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에서 제프쿤스까지 - 독특한 주얼리 전시

Posted by 레이니아
2014.02.23 07:00 Culture/- 전시(Exhibition)

  예술의 전당 디자인미술관에서 전시한 '피카소에서 제프쿤스까지' 전시를 다녀왔습니다. 오늘이 전시의 마지막 날인 걸 생각하면 조금 늦은 후기가 되겠습니다.


  레이니아입니다. 오늘은 슬슬 전시의 막바지를 달리고 있는 예술의 전당, ‘피카소에서 제프쿤스까지’ 전을 보고 온 후기에 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상대적으로 연초에는 시간이 좀 비는 것인지 문화생활을 할 기회가 종종 생기네요. 이번에는 지인의 희망으로 함께 다녀온 전시가 되겠습니다.

  장신구에 관심이 많은 지인 덕분에 저도 갈 기회를 잡게 되었는데요. 글을 조금 늦게 쓰게 되었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전시보다 일찍 다녀왔습니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이제야 글을 쓰게 되네요.



피카소에서 제프쿤스까지 전

(피카소에서 제프쿤스까지)


  ‘피카소에서 제프쿤스까지’, 정확한 풀 네임은 ‘피카소에서 제프쿤스까지 Picasso to Jeff Koons : The Artist as Jeweler’ 전이더군요. 이 전시는 현대미술사의 주요작가가 만든 주얼리 200점가량을 전시한 전시라고 합니다. 이러한 전시가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은 한 컬렉터가 열심히 주얼리를 수집했기 때문인데요. 전시 내에 자세한 설명이 나와 있더라고요.


  전시 개요에서 찾아볼 수 있는 내용입니다만, 전시는 현대 미술사를 바탕으로 배열하되, 각각 주제를 잡고 섹션을 나눠두었습니다. 후에 다시 말씀드리겠지만, 섹션마다 갖는 개성이 뚜렷하여 스타일을 비교하는 시간도 가지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낸 기억이 납니다.

  각 섹션은 아방가르드(Avant-garde), 초현실(Surreal), 팝(Pop), 미니멀&키네틱(Minimal & Kinetic), 컨템포러리(Contemporary), 주얼리메이커(Jewelry Maker), 컬렉터&후원자(Collector & Celebrity),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으로 총 8개입니다.

(예술의 전당 디자인 미술관 앞에서. 관람가격은 12,000원입니다.)


  ‘피카소에서 제프쿤스’ 전은 예술의 전당 디자인미술관에서 전시 중입니다. 내부는 촬영이 금지되어서 외부 사진을 바탕으로 글을 쓸 수밖에 없네요. 가벼이 살펴보시고 자세한 내용은 전시를 직접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주얼리로 살펴보는 현대 미술사

  8가지의 섹션은 각각 고유한 성격을 띄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 흐름은 미술사 전반을 관통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데요. 현대로 들어서면서 그 경향성이 약해지긴 했지만, 소위 ‘유행’이라는 것은 존재하기 마련이라서 각 섹션을 잘 따라다니다 보면, 한 섹션에서 다른 섹션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느낄 수 있습니다.

  ‘피카소에서 제프쿤스까지’ 전을 보다 보면 생각보다 익숙한 게 많은데요. 팝(Pop) 섹션 같은 곳에서 현대의 팝아트를 주얼리로 재해석한 것을 볼 때, 그리고 피카소 같은 유명 예술가가 만든 주얼리를 볼 때 그러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요소는 전시에 흥미를 갖게 하는 즐거운 요소가 되겠습니다.

(익숙한 것들이 많습니다.)


  전시도 이를 알고 있는지, 각 인물에 대한 배경이나 해설을 상세하게 달아두었습니다. 주얼리 뿐만 아니라 주얼리는 제작 ・ 기획한 인물에 대해서도 살펴볼 수 있는 점은 ‘피카소에서 제프쿤스까지’ 전을 보면서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 중 하나였습니다.

