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노이즈 캔슬링, WH-1000XM2의 첫인상
꽤 오랜 시간이 지난 것 같습니다. MDR-1000X의 첫인상을 소개해드렸었는데요. 이후에 다른 글로 소개를 해드리려고 했는데, 사정상 그럴 수 없게 돼버렸습니다. 이유인즉슨, 제가 MDR-1000X를 덜컥 팔아버려서입니다.
사실 살 때부터 후속기에 관한 이야기가 꾸준히 나오고 있었습니다. 저도 그걸 알고 구매를 했던 건데요. 근데 그놈의 ‘이왕이면’ 병 때문에, 후속기가 나오면 가격이 더 내려갈 테니 일단 팔고 보자 싶어서 한 달 남짓 쓰고 중고로 팔아버렸습니다.
그런데 이번 신제품은 무려 3가지가 나오는 바람에 한참을 고민한 것도 사실인데요. 그 결론인 WH-1000XM2 제품을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WH-1000XM2
WH-1000XM2 패키지는 지난 MDR-1000X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제품 크기에 맞는 패키지고요. 깔끔한 톤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구성품도 간단합니다.
본체, 케이스, 유선 헤드폰으로 쓸 수 있는 3.5mm 연장선, 마이크로 5핀 케이블. 그리고 비행기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에 연결할 수 있는 비행기용 분배기가 들어있네요. 딱히 낯선 액세서리가 아니라 쉽게 익숙해질 수 있었습니다.
MDR-1000X와 디자인도 성능도 큰 차이가 없기에, 익숙하게 연결해 쓸 수 있었습니다. 외부 디자인에서 달라진 점을 꼽자면 버튼 배열, 그리고 헤드폰 유닛 부분의 재질인데요. 우선 버튼 배열부터 보면 NC(노이즈 캔슬링) 버튼과 앰비언트 사운드가 합쳐졌습니다.
통합 앱인 헤드폰 커넥트(Headphone Connect) 앱이 출시돼 앱에서도 설정을 조절할 수 있게 됐고, 이번에는 능동적으로 주변 환경에 따라 노이즈 캔슬링을 조절하는 기능을 갖췄기에 딱히 두 버튼을 나눠놓을 필요가 없었죠. 그래서 합쳐진 듯합니다.
여전히 NC/앰비언트 사운드 버튼을 길게 누르면 하드웨어에서 바로 노이즈캔슬링 최적화를 실행할 수 있으므로 크게 문제 될 건 없습니다.
외부 캡이 WH-1000XM2에서는 가죽 느낌을 내는 플라스틱으로 바뀌었습니다. MDR-1000X는 실제 가죽이었는데요. 이 가죽이 내구성 문제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쉽게 생채기가 나고 찢어지는 문제가 있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아예 플라스틱이 돼버렸습니다.
실제로 유심히 만져보지 않으면 알아채기 어려울 정도긴 합니다만, 왠지 더 비싼 헤드폰에 조금 저렴한 재질이 적용된 듯해 아쉬움도 살짝 남네요.
착용감은 여전히 뛰어납니다. 유닛과 헤드 밴드 부분에 있는 푹신한 가죽은 머리를 심각하게 누르지 않습니다. 또한, 오버이어 방식으로 귀를 완전히 덮을 정도로 넉넉한 패드는 안경을 착용한 상태로 착용해도 어색한 정도가 덜했습니다.
헤드가 90도로 돌아가는 것도 중요한 점인데요. 이게 적용되고 안 되고에 따라 착용감이 꽤 큰 폭으로 달라집니다. 사람 두상이 다 똑같은 게 아니니까요. 이렇게 가용범위가 넓으니 한결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일정 시간 이상 착용하다 보면 살짝 불편해지는 시기는 옵니다. 제가 안경을 착용하기에 그 시기는 조금 더 이른 편이고요. 이를 보완하려면 아무래도 쿠션이 좀 더 풍성해야 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만, 지금 이 정도도 불편하다고 할 정도는 아니니 만족합니다.
