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 - 주제로 가는 험난한 여정
글 작성자: 레이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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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는 제 주관적인 해석과 영화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클라우드 아틀라스
앤디, 라나 워쇼스키, 톰 티크베어 감독
톰 행크스, 할리 베리, 배두나, 짐 스테거스, 벤 위쇼, 휴고 위빙 외 출연, 2013
앤디, 라나 워쇼스키, 톰 티크베어 감독
톰 행크스, 할리 베리, 배두나, 짐 스테거스, 벤 위쇼, 휴고 위빙 외 출연, 2013
레이니아입니다. 무척 오랜만의 영화포스트네요. 오늘은 의견이 분분한 영화 중 하나죠. <클라우드 아틀라스>에 대해서 살펴볼까 합니다. 워쇼스키… 남매의 영화는 <매트릭스>나 <브이 포 벤테타>가 유명하죠. 그 외엔 한국 배우를 자주 불러서 유명하기도 하구요.
이 영화는 개봉 전부터 의견이 분분한 영화였습니다. 미국에서는 2012년 최악의 영화로 선정되기도 하였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이 영화를 제가 보게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치 못했습니다. <클라우드 아틀라스> 예매권을 획득하신 지인분과 이야기하기 전까지는요…
그래서 무려 개봉날 보게 된 <클라우드 아틀라스>! 영화관에서 오래 앉아있는 걸 잘 못하는 저로서는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런타임 172분은 고역이었는데요… 아무튼 그 172분을 꼼짝 않고 앉아서 본 후기를 짤막하게 남겨보도록 하겠습니다.
배우의 분장
영화 크레딧이 올라가면서 자막에서 스스로 분장 ‘쇼’라고 밝혔듯. 이들이 분장하는 쇼를 감상하면서 ‘아 그 때 그 역할이 이 배우였구나!’하면서 복기하는 과정은 꽤 재미있는 일이었습니다. 몇몇 특징있는 배우의 분한 모습은 대체로 찾을 수 있었는데도, 스쳐가는 역으로 나오거나 전혀 엉뚱하게 등장하는 경우가 있어서 신선하더라구요.
영화 홈페이지에도, 다른 곳에서도 잘 나오기 때문에 제가 굳이 찾아서 적어두진 않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휴 그랜트의 코나족 족장 역과 할리 베리의 야매 의사(?!)가 무척 인상깊었어요.
(아아... 휴 그랜트...)
주제로 가는 길
사실 저는 지금도 이 영화의 주제가 정확하게 무엇인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흔히들 많이 짚어주시는 부분이 ‘윤회’와 ‘자유 의지’에 대한 부분인데요. 이 부분을 못찾아서 주제가 무엇인지 이해를 할 수 없다는 게 아닙니다.
분명히 영화 전반에서 자유 의지, 그리고 윤회는 직접적으로도 언급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영화 전체를 관통할 수 있는 주제는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두 가지 정도의 원인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첫째, 주제에 비해서 하고 싶은 다른 이야기가 너무 많았다. 둘째, 감독이 주제의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헤맸다.
우선 첫 번째부터 이야기를 해보죠. 우선 감독이나 작가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너무 많은 경우입니다. 3시간에 가까운 런타임, 6가지의 서사를 쭉 펼쳐놓으면서 각 서사마다 담고 싶고,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너무 많았던 겁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도 해야 하고, 저 이야기도 해야 하다보니 구성이 산만해지는 것이죠. 더 큰 문제는 모든 이야기를 주제와 연관짓고 싶었다는 겁니다.
닭과 닭꼬치
닭꼬치에는 닭고기, 파 정도가 꽂히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닭꼬치를 만드는 주인이 자신은 ‘남들과 차별화된 맛’의 닭꼬치를 만들고 싶었던 거에요. 그래서 닭꼬치에 닭 뿐만 아니라 감자도 꽂아보고 떡도 꽂아보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꼬치로 이 재료 저재료를 꽂았다가 뺐다가를 반복하다보면 꼬치 끝이 점점 무뎌지게 됩니다. 그러면 재료에 꼬치를 꽂아 넣을 때, 재료를 뭉게면서 꼬치를 꽂게 되거나 잘 꽂지 못하겠죠. 그래서 결과는 처참한 모양의 닭꼬치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같은 예를 들어보죠. 이번엔 닭꼬치를 만들 때 어떠한 꼬치를 써야 하는지 정확하게 모르는 겁니다. 길이는 어느 정도가 되어야 하는지, 얼마나 뾰족하게 해놔야 재료를 꽂을 수 있는지 잘 모르는 겁니다. 그리고 닭의 살결이 어떤지 몰라서 어떤식으로 꽂아야 할지 모르구요. 이 결과도 당연히 처참한 모양의 닭꼬치가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죠.
주제로 가는 길 2
영화를 멍하게 보고 나오면 중요한 느낌이 들지만 핵심 없는 이야기를 무척 현란하게 포장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무척 이해하기 어려운 문장이죠? 이 문장이 <클라우드 아틀라스>에요…(…)
주제가 설령 있다고 하더라도 감독이 이를 제대로 이해한 것인지 의문입니다. 윤회니 카르마니… 같은 개념에 정확한 정의가 어디있고, 따라서 이해하고 이해하지 않았고가 있냐는 의견은 차치하더라도 감독이 이해하고 있는 이 개념은 너무 표면에서 겉도는 느낌입니다.
마치 만화 <나루토>보고 일본의 닌자가 무엇인지 알았다는 것 같은 느낌인 것이죠. <원피스>의 해적이나… 뭐 예는 아무래도 좋습니다. 서울(Seoul)의 발음이 소울(Soul)과 비슷해서 서울을 배경으로 삼았다든지… 이러한 일련의 이야기가 서구인의 오리엔탈리즘을 드러내는 것 같아서 거북함을 느꼈습니다.
총평
우선 감독이 주제에 대해서 명확한 이해를 하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영화 내에 주제가 직접 언급은 되지만 핵심은 이것이다라고 압축할 수가 없습니다. 그냥 형체를 이루지 못한 주제가 영화 전반에 안개처럼 떠다닐 뿐입니다.
여기에 너무 있어보이는 포장을 했습니다. 마치 ‘이 영화에는 너희들이 쉽게 알 수 없는 무척 심오한 주제가 있어’라고 외치는 것 같은 포장입니다. 그래서 영화는 관객을 출구도 없는 안개낀 미로 속에서 “우와! 여기 ‘너무’ 분위기 좋다!”라고 외치며 빙빙 돌게 만듭니다.
그래서 전 별로였어요.
글을 마무리짓기 전에 몇 가지 도망칠 구멍을 만들어 놓자면, 이 영화를 통해서 철학적인 사색을 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그 철학적인 사색은 단순히 영화가 트리거를 제공한 것이지 영화가 철학적인 분석을 요하는 것은 아니리라 생각합니다. 트리거를 당겨 주는 데서 의의를 찾으셨다면 전 할 말이 없어요… 좋은 영화 보신 거죠 뭐…
워쇼스키 남매의 영화를 비슷한 이유로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아, <브이 포 벤테타>는 제외하구요. 휴고 위빙이 멋있게 나오거든요… 가면도 갖고 싶구요…(응?)
뭐, 이쯤에서 172분 동안 사투기(?!)는 마무리짓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영화가 너무 두루뭉실하니까 제 글도 따라서 두루뭉실해지는 것 같아서 쓰면서 무척 기분 나쁜 글이었어요^^; 레이니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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