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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방면의 깊은 관심과 얕은 이해도를 갖춘 보편적 비주류이자 진화하는 영원한 주변인.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사랑, 사랑, 사랑.

  • 2012.11.05 06:30
  • Culture/연극(Drama)
글 작성자: 레이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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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을 보는 제 주관적인 해석과 연극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김민정 연출, 성두섭, 김다현, 김재범, 전동석 외 출연, 2012

  지난 목요일, tnm과 cj에서 하는 진행하는 행사에 초대 받아서 최근에 다시 상연하기 시작한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보고 왔습니다. 원작이 이미 정말 유명해서 아마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도 자세히는 몰라도 대략적인 줄거리는 알고 계실텐데요. 저도 예전에 읽었었는데 이번 뮤지컬을 보고 다시 원작을 읽으려고 했더니 책이 어디 갔는지 보이질 않네요.

  올 해는 정말 이런저런 공연을 볼 기회가 많아서 참 좋습니다. 특히 이런 대극장 뮤지컬은 흔치 않은 기회라 가는 걸음 가볍게 유니버셜 아트 센터가 있는 아차산역으로 향했습니다. 아차산역이 참... 가기 쉽다면 가기 쉬우면서도 은근히 외진 곳이더라구요.

  식사 장소에 들려서 가볍게 식사와 담소를 나누고, 다른 분들과 인사도 나누고 유니버셜 아트 센터로 향했습니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유니버셜 아트 센터)


  개인적으로 느낀 바지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타이포그라피와 장미꽃의 조화가 정말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부는 상당히 크더라구요. 시설도 좋아보이고요. 무척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본디 가볍게 보았다는 글을 쓰고 작품에 대해서 나누어 써도 되겠지만, 굳이 그럴 이유도 없고 분량도 애매한고로 곧바로 뮤지컬에 대한 글을 적어보겠습니다.



많은 사랑을 받아온 작품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뮤지컬을 어느 정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익히 알고 계시는 작품일 것입니다. 저는 비교적 늦게 관심을 갖게 된 케이스다보니 이 뮤지컬이 창작 뮤지컬이라는 사실도 잘 몰랐고 조승우, 엄기준 등의 유명한 배우들이 '베트테르' 역을 거쳐 간 사실도 몰랐었습니다.

  그리고 이 공연이 무려 12년이나 되었다는 것도 제겐 무척 색다른 사실이었습니다. 인기에 힘입어 내년에는 일본에서도 상연한다고 하더군요. 자료 등을 찾아서 읽어보았더니 올 해 공연부터 신곡이 추가되고 기존 곡이 편곡 되는 등 구성에 꽤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합니다.

아름다운 무대와 오케스트라
  뮤지컬을 보면서 무엇보다도 눈에 띄었던 것은 무대와 오케스트라였습니다. 아, 오케스트라는 눈에 띄었다고 표현하긴 조금 어렵겠군요. 소리로만 알 수 있으니까요. 무대는 상당히 단순한 구조였습니다만, 몇몇 장치와 표현법을 이용하여 꽤 많은 장면을 연출하였습니다. 특히 인상깊었던 것은 빛과 그림자의 연출이었어요.

  첫 장면에서 빛과의 거리를 통해 그림자의 크기를 차이나게 하는 표현 방법이라든지, 배경의 밝히고 전경을 꺼버려 인물의 실루엣도 하나의 배경으로 담아내는 효과는 마치 배경 전체를 한 폭의 그림처럼 만들어주는 멋진 효과였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인물들이 다들 선이 고운(?!) 편이라 그 효과는 배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실내악 중심의 음악도 풀 스케일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편곡하여, 이번 공연에는 14인조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했다고 하는데요. 음악에 대해선 아는 바가 많지 않아 좋다 나쁘다를 논하긴 어렵습니다만, 현장감이 있는 느낌이라서 저는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다만, 원래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비슷한 음색이 자주 반복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같은 노래가 어레인지가 된 것인지, 아니면 유사한 부분이 들어간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1부에서 들었던 노래를 2부에서 다시 듣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포토 존)


갈등의 형태
  이제 극 내용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게요. 우선 당연한 소리지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잘 만들었습니다. 비싼 값을 하는 뮤지컬이에요. 무대와 같은 외적인 요소나 내적인 요소나 무척 알차게 구성되어있습니다. 그런데 전 중간중간 공연이 루즈하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개인마다 편차가 있겠지만, 제가 왜 이 공연의 중간중간을 루즈하게 보았는가...를 고민해보았는데 그것은 원작과 작품의 갈등 양상이 다르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현재 원작이 완벽하게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등장하는 갈등은 베르테르와 그리고 그의 사랑을 방해하는 운명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 같습니다. 조금 고급스럽게 표현하면 개인과 운명 간의 갈등[각주:1]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네요. 이러한 갈등이 극에서 표출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할까요? 아마도 독백으로 처리해야 할 대사가 많을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대번에 극이 조금 밋밋해질 수가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베르테르와 반동하는 인물을 만들어낼 수밖에 없고 그가 약혼자, 후에는 결혼하게 되는 알베르트가 되는 것이지요. 근데 사실 알베르트가 반동인물이라고 보기에도 참 애매한 것이 사실입니다.

  몇 가지 사건의 안배를 통해 알베르트를 반동인물의 위치로 옮기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알베르트와 베르테르 사이의 갈등에서 알베르트가 베르테르에게 적대감을 갖는 것은 합당한 일입니다. 자기 아내를 탐하는 남자에게 화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니까요. 그렇게 되면 연극에 등장하는 갈등의 축이 미묘하게 틀어집니다. 그 틀어짐이 어색함을 가져오는 게 아닐까 싶어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좋은 자리에서 본, 좋은 뮤지컬)


섬세함과 찌질함 사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등장하는 베르테르는 상당히 섬세한 인격을 가진 인물입니다. 그 섬세함을 배우가 잘 연기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이 베르테르는 약간 광기(?)어린 연기를 보여주기도 하는데요. 이 역시 편차가 있겠습니다만, 전 광기보다는 좀 찌질함을 느꼈어요...

  베르테르가 보여주는 광기는 갈망이 극도로 치달은 상태에서 그 갈망을 스스로 억압하는 데서 오는 혼란을 보여주는 것이지, 모든 걸 놔버리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지난 공연에서는 마치 정신줄을 놓은 것 같아서 사실 그다지 보기 좋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부분을 제외한 베르테르는 마음에 들었습니다. 섬세함, 사려깊음, 게다가 미남이었어요...

가을에 어울리는 뮤지컬
  이래저래 안좋은 점을 또 툭툭 언급하긴 했지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감성을 충분히 자극할 수 있는 뮤지컬입니다. 편곡을 통해서 살짝 빛이 바랜 면이 있지만, 12년동안 인기를 얻은 뮤지컬이면 그 이유가 분명히 있는 겁니다. 그리고 그동안 완성도는 꾸준히 올라갔음은 말할 것도 없구요.



  제법 쌀쌀해진 가을 저녁, 베르테르의 애타는 갈망을 보면서 허한 마음을 채우기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투덜투덜했지만 무척 재미있게 봤어요.^^

· 관련 포스트 및 링크
- 뮤지컬, <언더니스 메모리> - 본보기가 될 수 있는 작품.
- 뮤지컬, <위키드> - 환상적인 뮤지컬
- 뮤지컬, <화랑> - 너무나 영리한 연극
-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 몸을 관통하는 카타르시스
- 뮤지컬, <스페셜레터> - 우정에 대해 다시 생각해봅시다.




  1. 경우에 따라서 사회 제도의 문제로 보고 개인과 사회의 갈등으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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