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동안 알차게 쓴 V30의 총평 : 특징 3가지를 바라보며...
처음에 정신없이 받았던 LG V30. 정식 개통 이전부터 써보기 시작해 정식 개통을 거쳐 벌써 한 달 가까이 지났습니다. 여러 새로운 기능을 써보는 재미도 있었고, 오랜만에 LG전자의 기기를 메인 스마트폰으로 쓰면서 느낀 낯섦도 있었는데요.
여태까지 썼던 리뷰를 정리하면서, 제가 느낀 LG V30의 느낌을 마지막으로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깔끔하고 유려한 디자인
|디자인의 완성도가 향상됐습니다.
V30의 디자인은 G6와 유사한 느낌입니다. 전작인 V20을 보시고 비슷한 디자인을 기대하셨다면 오히려 이질감을 느끼셨을 겁니다. G시리즈는 고급 세단, V시리즈는 SUV 같은 느낌의 제품군을 꾸리겠다는 말이 무색해질 정도로 V30은 고급 세단의 느낌이 물씬 납니다.
심지어 V시리즈의 상징 같았던 세컨드 디스플레이도 제거했습니다. 함께 '플로팅 바'를 소개했지만, 플로팅 바는 기본 옵션이 꺼진 상태인데요. 이를 보면 그다지 소개하고 싶지 않다는 뉘앙스가 보이는 듯합니다.
좋게 말하면 원숙해진 디자인이고, 나쁘게 말하면 도전하지 않은 디자인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지금 LG전자에 무조건 도전을 채찍질 하는 게 올바른 일은 아니겠죠. 원숙해진 만큼 디자인의 마감은 훌륭합니다. 6인치 디스플레이를 채택하면서 한 손에 들어오는 디자인을 갖췄습니다.
G6에서 지적받던 테두리 곡률도 개선했고요. 'G6가 이런 디자인으로 나왔다면...'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G6 디자인을 계승하고, 발전시킨 형태입니다.
|깔끔한 인상을 주는 LG V30
그래도 뒷면을 보면 V시리즈의 느낌이 조금 남아있네요. V시리즈 최초의 일체형 모델이며, 전체적인 디자인의 만듦새가 뛰어납니다. 특히 매력적인 점은 무게입니다. 올 하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모두 200g을 바라보고 있는데, 유독 V30만 전작보다 가벼워졌습니다.
이 차이가 100g도 나지 않지만, 막상 손으로 들고 다닐 때의 피로도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V30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내부 디자인인 'LG UX'는 평범한 편입니다. 사용자를 고려한 측면도 엿보이나 아직 투박한 느낌이 남아있는 건 아쉽습니다. 첫 리뷰에서 지적했던 소프트 홈 버튼은 업데이트를 통해 켜고 끌 수 있게 바뀌었네요.
내부 디자인과 충격에 강한 내구도도 특징으로 내세웠는데요. 이건 사실 당연한 이야기고, 이걸 굳이 전면에 내세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또 미안한 이야기지만, 밀스펙을 강조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조금 없어 보인다는 느낌을 간혹 받습니다.
디자인/UX 리뷰 보기
Quad DAC, LG전자 플래그십의 정체성
V시리즈는 첫 번째 제품부터 내부에 Quad DAC를 탑재했습니다. 그리고 이는 G시리즈에도 이식돼 LG 플래그십 스마트폰이라면 Quad DAC를 모두 탑재하게 됐습니다. G5처럼 모듈이 아닌, 제품 내부에 들어있다는 점도 매력이죠.
확실히 Quad DAC가 있고 없고에 따라 음질의 유의미한 차이가 납니다. 일반 스마트폰과 비교 자체가 어려울 정도로 분명한 체급 차이를 볼 수 있습니다. 음악 감상 용으로 사신다는 분이 있을 정도로요.
함께 제공되는 B&O Play 번들 이어폰도 매력적이고요. 무선 이어폰을 주로 쓰지만, V30을 쓰면서는 음질이 아른거려 꼬깃꼬깃 꼬인 이어폰 선을 푸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무손실 음원(flac 등)을 재생할 수 있는 성능도 갖췄고요. Quad DAC를 쓸 때도 세세한 설정(디지털 필터, 사운드 프리셋)을 지원해 개인에게 맞는 스타일의 음악을 들을 수 있습니다.
