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폴드 FC660C 호환 ESC 키캡 - 통장을 망하게 하는 첫걸음
여기, ESC 키가 있습니다.
이리보고,
저리 봐도 빨간색 ESC입니다. 윤기가 흐르는 게 눌러보고 싶게 생겼네요. 이 멋진 ESC. 알고 보면 참 무서운 녀석입니다.
FC660C 호환키캡
지난 포스팅에 보여드렸던, FC660C 키보드를 기억하시나요? 미니 키보드지만 정전용량 무접점 방식을 채택해 뛰어난 키감이 발군인 녀석이었는데요.
사실 이 제품을 고르면서 키캡도 살짝 찾아봤습니다. 예쁜 키캡이 있으면 포인트라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알고 봤더니 FC660C가 키캡계(!?)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더라고요. 바로 하단 키 크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키 배열도 특이할뿐더러 오른쪽 쉬프트키의 크기나 하단 펑션 키 크기 등이 조금씩 맞지 않아 키캡 한 세트로 모든 키를 바꿔줄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키캡 한 세트만 해도 키보드 가격의 절반을 호가하는데, 두 세트를 사야 비로소 완벽하게 교체할 수 있으니. 이러면 결국 키보드를 하나 더 사는 것과 마찬가지인 일이 돼버리는 거죠.
굳이 키캡을 완전 교환하시겠다면 리얼포스의 키캡, 그리고 해피해킹 키보드의 키캡을 교환할 수 있습니다. 하단 주변엔 키 크기가 맞지 않으니 일부 포기하시면 됩니다.
레오폴드 FC660C 키캡 변경하기
그래서 저를 위한 위로 겸(!?) 분노의 충동구매로 빨간색 ESC만 하나 구해왔습니다. 이 작은 플라스틱 키 하나에 4천 원, 배송비까지 6천5백 원이나 썼습니다. 자기만족 때문에요!
이제 와 분노로 결제 버튼을 눌렀던 절 때려주고 싶지만, 진정하고 이왕 이렇게 된 거 키캡이나 바꿔 보도록 하겠습니다.
FC660C를 살 때 함께 받았던 키캡 리무버입니다. 여태까지 쓰던 기계식 키보드는 바디 위에 키가 튀어나와 있는 형태라 손으로도 뺄 수 있을 정도였는데요. FC660C는 바디에 반쯤 묻혀있는 형태라 쉽게 빼기가 어렵더라고요.
이미 갖고 있던 리무버보다는 이번에 받은 게 성능이 좋아서 쓰고 있습니다.
리무 버 사용방법은 간단합니다. 두 개의 다리를 벌려서 키캡 사이로 쑥 집어넣고 잡아줍니다. 그리고 살짝 힘을 줘서 당기면,
이렇게 뽁 하고 올라옵니다.
새 키캡을 자리에 놓고 손으로 꾹 한 번 눌러주면,
아름답게 완성입니다. 포인트가 딱 사네요.
비싼데 만족스러워...
그래서 지금 키배열은 이렇습니다. 완벽하게 순정상태에 빨간색 키캡 하나만 덧붙였는데요. 순정과 다른 호환 키캡은 키감이 미묘하게 다르다고 하는데, ESC키를 생각보다 많이 누르지 않아서인지 큰 차이는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뭔가 억울하게 예쁩니다. 제가 이 키캡을 돈 주고 샀다는 사실에 다들 경악했는데요. 막상 실물을 보고는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시더라고요. 뭔가 쓸데없긴 한데 예쁘긴 예뻐요. 뭔가 얄미운 느낌이 듭니다.
심심했던 키보드에 포인트를 콕 주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묘한 만족감이 듭니다. 결국 이런 건 자기만족이고, 자기만족을 최대한 충족한 지름이었습니다. 이왕이면 ESC 글자도 없는 완벽한 무각이었으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의견도 있더라고요. 저도 동의합니다.
문제는 이렇게 키를 자꾸 보다보니 방향키도 다른 색으로 바꿔주고 싶고, WASD키도 바꿔주고 싶고... 조금씩 불필요한 방향으로 지름신이 왔다갔다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키캡을 취향에 맞게 바꾸는, 이른바 '키캡놀이'는 정말 자기만족이라 계속 취향이 바뀔 때마다 다른 색으로 커스터마이징하고 싶어지는데요. 이 이상 키보드에 돈을 썼다간 정말 제 통장이 남아나지 않을 것 같아서, 이정도로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여러분께서도 주변에 키보드 사고 키캡을 바꿔볼까... 하는 분이 있다면 그분의 앞날을 위해 적극적으로 말려주세요. 저는 여기서 끝내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오늘도 인터넷에서 키캡가격을 기웃거리고 있습니다.
정말 간단히 소개해드렸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레이니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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