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7m3로 담은 야구장의 모습은? 스포츠 경기 사진 담아보기
4월 10일. 그러니까 오늘은 소니의 새로운 풀프레임 미러리스인 a7m3가 정식으로 출시하는 날입니다. 지난 예약판매를 놓친 분께서는 이날만을 기다리고 있으셨을 텐데요. 저는 예약판매에 성공하신 분께 빌붙어(!) 제품을 몇 번 잘 써봤습니다. 현재는 구매를 고민 중이고요.
오늘은 a7m3(a7 III)로 야구장을 다녀와 촬영한 사진을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a7m2로도 야구장을 다녀오고, 올림푸스 E-M5로도 야구장을 다녀온 적이 있는데 말이죠. 각기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를 사진과 함께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어떤 장비로 어떻게 찍었나요?
아, 장비를 먼저 소개해드려야겠네요. 저는 a7m3와 SEL24240(FE 24-240mm F3.5-6.3 OSS) 렌즈를 들고 갔습니다. 나름 가성비의 슈퍼줌렌즈인데요. 조리갯값이 종종 아쉽지만, 귀차니즘이 있는 제게 이만한 렌즈가 또 없더라고요. 잠깐 SEL24105G 렌즈를 테스트 용으로 몇 컷 찍어보긴 했지만, 대부분 사진은 SEL24240으로 촬영했습니다.
RAW파일로 촬영했지만, JPG를 그대로 보여드리는 게 좋겠죠? 이미지는 약간의 트리밍을 빼면, 아무런 수정을 거치지 않고 리사이징만 한 사진입니다. 마이 스타일이나 기타 사전 설정은 크게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아, 개인 취향으로 픽처 프로파일을 PP2로 설정해두고 촬영했습니다. a7m2 때도 해왔던 설정이라 고스란히 옮겨버렸네요.
주로 쓰는 A모드를 활용했으며, 다중 측광, AF는 그때그때 바꿨습니다.(AF-S, AF-C) 인물 촬영 시 Eye-AF를 활용했고, ISO는 Auto. 조리개는 F8로 했다가 어두워지면서 살짝 더 열어줬습니다. 화각을 이리저리 바꾸면서 대부분 F6.3으로 고정됐을 겁니다.
노출 조절 다이얼로 그때그때 노출을 조절했지만, 보정을 염두에 두고 살짝 어둡게 찍은 감은 있습니다. 사실 때 RAW 파일이 1주일이나 더 걸릴 줄은 몰랐거든요.(4월 7일 전후로 a7m3의 RAW 파일도 라이트룸에서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달라진 셔터감
a7m2를 쓰다가 a7m3를 쓰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건 달라진 셔터감입니다. a7m2의 셔터 소리를 굳이 글씨로 표현하자면 '철푸덕-'에 가까웠다면, a7m3는 '찰칵-'하는 경쾌한 느낌으로 바뀌었습니다. 처음엔 '이게 뭐 대단한 거라고....'싶었는데, 사진을 찍다 보니 좋긴 좋네요.
지금 순간을 딱 담는다는 느낌이 든달까요? 사소한 부분이지만, 이 셔터감에 큰 만족감을 느끼시는 분도 분명히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도 써보니까 당장 만족스럽네요.
그리고 시끌시끌한 야구경기에서 통용되는 건 아니지만, 전자식 셔터도 이용해 촬영해봤습니다. C3 버튼에 조용한 촬영(전자식 셔터), C4 버튼에 오디오 신호를 설정했는데요. 가끔 촬영할 때 아무런 소리도 없으면 당황하시는 분이 있어서 손쉽게 켜고 끌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소리를 줄이면 사진 촬영 시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조용한 환경에서 사진을 찍어야 한다면 정말 유용할 것 같습니다. 아직 조용하게 사진을 찍어야 할 일은 발생하지 않았지만요.
전자식 셔터를 쓰면 셔터 수명을 갉아 먹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굳이 신경 쓸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전자식 셔터를 쓰면 간헐적으로 젤로 현상이 생긴다고 하는데, 이번 촬영에선 크게 경험하지 못했네요. 플리커 방지 효과가 꺼지는 건 좀 신경 쓰였습니다.
