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마리아마리아> - 용두사미의 구성
글 작성자: 레이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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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조아 뮤지컬컴퍼니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포스트입니다.
연극을 보는 제 주관적인 해석과 연극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소냐의 마리아 마리아
박상우 연출, 2010
6월 2일, 선거날 뮤지컬 <마리아마리아>의 초대권을 받아서 관람을 했습니다. 이 글을 빌어서 귀한 표를 증정해주신 마리아님께 감사드립니다:)
(물론 선거는 했습니다!)
가볍게 선거인증도 마쳤구요...
뮤지컬은 을지로 3가 역 근처 명보아트홀에서 열렸습니다. 초행길이라 걱정했었는데 쉬이 갈 수 있었던 것 같네요.
(을지로 3가는 처음와봤어요!)
역시 동행인은 영혼의 동반자 쿠린님과 함께 이동했습니다. 공연시작 시간은 6시 30분이었는데 제가 도착한 시간은 4시 45분경이었어요. 쿠린님과 만나기로 했던 연유로 근처를 배회하며 저녁을 뭐로 먹을지 고민하고 명보아트홀도 한번 들렸다 오고 기웃기웃거리다가 쿠린님과 합류, 저녁먹고 어쩌다 보니 발권은 6시 15분되어서 발권했네요. 일찍온 순서대로 앞자리였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만사제쳐두고 일찍 갈 것을 그랬어요.
아, 40여분 헤매어 결국 먹은 저녁은
(또 오세요...)
아트홀 1층에 있는 KFC에서 치킨이랑 에그타르트 먹었어요...(...) 지하 3층에서 하는 공연, 발권받으면서 마리아님이 계셨는데 알아뵙지 못하는 멍청한 짓(?)을 저지르기도 하고 (프로필사진에도 떡하니 나와있는 얼굴을 왜 못알아봤는지.. '안면인식 장애라도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죄송해요.)
그럼 부담감을 팍팍 주셨던 마리아님 기대에 호응하기를 바라며.. 연극평을 남겨보겠습니다.
노래의 차이
이렇게 차이가 나는 무대규모는 배우가 노래를 부를 때, 울림의 정도로 어마어마한 차이가 났다. <싱글즈>가 마치 처음에 립싱크를 하는 것으로 오해를 할 정도였다면, <마리아마리아>는 객선 전체가 울리는 듯한 노래소리의 공명을 온몸으로 체감할 수 있었다. 또한 <싱글즈>에 비해서 많은 부분이 노래로 구성되어있다는 점에서 두 뮤지컬을 비교했을 때, 차이는 극명해졌다.
연극 외적인 특징
또한 우측에 커다란 십자가는 나무 재질로 알고 있었는데, 나무 재질과 유사하게 꾸며놓고 안에 등을 설치하여 상황에 따라서 불을 켜서 십자가가 빛나는 효과를 내도록 하였다. 그리고 계단 뒤에 공간도 있어서 그 안에서 무언가 모의를 하는 모습을 연출한 효과도 기억에 남는 무대적 효과였다.
배경이 붉은 톤으로 그려져 있고 무대가 전체적으로 황토색에 가까운 톤으로 통일되어 있었던 점은 이러한 이야기를 하던 영화에서 주로 봐왔던 이미지와 유사한 느낌을 받았다. 해질녘 중동의 느낌이라고 할 수 있을까? 나무기둥들이 얼기설기 붙어있었는데 이는 십자가를 은폐하려는 의도로도 보일 수 있겠고 한편으론 원근감에 혼란을 주어 무대가 훨씬 더 복잡해보이고 깊이감이 있어보이게 하는 것 같았다.
조명은 매우 다양한 톤의 조명이 골고루 사용되었다. 1부에선 언덕뒷편에서 붉은 조명이 쏘아져 나와 마치 지옥불이 연상되었던 장면이 있었다. 마침 그 장면이 감정이 뿜어져 나오는 대목이라 많이 인상깊었다. 뿐만 아니라, 기도를 하는 장면에선 벽면의 노란 전구들과 십자가가 빛나고 언덕 밑에서 노란 빛이 쏘아 올려진 적도 있었다. 배우의 동선에 맞춰 조명이 따라 움직이며 스포트라이트를 쏘는 것도 매우 효과적이었던 것 같다.
또한 연극 내내 암전의 횟수가 극히 적었던 것도 인상적이었다. 1부에서는 단 한번의 암전도 없었으며 2부 들어서 극 내용 상 완전히 배경이 바뀔 때만 두어차례 암전을 했다. 이는 여태까지 연극을 봐오면서 가장 적은 횟수의 암전이었다. 사실 연극을 보면서 암전이 잦거나 그러면 집중력이 상당히 떨어지는 편이었는데 그러지 않고 바로바로 진행되어 좋았다. 물론 배우들 입장에서 본다면 조금 힘든일일 수도 있겠지만..
