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네스트와 셀레스틴' - 동화 같이 아름다운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는 제 주관적인 해석과 영화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네스트와 셀레스틴
벵상 파타, 스테판 오비에, 벤자민 레너 감독, 램버트 윌슨, 포레스트 휘태커 목소리, 2014.
레이니아입니다. 올 초에 본 애니메이션입니다만, 메모를 뒤늦게 발견했네요. 애니메이션 <어네스트와 셀레스틴>에 관한 글입니다. 처음에 포스터의 그림을 보고 꼭 봐야겠다... 생각만 하다가 겨우 본 애니메이션인데요. 나중에 글로 남겨야지 하고 메모만 남겨뒀다가 메모의 존재 자체를 잊어버린 비운의(?!) 애니메이션입니다.
예쁜 그림이 매력적인 <어네스트와 셀레스틴>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니스트와 셀레스틴
<어네스트와 셀레스틴>은 프랑스 애니메이션입니다. 벨기에 동화인 <셀레스틴느 이야기>가 원작이라고 하더군요. 여러 상 후보에 올랐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실제로 수상을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어네스트와 셀레스틴>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치아 요정(Tooth Fairy)을 각색하여 '곰의 세계에서 이가 빠지면 생쥐 요정이 가져간다.'는 동화적 모티브로 이종(異種) 간의 우정을 다룬 애니메이션입니다.
(어네스트)
곰 세계에 사는 '어네스트'는 바이올린부터 시작하여 다양한 악기를 연주할 수 있는 예술가입니다. 하지만 그는 끼니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신세인데요.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거리에 나가 연주를 하지만 곰들은 그를 외면합니다.
생쥐 셀레스틴은 견습 치과 수련의(?)[각주:1]입니다. 생쥐는 곰의 빠진 이를 수집, 가공하여 생쥐의 이빨로 만드는 일을 합니다. 이를 많이 사용하는 생쥐에게 '치과의사'란 직업은 중요한 직업인데요. 늘 그림을 그리는 셀레스틴에게 '치과의사'는 자신이 원하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셀레스틴을 생쥐들은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림 그리는 게 좋은 셀레스틴)
셀레스틴이 그림을 그리다가 실적을 올리지 못하자 치과의사 생쥐는 제대로 된 이빨을 가져오라며 그녀를 쫓아냅니다. 그녀는 악기까지 압수당하고 배고픔에 거리를 배회하던 어네스트를 우연한 기회에 만나게 되는데요. 아웅다웅하던 사이였던 둘은 사건과 사고가 겹쳐 서로의 재능을 알고 우정을 나누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생쥐 사회와 곰 사회는 이들을 인정하지 않는 데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어네스트와 셀레스틴>의 주요 줄거리입니다.
세속적 욕망에만 관심을 두는 사회
<어네스트와 셀레스틴>가 묘사하고 있는 곰 사회와 생쥐 사회는 만화적 상상력이 덧붙여져 있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놀랄 만큼 인간 사회와 흡사합니다. 법관이 되라는 기대를 무시하고 음악과 함께 게으르고 낙천적으로 사는 어네스트, 치과의사를 거부하고 그림의 세계로 나아가고 싶은 셀레스틴. 성별도, 종(種)도 다른 이들은 '예술'이라는 접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예술은 '세속적 현실'과 대척점에 있는데요.
(그림을 그리는 셀레스틴과 구경하는 어네스트)
이러한 사회의 모습은 인간 사회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꿈은 한낱 몽상으로 치부되는 사회, 꿈보다는 세속적 가치가 우선인 사회는 우리 인간의 사회와 다르지 않습니다. <어네스트와 셀레스틴>은 이렇게 인간사회를 의인화하여 풍자하고 있습니다. 어네스트와 셀레스틴을 내쫓는 생쥐와 곰은 혹시 우리의 모습은 아닐까 생각하게 합니다.
또한, 곰과 생쥐로 나뉘어 서로를 혐오하고 미워하는 사회도 이상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어네스트와 셀레스틴> 말미에 어째서 곰과 생쥐가 친구가 될 수 없냐며, 그것은 이상하다는 물음. 어린아이같이 순수한 셀레스틴의 질문에 곰이나 생쥐, 나아가서는 인간들까지 쉬이 답하기 어려운 물음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 당연한 것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네스트와 셀레스틴의 우정)
아름다운 그림, 그리고 연출
<어네스트와 셀레스틴>은 동화적 모티브를 부드럽게 풀어가며, 동시에 어른들을 위한 주제도 부드럽게 다루고 있습니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아름다운 그림 덕분입니다. 동화 속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수채화 풍의 그림은 <어네스트와 셀레스틴>을 한층 아름답게 꾸며주는데요. 여기에 여백을 살린 연출이나 묘사는 단순하면서도 힘이 실린 느낌이 듭니다.
(어네스트와 셀레스틴)
예고편만 보더라도 '그림이 참 예쁘다'는 생각을 할 수 있는데요. 제가 <어네스트와 셀레스틴>에 관심을 두게 된 것도 일차적으로는 아름다운 그림 때문이란 걸 부인할 수 없습니다. 어네스트와 셀레스틴이 함께 겨울을 나는 장면이나 꿈을 꾸는 장면 등, <어네스트와 셀레스틴>에서 매력적인 장면은 쉬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귀여운 연출은 덤이고요.
작고 조그만 셀레스틴, 그리고 따뜻한 어네스트의 우정은 무척 아름답고 가슴을 따뜻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아동용으로도, 성인용으로도 보기 좋은 애니메이션이라 생각합니다.
두고두고 소장하고 싶은 애니메이션인 <어네스트와 셀레스틴>에 관한 소개였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레이니아였습니다.
- 정식 명칭은 아니지만, 하는 일(이빨 수집)로 미루어 보아 칭했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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