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맥북과 케이블 - USB 타입C to C 케이블 방황기
처음 뉴맥북 12인치를 만났을 때. 덩그러니 놓여있는 USB-C 단자를 보고 ‘저게 뭐시당가’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랬던 단자가 이제는 부쩍 익숙해졌습니다. 이는 차츰 스마트폰 충전 단자가 바뀐 덕분이 아닐까 싶은데요.
그렇지만 케이블을 선택하긴 여전히 힘든데, 오늘은 이 케이블 선택과 관련된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괜찮은 케이블 어디 없어요?
USB 타입 C를 쓰다 보니 케이블 고르기에 많은 어려움을 겪습니다. 아니, 좀 더 정확히 하면 노트북이 USB 타입 C라서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스마트폰만 USB 타입 C라면 그렇게 크게 불편하진 않으실 겁니다.
이유는 케이블 종류가 다양하지 않기 때문인데요. USB A to C 케이블은 스마트폰 전용 액세서리가 나오면서 구하기 쉽지만, USB C to C 케이블은 종류가 적습니다. USB 타입 C를 채택한 액세서리도 타입 A와의 호환성을 신경 쓰지, 같은 C단자는 크게 신경 쓰지 않거든요.
특히 저는 외장 SSD를 업무용으로 쓰고 있는데, 전용 케이블이 USB A to C 케이블밖에 없어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심지어 마이크로 5핀을 USB 타입C로 바꾸는 젠더나 타입 A를 타입 C로 바꾸는 젠더는 쉬이 구하는데, 다른 젠더는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지난 UM2 멀티 충전기를 쓸 때 기본으로 들어있던 USB C to C 케이블이 반가웠습니다. 그런데 이 케이블이 조금 기기를 타더라고요. 그리고 데이터 전송이 제대로 되지 않아 외장 SSD와 연결하기 조금 어려웠습니다.
|충전은 잘 되지만...
그러다 보니 새로운 USB C to C 케이블을 찾아야 했는데요. 직접 찾아보시면 어시겠지만, 생각보다 케이블 가격이 비싼 편입니다. 다른 규격은 무척 저렴하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선뜻 손이 가지 않아요.
애플 USB C to C 케이블
|심지어 USB C to C를 검색했는데 쏟아지는 A to C 케이블...
더군다나 USB PD 규격, 썬더볼트3, USB 3.1 gen 2 등 USB 타입 C를 폼팩터로 한 다양한 규격이 나타나면서 머리가 아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와중, 외부 취재를 나갔는데 배터리를 거의 충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충전 케이블을 들고 오지 않은 일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결국... 오프라인에서 살 수 있는 케이블은 하나밖에 없더라고요. 장고 끝에 결국 실수로 애플 정품 케이블을 사 들고 왔습니다. 애플 USB C to C 케이블의 정가는 2만5천원입니다. 아시다시피 새로나온 USB C타입 맥북 충전기는 케이블 별매 제품인데요. 그래서 이 케이블을 따로 사야 합니다.
유감스럽게도 성능이 아주 뛰어난 제품은 아닙니다. 100W 전원을 지원하지만, 데이터 전송 속도는 USB 2.0 수준으로 그다지 빠르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오히려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받으려면 썬더볼트3(Thunderbolt 3)을 구매하셔야 합니다. 가격은 0.8m 기준 자비 없는 4만9천원이네요.
|호환되는 벨킨은 조금 짧지만, 조금 더 쌉니다.
대신 썬더볼트3 케이블은 앞서 말한 모든 조건을 충족합니다. USB PD 2.0을 지원해 100W까지 전원 공급을 지원하고요. 하지만 다른 비슷한 케이블보다 곱절로 비슷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케이블을 열어보면 케이블 본체가 곱게 말려 있습니다. 이미 뉴맥북을 쓰고 있기에 애플 USB C to C 케이블이 낯설진 않았지만, 이렇게 케이블을 다시 사게 될 줄은 몰랐죠. 하지만 케이블을 사지 않으면 당장 일을 못 하니...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어쨌든 케이블은 예쁘고요. 데이터도 안정적으로 전달하고 충전도 잘 됩니다. UM2 멀티충전기에 들어간 케이블과 비교하면 (UM2에 미안하지만) 더 안정적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아무래도 벌크 케이블과 비교하면 그럴 수밖에 없겠지만요.
어떤 USB C to C 케이블을 골라야 하나요?
제가 케이블을 사면서 이리저리 찾아봤는데, 생각보다 저와 같은 고민을 하시는 분이 많더라고요. 케이블 종류가 많지도 않지만, 가격은 비싸고, 이게 제대로 된 케이블인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저는 이미 (반강제로) 케이블을 샀지만, 쓸 만한 케이블을 인터넷에서 산다는 생각을 하면서 USB C to C 케이블을 조금 찾아봤습니다.
현재 USB C to C 케이블을 고를 때 봐야 할 점은 충전 전력이 얼마나 지원하는가(최대 USB-PD 100W), 전송 속도는 어느 정도인가?(USB 3.1 Gen1이면 5Gbps, USB 3.1 Gen2면 10Gbps) 썬더볼트3를 지원(USB 3.1의 상위호환)하는가? 정도가 있겠군요.
현재는 호환성 때문에 USB 3.1 Gen1을 고르는 데 낫다는 의견도 있는데요. 만약 독을 이용해 모니터와 같은 주변기기와 연결하거나, 데이지체인 등을 고민하신다면 그래도 Gen2, 100W 지원이 좋지 않나 싶네요.
1) 애플 썬더볼트3 케이블
먼저 첫 번째는 애플 썬더볼트3 케이블입니다. 썬더볼트3와 USB 3.1 Gen 2, USB-PD 100W를 모두 지원합니다. 만듦새도 나쁘지 않습니다.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0.8m라는 살짝 짧은 길이와 가격이겠죠?
2) LG USB C to C 번들
오픈마켓에 번들 구성으로 파는 제품입니다. 물론 이 제품은 앞선 모든 조건을 만족하지 않습니다. USB 2.0 지원에 대략 60W 정도를 지원하는 듯한데요. 이 케이블의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가격이 아닐까 싶어요. 5천원도 안 하는 케이블 가격은 다른 모든 걸 차치하더라도 선택해봄 직합니다. 만듦새도 나쁘지 않고요.
3) ESR USB C to C 케이블
중국제 ESR도 생각보다 높은 만듦새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국내 오픈마켓에서도 이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만, 역시 가장 좋은 건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직구하는 게 아닐까요? 가격도, 성능도 좋습니다. 오픈마켓보다 조금 시간만 들이면요.
사실 몇 가지 제시안을 드렸지만, 직구하실 줄 안다면 망설일 필요 없이 3번을 택하시는 게 좋습니다. 저는 앞으로 꾸준히 쓸 요량으로 몇 개 주문해뒀는데요. 케이블이 도착하면 그때 다시 리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중국산에서 ESR, Urgreen이 인기가 제법 좋더라고요. 관심 있으시다면 알리를 살짝 살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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