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블랙스완> - 완벽함이란?
글 작성자: 레이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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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는 제 주관적인 해석과 영화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블랙스완(Black Swan)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 나탈리 포트먼 주연, 2011
무거운 영화
스릴러의 긴장감을 형성하기 위한 기본 조건인 긴장감을 유발하는 동인(시쳇말로 떡밥)이 영화 초반부터 상당히 후반부까지 반복적으로제공이 되어 긴장감을 끊임없이 고조시킨다. 그리고 절정에 들어서서는 그 동인을 순식간에 휘감아 버리며 정신없이 최후를 향해 달려간다.
애초에 아무런 정보없이(굳이 있다면 포스터.) 보게 된 영화였기 때문일까? 영화의 극적 긴장감은 내게 한층 더 무겁게 다가왔고,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는 손발에 핏기가 가실 정도로 영화를 긴장하면서 보게되었던 것 같다. 영화에 대한 조예는 다른 문화생활보다도 얕지만, 이 <블랙스완>에 대해서 가볍게 감상을 남겨 보겠다.
나탈리 포트만
동인들을 마무리 지을 때, 자칫 너무 단순한 반전으로 김이 빠져버릴지도 모르는 극의 말미를 신들린 흑조연기로써 긴장감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뿐만 아니다. 극중에서의 발레연기는 실제로 발레를 하는 사람과 같이 보일 정도로 신경을 썼다는 느낌이 들었다.
완벽에의 추구
주인공인 니나(나탈리 포트만)은 자기 때문에 발레를 포기한 어머니의 관리를 받으며 발레를 하고 있다. 그러다가 새로이 시작하게 되는 백조의 호수의 주연을 맡으면서 자신을 둘러싼 세게가 점차 흔들리는 것을 느낀다.
니나가 발레를 연습하면서 끝까지 집중하는 것은 ‘완벽성’이다. 누구보다 완벽해지고 싶기 때문에 자신이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롤모델인 베티의 물건에 손을 대고 끊임없이 연습하고 또 연습하는 것. 그것이 그녀가 이루고 싶은 완벽을 위해 행하는 ‘모든 것’이다. 그러나 그녀를 둘러싼 세계는 끊임없이 그녀의 부족함을 자극한다.
강력한 라이벌인 릴리의 등장. 자신과는 어찌보면 반대의 성향을 가지고 있음에도 자기에겐 없는 무언가 독특한 매력이 있고 감독(뱅상 카셀) 역시 이를 호의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니나는 점차 자신에게 없는 부분, 즉 결핍에 대한 욕구를 드러내고 이를 획득하여 완벽해지고자 한다.
그러나 생각해보자, 완벽(Perfect)이라니? 어떠한 것을 우리는 완벽이라고 하는가? 완벽은 언어로써 표현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굳이 차연[각주:1]이라는 개념을 꺼내어 생각해 보지 않아도 이는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니나는 피가 흥건한 마지막 장면에서 “I was perfect.”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이는 말라르메(S. Mallareme)의 시학과 함께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자신의 시작(詩作)에서 궁극적인 목적으로 삼았던 것은 목적으로 삼았던 것은 ‘오직 한권의 책(LE LIVRE)’, ‘진정한 책’으로서의 완전한 글쓰기, 완전한 텍스트의 창조였다.[각주:2]
자신을 영원한 죽음으로 회귀하는 시작을 통해 영원과 절대의 세계의 닿으려고 한 말라르메. 우리는 여기서 <블랙스완>에서 ‘니나’와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과연 니나는 자신을 불태워 완벽성에 닿았던 것일까? 이 부분은 개개인의 판단에 맡길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멋진, 그러나 아쉬운
그러나 가장 많이 아쉬웠던 점은 극적 긴장감을 위해서 너무 많은 긴장요인을 흩뿌렸다는 점을 짚을 수 있을 것 같다. 너무 많은 요인을 하나의 행위로써 마무리 지으려고 했기 때문에, 오히려 이 영화에서 무엇을 이야기하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려웠으며 ‘꿈보다 해몽’이라고 어마어마한 방향성의 리뷰를 낳는 결과를 가져왔다.
리뷰가 많다는 것이 문제가 되는 점은 아니다. 오히려 나 같은 사람에게는 무척이나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다양한 해석의 방향을 제공하는 것이 꼭 멋지다고는 볼 수 없을 것 같다. 오히려 난삽한 의견들이 넘쳐나 정작 영화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가 가려질 소지도 충분한 것이다.
당장 나 역시 여러가지의 방향성을 잡고 고민을 하다가 완벽성에의 추구로 갈피를 잡았지만 그 외에도 여성의 섹슈얼리티와 권려남성의 권력(Power)의 관계, 여성의 스스로의 섹슈얼리티를 발견해나가는 과정, 자아(ego)와 원자아(id)의 대립 등 다양하게 해석될 소지가 무척 많았다.
받아들이는 것은 개인의 차이이므로 다양한 리뷰를 읽어보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보길 추천한다. 오랜만에 무척 생각을 하게 되는 영화를 접한 것 같다.
덧#1. 이 영화를 보고는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 노래가 아름답고 웅장하게 들리지 않고 무섭게 들리기 시작한 점은 단점이다.
※ 위 사진들의 출처는 네이버 영화이며, 각 사진의 저작권은 출처에 따릅니다. 사진은 리뷰를 위해 게시되었으며,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는 삭제하겠습니다.
- 해체주의(론 이라고 하는게 더 옳을지도 모르지만 편의상 주의ism을 사용하겠다.) 철학자 자크 데리다의 개념. 그는 일정한 글쓰기가 그 자신을 끊임없이 초월하며 또한 어딘가 다른 곳에서 언젠가 다른 때에 의미가 있게 될 것임을 암묵적으로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의미는 끊임없이 “지연”된다고 주장하며, 차이와 지연을 하나로 하나로 합친 새로운 의미를 가진 단어로써의 ‘차연’을 주장하였다. 물론, 이 ‘차연’이라는 의미도 본질적으로 그 의미를 오롯이 담아낼 수는 없다고 하였다. [본문으로]
- 김유중, 김수영과 하이데거, 민음사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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