인상깊은 노래와 연기
연기에 있어서 주연배우로 나왔던 소냐. 우선 그녀의 가창력은 매우 뛰어났다고 생각한다. 1부와 2부에서 각각 전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데 개인적으로는 1부 때의 노래가 훨씬 시원시원하고 감정이 직설적으로 표출되어서 마음에 들었다. 연기도 비교적 요부의 이미지와 예수에게 물드는 마리아의 모습을 잘 살렸다고 생각이 든다. 다만, 1부의 요부의 이미지에서 조금 오버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어색한 느낌이 든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조연들의 연기와 노래는 아쉬운 편이었다. 특히 남성들은 목소리가 많이 뭉게져 들려 대사전달력이 많이 떨어졌다. 주연과 너무 대조적으로 전달력과 호소력이 떨어져서 많이 아쉬웠는데, 개인적으로는 안티바스 장군역을 맡은 배우의 소리가 도드라지게 안들렸다.
대사제장이 더블캐스팅이 되어있었는데, 개인적으로 이게 더블캐스팅이 될 정도로 비중있는 역할인지 의심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바리새인 보다 비중감이 떨어지는 것 같던데...
구성의 아쉬운 점
1부와 2부에서 마리아의 옷 복장이 달라진 것은 그녀의 마음가짐이 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요부일때의 이미지와 회개한 이후의 이미지가 명백하게 흑과 백으로 나뉘어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2역 이상씩을 소화하지 못하는 조연을 제외하고는 딱히 특징지어진 옷을 입고 있지는 않았지만 상황에 맞게 어깨장식을 하면 로마의 장군으로, 두건을 쓰면 군중으로 변하는 등 상징물을 이용하여 배역을 소화해 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여기 등장하는 마리아는 개과천선을 하는 입체적 인물이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2부의 성격보다 1부의 성격이 훨씬 특색있고 매력적이라서 후반부에 들어서 관객이 배역에 몰입하는 감정이 조금 떨어졌다.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1부에서는 예수의 비중이 더 강해서 전반적으로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결국, 상대적으로 매력적이지 못한 마리아가 등장했을 때 비로소 마리아가 극의 중심으로 나온다는 점이다. 이 것은 배우 연기의 한계인지 극 구성 자체의 문제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무척 아쉬운 부분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바리새인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바리새인은 실제로는 예수를 두려워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예수를 죽여야 한다는 당위성을 찾는 비뚤어진 인물이다. 또한 앞뒤가 맞지 않는 정당화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신념을 신에게 보살펴 달라는 못된 인물이다. 비록, 평면적 인물로 그치고 말았지만 얼마든지 입체적 인물로 변모할 수 있는 인물이었고 약한 인간의 모습을 보이면서 맹목적으로 보이는 듯한 모습이 매력적으로 보였다.
<마리아마리아>가 기존 성경의 이야기와 차이를 보이는 것은 성경은 거시적으로 한 영웅의 일대기를 다루는 느낌이라면, <마리아마리아>는 미시적으로 한 개인, 개인의 인간적인 고뇌와 상처, 그리고 그 상처의 치유를 다루는 느낌이라고 보았다. 마리아는 막달라에 있을 때 상처를 받고 죄지음을 당하여 창녀로서의 삶을 이어나가며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완성을 꿈꾼다.
즉, 로마로 가는 것을 꿈꾸며 살다가 예수를 만나고 그에게 감화를 받고 자의든 타의든 그에게 의탁하기로 결정하며 다시 어릴 적의 순수함을 되찾게 된다. 그리고 결국 그녀 가슴에 새겨진 상처를 치유하고 영혼적이고 정신적인 완성을 꿈꾸게 되는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예수는 아버지(하나님)가 정해준 길을 깨닫고 다른 이에게 말은 않지만 고뇌하고 갈등한다. 이 모습이 좀더 많이 등장했으면 좋았을텐데 초점이 마리아에게 맞춰져 있었기 때문에 고뇌하고 갈등하는 장면이 많이 등장하지 않아서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구성의 특이점 중 하나였던 부분은 마리아의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이었다. 괴한으로 등장하는 조연들은 머리위에 탈을 얹고 나온다. 또한 마리아나 마리아의 엄마도 실제 인물이 아니라 인물이 조정하는 인형으로 등장하는데, 잠깐 현대무용을 보는 느낌이 들었고 인형이 나왔지만 인형에게 쉬이 동화되어 감정이입을 할 수 있었다.
여기에 마리아 역의 소냐가 아이 목소리도 잘 내어서 약간은 오글오글 했지만 큰 무리없이 볼 수는 있었다. 무척 흥미로운 시도임에는 틀림없으나 그럼에도 전체적인 극과는 동떨어진 느낌이 든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마지막부분에 모든 장면을 마리아의 독백으로 처리한다는 점은 정말 너무도 아쉬운 부분이었다. 마리아에게 중심인물로서의 역할을 다 하게 하려는 의도인지 잘 알 수는 없었지만 극에 전혀 몰입이 안되고 마무리가 어떻게 끝나는지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극의 구성중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부분이었다.
용두사미로 끝나서 아쉬웠던 연극
노래가 잘 받쳐주었지만, 극의 구성상 인물의 매력적인 모습을 담아내지 못하여 무척 아쉬웠다는 기억이 길게 남을 연극이었다.
연극을 보고 잠깐 인사들을 나누고 헤어져 집에 돌아왔습니다. 오랜만에 뵈었던 분, 새로 뵌 분 모두모두 반가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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