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알투비:리턴투베이스> - 이걸 어디서부터 이야기 해야하나...

영화를 보는 제 주관적인 해석과 영화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알투비:리턴투베이스
김동원 감독, 정지훈, 유준상, 신세경 외 주연, 2012

  무료 예매권의 힘으로 보게 된 R2B(Return to Base)입니다.

---

화려한 CG

  우선 영화에서 도드라지는 특징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알투비:리턴투베이스>(이하 알투비)에서 단연 도드라지는 특징을 짚어보라면 화려한 CG를 꼽을 수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항공 전문 촬영팀인 '울프에어' 촬영팀과 함께 촬영을 진행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비행 장면은 매우 박진감 넘칩니다. 공중을 무대로 펼쳐지는 장면은 손에 땀을 쥐게 하죠.

(항공 촬영)

  영화의 장점은 여기^[각주:1]까지입니다... 그럼 이제 단점을 살펴볼 차례인데요. 전 이걸 어디서부터 이야기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떠오르는대로 주억거려볼께요...

모호한 구성, 모호한 주제

  <알투비>가 갖는 가장 큰 문제는 구성이 엉망이라는 점입니다. 구성이 엉망이다보니 자연스럽게 영화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도 알 수 없게 되는데요. 일단, 구성부터 이야기를 해볼게요.

  <알투비>의 구성은 어디가 아쉽다, 어디가 괜찮다라고 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엉망입니다. 분량을 애초에 너무 길게 잡았다가 급하게 잘라낸 것처럼 전체적으로 이가 빠진 느낌입니다. 가령 인물들끼리 심각한 배경을 공유하는 것처럼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보여준다고 합시다. 공유한다는 건 알겠는데, 이걸 관객들에게 안 알려주려고 해요.

  이철희(유준상)의 경우, 짐작해보건데 비행 중 사고로 동료를 식물인간으로 만들고 여기에 대한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트라우마가 지금의 성격을 만들었고, 새로 편입한 정태훈(정지훈)을 별로 좋아하지 않게 한 것 같아요. 이 결론을 가져오기까지 짐작할 수 있는 상황이 무척 단편적입니다. 그래서 관객은 캐릭터에 감정을 이입할 수가 없어요.

(과거(?!)가 있는 이철희)

  그런 상황 속에서 이 캐릭터를 통해서 감동이나 다른 감정 코드를 뽑아내려고 하니 '어쩌라고?' 소리가 나오는 것이죠. 또, '사연없는 사람없다.'지만, 유세영(신세경)이고 정태훈이고, 박대서(김성수)고 지석현(이종석)이고... 등장하는 인물마다 자꾸 사연이 거론되니 답답합니다. 그렇다고 사연을 친절하게 알려줄 것도 아니면서 말이죠.

  또한 주적(?)이라고 할 만한 적은 영화 내내 깨작거리고 폼만 잡다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지 20분을 못 넘기고 멋지게(?) 퇴장합니다. 영화의 감초로 나온 김병장(백봉기)가 훨씬, 훠-얼-씬! 비중있을 겁니다. 적과 전투라 할 것도 거의 없고(유일무이한 게 앞서 장점이었던 CG활용 씬) 연애가 개중 비율이 높긴한데 이것도 뜨뜻미지근해요.

  그야말로 로맨스 + 영웅 + 애국 코드가 뒤섞여 내 맛도 네 맛도 아닌 것. 이게 <알투비>입니다.

연기

  게다가 연기마저 못해요! 애초에 구성이 캐릭터를 받쳐주지 않아서 뭘해도 어색하기 쉽지만, 그리고 저 개인이 영화에 대한 호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로 평가해서겠지만 연기마저 어색합니다.

  정지훈은 씨네21의 이동진 기자님의 "아마도 올해 가장 짜증나는 한국영화 주인공 캐릭터일 듯"이라는 평을 빌리겠습니다. 적극 공감한 평이었어요. 이하나의 연기는 자기에게 안 맞는 옷을 입은 느낌이었습니다. 신세경은 뭐... 할 말이 없네요. 영화에 왜 나온거죠?

(설마 이 한 장면을 위해선 아닐테고...)

  애초에 인물이 너무 과하게 등장한 느낌입니다. 여기에 어설픈 구성(그리고 편집)이 맞물리니 인물들이 자기 혼자 장기자랑을 하다가 끝나는 느낌이에요. 영화에 사족이 너무 많습니다.

멀고 먼 길을 돌아서...

  그러니까 결국 'CG빼고 제대로 된 게 없는 영화입니다.'라는 말씀을 드리기 위해서 멀고 먼 길을 돌아왔습니다. 군사적 문제만 나오면 한-미 작전사령부에서 작전권가지고 아웅다웅하는 거... 이젠 지겹습니다. 진짜 무슨 음모가 도사리고 있는 건 아닐까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니까요.

  예고편이 본 편보다 재미있으므로 아까운 시간 낭비하지 마시고 다른 재미있는 영화 보시길 바라겠습니다. 궁금하면 예고편을 보시고요... 시간과 돈 낭비는 저로 족하다고 생각합니다.

+
  이 영화의 네이버 평점 8점대를 유지하고 있는 게, 영화보다 훨씬 흥미로운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관련 포스트 및 링크

- 영화, <도둑들> - 오션스 일레븐에서 범죄의 재구성으로...
- 영화, <스텝업4:레볼루션> - 기승댄스!
-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 - 시리즈의 완성
- 영화, <하울링> - 많은 것이 생략된
- 영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 복잡하고 정신없다.

1. 사실 CG도 연출이 엉망이라 단점으로 꼽을만 합니다만, 영화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로 남겨둡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