WH-1000XM2로 음악을 듣다.
헤드폰의 디자인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착용하고 다니면 '저번에 샀다던 헤드폰 팔고 다시 똑같은 걸 샀어?'라는 이야기를 듣곤 합니다. 저도 이제는 '네 그렇게 됐네요.' 하고 넘어갈 정돈데요. 그 말인즉슨 이른바 '요다 현상'은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슬슬 귀가 추워질 계절이라 귀도 따뜻하게 할 겸. 그리고 헤드폰을 쓴 모습을 제가 보는 건 아니니까... 하고 얼굴에 철판을 깔고 있는데요. 그런데도 전철에서 꺼낼 땐 살짝 심호흡하게 되네요.
하지만 막상 헤드폰을 착용하고 전원을 켜면 부끄러움이 싹 사라집니다. 켠 순간 웅성거리는 소음이 마술같이 사라지는 덕분입니다. 주변 소리를 정말 효과적으로 잡아줍니다. 그리고 여기에 음악까지 살짝 얹어주면, 주변 환경과 잠신 단절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음색은 MDR-1000X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MDR-1000X가 편의성 그리고 음질 모두 호평을 받은 덕분이 아닐까 싶은데요. 굳이 기억을 더듬어 차이점을 짚어보자면 고음이 살짝 화사해진 편이고, 저음이 좀 더 무거워진 느낌입니다.
음색에 관한 평가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혹자는 기능성만 보는 헤드폰이다. 못 들어줄 음질이다...고 하시는 분도 있네요. 저는 이만하면 기능성과 음질을 두루 갖췄다고 생각하거든요. 이 부분은 청음 하실 수 있다면 꼭 청음 해보시기 바랍니다.
오른쪽 유닛 위엔 터치를 인식해 손가락으로 전후좌우 조절할 수 있습니다. 착용자를 기준으로 앞으로 쓸면 다음곡, 뒤로 쓸면 이전곡이고요. 위아래는 음량 조절이네요. 착용습관에 따라 다른 건진 모르게습니다만, 살짝 오작동할 때가 있습니다.
손바닥으로 살짝 덮어주면 MDR-1000X부터 내려온 전매특허인 퀵 어텐션(Quick Attention)을 쓸 수 있습니다. 재생하는 음악의 음량은 낮추고 외부 마이크로 주변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하는 모드입니다. 주변 상황을 빠르게 인식할 수 있습니다.
헤드폰 커넥트를 켜면 소니에서 강조한 '적응형 사운드'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의 센서를 이용해 걸을 때, 앉을 때, 교통수단 이용 중일 때를 파악해 노이즈 캔슬링 정도와 모드를 조절합니다. WH-1000XM2 정도면 쓸 만한 기능입니다.
하지만, 걸을 때는 안전상의 이유로 잘 쓰지 않아서 그냥 수동으로 쓰게 되네요. 대중교통에서만 노이즈 캔슬링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노이즈 캔슬링 최적화가 대기압까지 체크하면서 좀 더 세심한 노이즈 캔슬링을 체감할 수 있는 건 덤입니다.
무게는 같지만, 노이즈 캔슬링을 켠 상태로 배터리 시간은 무려 10시간이 늘어난 30시간 동안 쓸 수 있습니다. 온종일 음악을 틀어놔도 끄떡없는 배터리는 만족스러운데요. 배터리 충전을 하루나 이틀, 자주 쓰지 않으면 일주일 정도 미뤄도 될 정도로 만족스럽습니다.
제가 WH-1000XM2를 덜컥 샀더니 '왜 이걸 샀느냐'며 물어보시는 분이 있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조만간 제가 많고 많은 1000X 시리즈 중 왜 WH-1000X를 샀는지, MDR-1000X와 비교하면 어떤지를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너무 늦어지길 않길 빌어주세요. 그럼 지금까지 레이니아였습니다.:)
참고 링크
- 계륵을 뛰어넘은 이어폰, 소니 WI-1000X의 첫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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