  그리고 전시 대상이 주얼리 제품인 것도 이 전시를 다른 전시와 다르게 하는 차별점입니다. 우선 전시 대상이 그림, 사진과 달리 공예품이라는 점에서도 차이를 보이지만, 주얼리 장신구는 그 자체로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는데요. 이는 3차원의 물건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그림이나 사진은 3차원(사진이나 그림을 그리는 시간도 축으로 놓고 4차원으로 정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의 세계를 2차원으로 변환한 것입니다. 반면에 장신구는 3차원의 물건이죠. 그리고 이는 아이디어 스케치에서부터 3차원이 된 것이므로 2차원이 3차원으로 형상화되었다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장신구로서 갖는 특징이 있습니다.)


  따라서 ‘피카소에서 제프쿤스까지’ 전은 3차원이기에 볼 수 있는 것들을 볼 수 있는 전시라는 이야기죠. 그리고 이 특징이 전시에 고스란히 묻어져 나와 다른 전시와 다른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장신구를 만드는 과정과 그 결과물에 관한 이야기도 별도의 공간에 전시되어있는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일반인은 전혀 모를 과정을 엿볼 수 있다는 점도 전시의 매력적인 점이겠죠. 그리고 컬렉터와 제작자, 그리고 다른 인물과의 관계를 생각하는 것도 전시를 보는 재미있는 방법이 되겠습니다.

(주얼리 메이커에 대한 부분. 유일하게 전시장 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간입니다.)


그 외...

  전시 자체는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낯익은 소재가 많고 현대 미술사를 가볍게 다루고 있어서 섹션별로 보기에도, 섹션을 현대사의 흐름에 따라서 맞춰 보는 것도 즐거웠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 전시를 높게 평가할 수 없는 이유가 관리가 잘 안 된다는 점입니다.

  때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섹션이 모이는 곳에서 잠깐 앉아서 기다리면 관람객이 사진 찍는 광경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그것도 여지없이 ‘찰칵’ 소리를 내면서요.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스텝이 꽤 많이 상주하면서도 제지하는 모습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전시장 밖에서)


  그리고 다른 기회가 온다면 별도로 적고 싶을 정도의 이야기인데요. ‘오디오 가이드’가 다른 관람객에게 심각한 방해가 됩니다. 물론 ‘오디오 가이드’ 자체는 죄가 없습니다. 하지만 ‘오디오 가이드’를 사용하면서 최소한의 배려를 생각하지 않은 탓이겠지요.

  문제는 이렇습니다. 각 전시품에 RFID 따위의 코드가 있어서 가까이 가면 오디오 가이드가 자동 재생됩니다. 그럼 즉시 그 지점에서 멈춰서 오디오 가이드가 모두 끝날 때까지 자리를 옮기지 않는데요. 이렇게 되면 뒤에서 따라오던 모든 사람이 멈춰서 흐름이 막히게 됩니다.

  더군다나 공예품을 전시하므로 전시품을 볼 수 있는 자리는 넓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자리를 떡 차지하고 오디오 가이드가 모두 끝나길 기다리는 것은 다른 사람들은 해당 전시품을 보지 말란 소리와 다르지 않습니다.

(이렇게 가까이에서 멈춰 움직이지 않는 관람객이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충분히 전시품을 보는 것은 좋습니다. 하지만 다른 관람객이 많다면 다른 관람객의 관람을 위해 자리를 살짝 비켜주는 게 소위 말하는 ‘매너’와 ‘배려’가 아닐까 싶습니다. 거의 모든 섹션에서 이런 테러(?!)를 당하니까 전시를 보는 내내 짜증이 나더라고요.

  여기에 양념처럼 스텝끼리 삼삼오오 모여서 수다를 떠는 걸 보고 있자니 ‘왜 비싼 전시 구경 와서 혈압만 높이다 가야 하는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리하자면, 전시기획이나 전시품목은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특히 전시물을 분류해놓은 기준은 무척 괜찮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전시를 보는 관람객들의 매너나 이를 조율하는 스텝의 능력은 많이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글이 올라오는 오늘이 ‘피카소에서 제프쿤스까지’ 전시의 마지막 날입니다. 다음에 기획될 전시에서는 이와 같은 일이 없기를 바라며, 간단히 정리해보았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피카소에서 제프쿤스까지’ 전 후기의 레이니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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