목표로 삼은 곳은 남부 시장인데요. 로터리 길을 따라서 들어가면 남부 시장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더불어 풍남문도 볼 수 있습니다.)


  처음 전주 왔을 때가 기억나네요. 그때는 풍남문도 공사 중이어서 제대로 못 봤던 슬픈 기억이 있습니다… 남부 시장으로 들어가면 또 곳곳에 숨은 맛집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제가 가려는 곳은 두어 번 오고 가며 맛있게 먹었던 조점례 남문 피순대 집입니다.

  그런데 사람이 이렇게 많을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여기도 장사진이더라고요. 이렇게 줄이 길 줄 몰라서 당황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왔을 때 단 한 번도 줄 서서 먹어본 기억이 없어서요…


  그래도 오래 지나지 않아 자리가 나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일행은 이미 과식으로 황폐해진 상태라 간단하게 피순대(중), 순대 국밥을 주문했습니다. 요걸 먹으면 소주 혹은 막걸리 생각이 절로 나지만… 저는 오늘 일행의 가이드니까요. 꾹 참고 음식을 기다렸습니다.


  다양한 찬이 나오고요. 부추를 비롯한 밑반찬도 입에 맞았습니다. 머지않아 순대 국밥과 피순대가 나왔습니다. 순대 국밥은 6,000원, 피순대는(대/소) 각각 15,000/10,000원입니다.

(순대 국밥)

  다대기를 넣지 않아도 어느 정도 빨간 국물의 순대 국밥입니다. 밥은 별도로 나오고요. 별다른 양념을 보충하지 않아도 매우 맛있습니다. 일반 순대와 피순대 모두가 들어있는 것도 특징이고요.


  이렇게 밥도 투하하고 부추를 팍팍 올려서 먹는 맛이죠. 건더기도 실하고 무척 맛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또 침이 나오네요.


  그리고 피순대입니다. 다진고기나 채소 그리고 돼지피가 들어가는 순대인데요. 당면이 들어간 순대처럼 탱글탱글한 맛은 없지만 깊은 맛과 부드러운 식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피’가 들어가서 걱정하던 일행도 먹어보더니 완전히 반한 맛이라고 극찬을 하더라고요. 저도 전주 가서 늘 맛있게 먹었던 음식으로 피순대를 꼽습니다.

  사이다만 마셔야 하는 사실이 참 슬펐어요… 그리고 원래 모든 메뉴 포장 주문이 가능한데, 피순대를 주문하려고 했더니 가게에 나갈 물건도 없다고 포장이 안된다고 하더라고요. 피순대가 아니면 의미가 없는데… 그냥 손 털고 나왔지만 정말 속상했습니다. 여름이라서 미리 주문해놓고 들고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이럴 줄 알았으면 제일 큰 사이즈로 시켜서 먹을 걸 그랬어요… 이번 전주여행에서 가장 아쉬운 순간이었습니다.

전주에서 광명역으로


  원래 도착하자마자 찍어야 하는 전주역인데, 비 때문에 집에 갈 때나 찍게 되네요. 집에 갈 때가 되었더니 정말 비가 완전하게 그쳐서 또 한 번 속상했습니다. 이놈의 날씨 운이 돕질 않네요. 기차 시간 20여 분 전에 도착하여 근처 편의점에서 음료수도 나눠마시면서 여행 후기를 간단하게 나눴습니다.



  후기라고 해봤자 먹는 걸로 시작해서 먹는 걸로 끝난, 그야말로 먹부림으로 산화한 여행이라는 게 고작이었지만요. 사실 일행의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아서 이때부터 살짝 걱정하고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기차가 출발하자마자 체한 것 같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덕분에 사색이 되어 소화제나 활명수 구하려고 백 방을 쫓아다녔네요.

  다행히 친절한 KTX 승무원께서 약을 구해주셨고 일행의 상태도 생각만큼 심하지 않아서 가벼운 헤프닝으로 끝나고 다시 광명역으로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광명역에 도착하여 뒤풀이…를 할 새도 없이 막차시간이 쫓아와서 서둘러 해산하면서 이날의 여행은 마칠 수 있었습니다.



  하루 일정에 차 시간도 어느 정도 제약이 있어서 생각했던 것만큼 다양한 곳을 둘러보지 못한 여행이었습니다. 대신 먹기는 신 나게 먹었지만요. 하지만 가맥집이나 막걸릿집 같은 곳은 시간이나 거리의 문제로 가보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저는 예전에 전주를 2박 3일로 묵었었는데요. 전주가 매우 익숙해진 지금 생각해보면 1박 2일 정도면 두루두루 맛있는 거 먹고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구경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익숙하지 않다면 2박 3일 일정도로 천천히 둘러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전주 여행을 하면서 느낀 건 전주가 지나치게 상업화의 길로 흐르고 있지 않나 하는 노파심이었습니다. 최근에 본 인터넷 기사에서도 슬로시티 재심사를 앞두고 전주의 상업화를 우려했었는데요. 다음에 제가 방문할 전주는 이보다 더 망가지지 않은 모습의 전주이길 바랍니다.

  지팡이 아이스크림을 물고 돌아다니는 모습은 인사동에서도 신물 나게 봤는데, 이걸 전주가 원조라는 식으로 파는 걸 보면… 그저 답답합니다.

  아무튼, 제게는 아쉬움으로 남은 전주여행 포스트는 이쯤에서 마무리하겠습니다. 보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레이니아였습니다.:)

  덧. 고민 좀 더 해보고 이제 밀린 여행기를 차곡차곡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