또한, 고품질 레코딩 기능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flac파일(최대 24bit/192kHz)로 저장할 수도 있어서 매력적인데요. 실제 활용해본 바로는 일반 스마트폰 녹음으로는 훌륭하지만, 정말 레코딩에서 활용하려면 보조 마이크를 이용하는 게 정신 건강에 좋습니다.
음원 재생 관련 리뷰 보기
사진, 그리고 동영상 촬영
|플라스틱이 아닌 유리를 강조했습니다.
LG V30에는 크리스털 클리어 렌즈를 채택해 '더 밝은 카메라'를 구현했습니다. 스마트폰 중에서 가장 밝은, F1.6 조리갯값을 갖췄는데요. 당연하지만, 이 미묘한 차이를 즉각적으로 체감할 순 없습니다. 그저 사진을 보면서 조금 더 셔터스피드를 확보할 수 있겠구나... 하는 정도죠.
듀얼 카메라를 탑재해 광각(120˚)과 일반 화각(71˚)으로 사진과 동영상을 찍을 수 있습니다. 광각 카메라의 화각은 조금 줄어들었으나, 왜곡을 많이 줄였습니다. V20에서 왜곡이 아쉬웠다면, V30에서는 이런 문제가 많이 개선됐습니다.
사진 결과물은 평범했습니다. 주광에선 요새 카메라가 다 그렇듯 선예도나 색감이 만족스러웠고요. 저조도에서는 디테일이 무너지는, 이른바 '수채화 현상'이 소폭 개선됐습니다. 하지만 어두운 곳에서 스마트폰을 용기 있게 꺼내진 못하겠습니다.
사진이나 동영상이나 촬영자의 내공에 따라 많이 달라지겠지만, 제 수준에서는 '대단하다.' 수준까지는 아니었습니다. 아직도 조금 복잡한 UI와 함께 산만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원본 촬영본은 상세 리뷰를 확인해 주세요.
|OIS가아쉽습니다.
동영상은 V30의 출시와 함께 특히 기대했던 요소인데요. LG-Cine Log 촬영을 지원하면서 후편집에 많은 관용도를 제공했습니다.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는 법. 손 떨림 방지(OIS) 기능이 실망스러웠습니다. 정적인 촬영이나 짐벌을 활용할 때 비로소 쓸 만하겠다 싶어요.
시네 비디오 모드, 그리고 시네 이펙트도 매력적이긴 합니다. 하지만 리뷰에서 지적한 대로 시네 이펙트를 적용한 결과물만 저장하는 방식 때문에 잘 활용하지 않게 됩니다. 포인트 줌은 결국 디지털 줌이라 아쉬움이 엿보이고요. 그리고 조작하는 흔들림이 OIS의 부실함으로 기록이 됩니다.
결국 좋은 기능이지만, 제대로 다듬어지지 않았다는 생각입니다. 초보자를 위한 기능과 전문가를 위한 기능을 좀 더 분명하게 나눠주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전문가가 쓰기 아쉽고, 초보자가 쓰기 어려운 어정쩡한 위치입니다.
사진·동영상 관련 리뷰 보기
LG V30을 요모조모 살펴보면서 참 잘 만든 기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문제는 이 기기를 왜 이제서야 만들었냐인데요. 자신의 정체성까지 훼손하며 나온 LG V30. 이 정도의 만듦새는 사실 작년에 이미 보여줬어야 하는 경지라고 생각합니다.
트집 잡을 구석 없이 무던하지만, 들이미는 타이밍이 너무 늦었다고 해야 할까요? 그나마 칭찬하고 싶은 건 Quad DAC는 꾸준히 안고 가고 있다는 점이네요. 전체적인 결과물은 훌륭합니다. 세세하게 파고들면 보이는 어수선함은 눈감아줄 수 있을 정도로요.
다만, 지금 LG V30을 선택하기엔 소비자들의 눈이 너무 높아져 버린 것은 아닐까 하는 노파심을 지울 순 없네요. 한 달 정도를 써보면서 느낀 V30의 후기를 정리해봤습니다. LG전자 모바일 사업부의 분위기는 아직 좋지 않지만, LG V30, 그리고 앞으로 나올 기기가 좋은 결과를 얻길 바랍니다. 그럼 지금까지 레이니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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