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유토피아> - 고전읽기의 즐거움
글 작성자: 레이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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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제 주관적인 해석과 책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내가 충동구매를 하는 것 중에서 무엇이 많냐고 물으면 단연 책이 압도적 1순위다. 혹자는 그래도 책이면 양호하다고 말할지 모르나[각주:2], 요즘은 책값도 만만찮은게 현실. 왜 책 이야기를 하기 전에 이 이야기를 하느냐... 결국 대표적인 지름의 산물이 이 '펭귄 클래식'이다. 소셜커머스에서 10권들이 세트를 구매. 문제는 이렇게 있다간 전권을 모으기 시작할 것 같다는 것이다.
교유명사화된 책
그러나 이게 실제로 책을 읽어보고 나서 하는 말일까? 점점 심층된 질문이 나올 수록 전의 즉답은 그 기세를 잃기가 쉽상이다. 그렇다. 우리는 어깨너머로 본 고전이 너무나 많다. 책을 직접 읽지 않고 다른 형태를 통해서 수용한다. 여기서 문제는 그것으로 이 책을 모두 읽은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타령은 이만하고 책 내용을 직접 보자.
생각외로 책은 얇다. 펭귄클래식에는 꼭 서문이 포함되어있는데, 유토피아의 경우 그 서문이 상당량을 차지하고 있어 실제 내용으로 본다면 그다지 많다고 여겨지지 않는다. 토마스 모어의 '소책자'라는 표현이 가장 이 책의 분량을 잘 표현하고 있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 짧은 소책자의 어떠한 부분이 이 책을 하나의 고유명사화 시켰는가?
이상향
하지만 지금의 입장에서도 <유토피아>에 등장하는 '유토피아'가 이상향일 수 있을까? 대답은 단연컨데 '아니오'다. 이들이 말하는 이상향은 결국 그 당시에 어느 사람이 꿈꾸는 하나의 세계일 뿐이다. 일례로 유토피아의 국민은 여행을 갈 때, 신고를 하고 움직여야한다. 나는 이것을 보고 북한생각이 퍼뜩 들었다.
또한, 모든 사람이 한가지 스타일의 옷을 좋아하고 치장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니. 나 역시 스타일과는 담을 쌓은 인간이지만 스타일은 어찌보면 자기 개성표현의 욕구이다. 토마스 모어는 이상향을 빌려 이 욕구를 잔인하게 거세해버리고 만다. 여기 등장하는 사람들은 과연 행복한가? 이들이 믿는 행복자체가 거짓된 행복이 아닌가?
더불어 서문에서 '유토피아'라는 존재는 긍정적인 이상향의 상징이 아니라 타락한 유럽 사회에 대한 '부정적 공격'이라고 서술하였는데, 그 표현이 꼭 옳은 것 같다. 유토피아는 그 당시 사람에게도 영원한 이상향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물론, 내가 그 당시의 사람이 되지는 못했지만...
고전읽기의 즐거움
나 역시 <유토피아>를 읽기 전에는 단순히 '이상향' 그리고 '토마스 모어의 책'이라고는 주워넘겼겠지만, 이 책이 정확하게 어떤 내용인지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만약 대답을 요구받았다면 모른다고 하거나 남에게서 주워온 지식을 다시 주워넘기며 그럴싸하게 포장하고 있지는 않았을까?
아무튼 내 오류를 지적해 주기도 하였고 내용 역시 깊게 생각해볼 여지를 남겨주었다는 점, 그리고 고전읽기의 즐거움을 깨우쳐 주었다는 점에서<유토피아>는 무척 훌륭한 독서였다. 물론, 앞으로 남은 책은 언제 읽을까... 하는 걱정은 제쳐두고서라도 말이다.
· 관련 포스트 및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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