차원이 다른 AF
AF는 정말 놀랄 정도로 빨라졌습니다. SEL24240이 AF로 신경 쓰일 렌즈는 아니었지만, 확실히 포인트를 딱딱 잡아주는 느낌이 든달까요? 여담으로 저는 AF 느리기로 소문난 SEL50M28도 쓰는데, 이 렌즈로도 AF 속도가 꽤 괜찮아진 느낌입니다.
Eye-AF도 놀라웠습니다. 망원으로 당겨서 치어리더가 그리 크게 나오지 않았음에도 얼굴을 또렷하게 인식하고, 심지어 Eye-AF를 누르면 눈을 잡아내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인물 사진을 잘 안 찍는데, 인물을 주로 찍으시는 분께는 정말 매력적이겠더라고요.
Eye-AF 버튼을 누른 상태로 셔터를 눌러야 하는 게 좀 어색했지만, 이내 적응했습니다. 기존 버튼 위치는 좀 불편해서 저는 AF-on 버튼에 Eye-AF를 할당해 촬영했습니다.
촬영하면서 제가 미숙했던 건, ISO AUTO로 두면서 최소 셔터스피드를 1/125로 맞춰놨는데, 이 정도로는 격렬하게 움직이는 치어리더의 모습을 제대로 담기 어렵다는 걸 몰랐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손끝 등이 미묘하게 잔상이 남았습니다. 이건 제가 촬영을 잘 안 다닌 탓이죠. 더 공부해야겠습니다.
a7m2를 쓸 때보다 AF에 관한 신뢰도가 대폭 상승했습니다. 컴퓨터로 들고 와서 핀이 나가버려 버린 사진의 수가 당장 확연히 줄었습니다. 게다가 제가 아직 새 카메라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는 걸 고려하면 이 수치는 꽤 놀랍습니다.
10FPS 연사
뛰어난 연사속도도 발군이었습니다. 드라이브 모드를 연사로 바꾼 후 셔터를 길게 누르면 경쾌하게 사진이 찍히는데요. 전자식 셔터일 때도 똑같은 속도(최대 10fps)로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이 사진은 18장의 사진으로 만든 사진입니다. a9으로 연사를 찍었을 때는 거의 동영상이 나왔습니다만, 이정도로 꽤 빠른 연사속도라는 걸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 사진도 계속 연사를 누르지 않고 중간에 손을 떼버렸는데요.
이렇게 연사를 찍고 곧바로 촬영에 돌입할 수 있는 시간이 대폭 줄어든 것도 특징입니다. 버퍼가 늘어난 덕분입니다. a7m2에서는 조금만 연사를 하고 나면 이후로는 아무런 작업을 못 했습니다. 정말 드문드문 사진을 찍을 수 있었고, 메뉴는 물론 사진을 보러 갈 수도 없었거든요.
'처리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라는 메시지가 눈에 박힐 정도로요. 하지만 a7m3에서는 메뉴까지는 어렵더라도 사진을 곧바로 확인할 수는 있습니다. 메뉴 상단에 사진을 저장 중인 모습을 바로바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 도입한 UHS-II 메모리카드를 이용하면 연사속도 대폭 늘어나는데요. RAW+JPEG 촬영을 이렇게 빠르게 해낸다는 사실이 새삼스레 놀라웠습니다. 흡족했어요.
사진 원본 살펴보기
원본을 많이 공유해드리긴 어려워, 두 장 정도를 골라봤습니다. 파일 크기가 상당하니 아래 링크에서 직접 받아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초상권 보호를 위해 일부 블러 처리한 사진이 있습니다.
원본 파일 다운로드
이번 촬영의 패착은 셔터스피드입니다. 제가 활발히 움직이는 선수들과 치어리더를 얕봤어요.... 그리고 이런 촬영을 잘 안 하다 보니 감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저도 야구 경기에 점점 빠져들다 보니 그만....
개인적으로는 꽤 만족스러운 결과물이었습니다. 특히 a7m2와 비교하면 그 차이가 더 도드라지는데요. 출시 시기의 차이가 있다지만, 충격적일 정도로 결과물의 차이가 났습니다. 이미지 퀄리티보다 이른바 '건진 사진'의 수가 압도적으로 차이 나네요. 점점 더 사고 싶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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