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피스 프로6, 서피스 랩탑2 체험 후기 - 마이크로소프트가 기대하는 생태계
작년 10월이었죠? 서피스 제품군에서 2in1태블릿을 담당하는 서피스 프로와 노트북을 담당하는 서피스 랩탑이 새롭게 출시했습니다. 서피스 프로6와 서피스 랩탑2가 그 주인공인데요. 저는 가족의 업무용으로 서피스 랩탑을 직접 사서 만져본 경험이 있어 이를 잇는 기기의 출현이 무척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지난 10일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서피스 프로6와 서피스 랩탑2를 정식으로 소개했습니다. 어떤 제품인지, 어떤 특징을 갖췄는지를 간단히 살펴봤습니다. 무척 간단한 글이 될 것 같네요.
서피스 프로6
서피스 제품군에서 고성능 2in1 태블릿을 담당하는 서피스 프로입니다. 인텔 코어 i5, i7 프로세서를 탑재했고, 8GB 램, 선택에 따라 128/256GB 저장공간을 넣을 수 있습니다. 서피스 프로가 낯설진 않기에 자리에 앉아 제품을 이리저리 살펴봤습니다. 서피스 프로6의 달라진 점은 성능인데요. 7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대신 8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해 전반적인 성능을 끌어올렸다고 합니다.
그밖의 달라진 점은 크게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생기는데요. 확장 단자가 그대로 유지되는 통에 USB 타입 A와 서피스 커넥트(Surface Connect), 그리고 mini-DP 단자를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전작에선 오히려 풀타입 USB를 채택해 확장성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사람이 간사한 탓인지 이제는 그대로인 게 아쉽네요.
mini-DP 단자가 이후 USB 타입 C로 통합됐고, 보급형 기기인 서피스 고(Surface Go)에서 서피스 커넥트와 USB 타입C 단자를 채택한 모습을 보면서 서피스 프로6의 확장성이 아쉽습니다. 그만큼 USB 타입 C가 대세로 자리매김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여러모로 아쉽네요.
이날 행사는 서피스 프로6 자체보다는 서피스 프로6 for Business에 좀 더 무게를 둔 행사였습니다. 그러니까 마이크로소프트가 업무 생산성 향상을 위한 제언을 하는 자리였죠. 그래서 회의실처럼 꾸며놓은 전시 공간에 서피스를 이용한 화상 회의 솔루션이 눈에 띄었습니다. 페이퍼리스(Paperless) 환경을 좀 더 현실적으로 만들어놓은 느낌이네요.
서피스 랩탑2
서피스 랩탑은 전통적인 노트북 폼팩터를 갖춰 합리적인 가격과 성능을 갖춘 노트북입니다. 저는 예전부터 이 노트북의 만듦새가 뛰어나다고 생각했는데요. 그래서 가족이 적당한 가격의 노트북을 추천해달라고 했을 때, 이 노트북을 떠올렸고 구매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특히 와이드가 아닌, 세로가 긴 화면비(3:2 혹은 4:3 등)를 선택조건에 넣자 대안이 크게 없기도 했죠.
그래서 서피스 랩탑2의 출시 소식도 자연스럽게 기대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만난 서피스 랩탑2 역시 전작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서피스 프로 때보다 사정은 조금 나은데요. 서피스 프로는 2in1 태블릿이라는 폼팩터 때문에 확장성에 관한 요구가 더 컸다면, 서피스 랩탑2는 아직 전통적인 폼팩터를 갖춰 레거시 방식에 좀 더 우호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서피스 프로6와 마찬가지로 USB 타입 A 단자, mini-DP 단자, 서피스 커넥터로 구성된 단자의 단점이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었습니다. 물론, 서피스 랩탑2 역시 nini-DP단자가 조금 아쉽긴 합니다. mini-DP를 쓰는 곳을 요새는 찾기가 더 어려운 것 같아요.
대신 서피스 랩탑2의 성능은 8세대 인텔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하며 수혜를 많이 받았습니다.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했고요. 배터리 시간도 소폭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Windows 10 S가 아닌, 정식 Windows 10 Home/Pro를 기본으로 탑재했다는 점도 특징입니다.
서피스 제품군과 업무 생산성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이날 행사는 for Business에 가까운 행사였습니다. 파트너 사의 액세서리와 함께 다양한 업무 생산성 향상을 위한 솔루션이 등장했는데요. 한편으로 서피스 시리즈가 높은 업무 생산성을 갖춘 건 서피스 하드웨어의 능력이라기보단 윈도우 OS, 그리고 파트너 사의 하드웨어 때문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다시 말해 서피스 시리즈가 소구할 수 있는 건 비즈니스 시장만큼이나 일반 소비자라고 봤는데요. 서피스 고 때 뜬금없이 코딩 교육을 들이민다든지, 업무 생산성을 논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국 마이크로소프트가 좀 뜬구름을 잡는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서피스 제품군을 ‘엣지 디바이스(Edge Device’로 소개했는데요. 자사의 클라우드와 이용자 사이의 접점을 잇는 기기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정작 한국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든 서피스 제품군을 출시하지도 않았습니다. 당장 다양한 LTE 모델은 찾아볼 수 없으며, 서피스 스튜디오를 자랑스레 보여줬지만, 아직 정식으로 출시하지도 않은 제품이었습니다. 그리고 출시 시점도 반박자씩 늦고 있는 상황에서 누가 업무 생산성 향상을 위해 서피스 시리즈를 선택할까요?
서피스 시리즈가 이번(2018년) 시즌엔 숨을 고르는 시즌이고, 서피스는 다른 제조사에게 비전을 제시하는 역할을 맡는다고 설명했으면 그나마 못이기는 척 속아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서피스를 소개한다면서 업무 생산성을 운운하는 한국 마이크로소프트의 전략은 시쳇말로 구립니다.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어요.
이번 서피스 프로6와 서피스 랩탑2를 보며, 여전히 잘 만든 기기라는 생각은 했지만, 추천하긴 애매한 제품이라는 생각을 곱씹으며 돌아왔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처음 서피스 시리즈를 내놓은 게 ‘비전’을 제시한다는 목적이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비전을 제시해선 안 됐다고 봅니다. 산재된 문제인 연결성, 확장성 문제에 관해 어떻게든 응답했어야 합니다.
클라우드 생태계 같은 비전은 언젠간 실현될 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 미래를 준비하기 전, 눈 앞에 놓인 일을 처리하려는 움직임은 보였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피스 시리즈를 매력적으로 보고 있기에, 그래서 더 아쉬웠던 행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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