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베리 프리브로 블랙베리병 치유하기
블랙베리 스마트폰은 물리 키보드를 탑재한 특유의 디자인으로 마니아층을 만든 스마트폰입니다. 물론 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스마트폰이기도 합니다.
블랙베리가 떠올라서 사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걸 '블베병'이라 부를 정도로 블랙베리는 나름의 매력이 있는데요. 아직도 심심찮게 과거 블랙베리 글에 질문이 달리는 걸 보면 이를 짐작할 수 있겠죠.
오늘은 블랙베리에서 만든 마지막 스마트폰, 블랙베리 프리브를 가볍게 돌아볼까 합니다.
블랙베리의 마지막 스마트폰
이후에도 블랙베리 키1, 키2 모델이 나오고 있는데, 왜 블랙베리의 마지막 스마트폰이라 부르느냐. 그것은 최근 나오는 제품은 블랙베리에서 직접 제조한 제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현재 블랙베리는 블랙베리 상표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보안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드웨어는 TCL에서 제작, 판매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선... 알카텔이라는 이름이 조금 더 알려졌을지도 모르겠네요.
아시는 분께 상태 깨끗한 중고로 잘 가져와서 반쯤 소장용으로 쓰고 있었으나, 그래도 들여온 만큼 테스트는 좀 해봐야 하지 않나 싶어서 간단하게 활성화 후 한 달 정도를 서브로 써봤습니다. 대부분의 장단점은 이미 공유가 됐겠지만, 그래도 간단한 기록차 남겨둡니다.
스냅드래곤이 화룡으로 불리던 시절
스냅드래곤이 한때는 화룡으로 불리던 시절이 있었죠. 스냅드래곤 810 시절, 그러니까 2015년 전후입니다. 그리고 바로 프리브가 나온 시점이죠. 블랙베리 프리브는 당시 슬라이딩 키보드를 탑재한 스마트폰 중에 가장 뛰어난 성능을 갖춘 모델이었고, 스냅드래곤 808이 타오르는 810의 대안으로 손꼽히긴 했지만, 810보다 낫다는 정도였지 그 자체가 괜찮다는 소리는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블랙베리 프리브는 자체 보안 솔루션 때문에 데이터의 암복호화를 거치며 리소스를 더 희생했는데요. 당시에도 발열 문제가 상당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4년 만에 다시 만져본 블랙베리 프리브의 발열은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발열에 놀라봤습니다. '이대로 동작이 될까?' 싶었던 순간이 있고 십중팔구는 뻗어버리더라고요. 그래서 아주 한정적인 작업만 해야 했습니다. 서브로 쓰다 보니 가끔 메시지를 한꺼번에 받을 때가 있는데, 이때도 각오(?)를 해야만 했습니다.
블랙베리 최초의 안드로이드
블랙베리 프리브는 블랙베리에서 내놓은 최초의 안드로이드 폰이라는 별명도 있습니다. 여태까지 BB10 운영체제를 채택하다가 본격적으로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최초의 스마트폰인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썩 좋은 경험을 제공하진 않았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발열과 함께 전체적으로 렉이 발생하는데요. 셔터렉부터 애니메이션 렉, 앱 프리징 등 다양한 방면에서 성능 저하가 발생했습니다. 키보드를 입력할 때 다시 말씀드리겠지만, 한/영 전환이나 키 입력 시에도 딜레이가 생겨서 그리 쾌적한 느낌은 아니었는데요.
키보드 하나를 넣기 위해서 스마트폰의 거의 모두를 희생했다는 평이 어느 정도 와 닿았습니다.
카메라 왜이래요?
블랙베리 시리즈 카메라는 전통적으로 그리 좋은 평을 받지 못했습니다. 블랙베리 프리브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출시 전에는 슈나이더 크로이츠나흐의 인증을 받은 렌즈를 탑재했다고 해서 화제를 모았는데요.
뛰어난 렌즈를 탑재한 만큼 주간 품질은 나쁘지 않았다는 평이지만, 조금 환경이 나빠지면 빠르게 품질이 나빠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원본 샘플은 다른 매체에서 진행한 링크(폰아레나)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단순한 기록용 외에는 카메라르 쓸 생각조차 안 했던 게 사실이에요.
블베병을 치유하기 살짝 아쉬운 키보드
하지만 지금 블랙베리 키(Key) 시리즈 모델이나 프리브를 기웃거리시는 분은 아마도 'BB10 기기는 더이상 못 쓰겠고, 안드로이드 탑재한 쿼티 키보드 모델을 쓰겠다'는 생각에 찾아보셨겠죠. 특히나 프리브는 슬라이드 방식으로 원할 때만 키보드를 불러올 수 있어서 매력적이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문제는 이 키보드의 완성도가 생각만큼 높지 않다는 점입니다. 물론 다양한 키보드 기술이 적용되긴 했습니다. 키보드 위를 스와이프하면 이에 맞춰 자동 키 입력을 지원하거나 커서를 이동하고, 언어를 바꿀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됐습니다.
하지만 키보드의 기본기, 이를테면 키피치 등은 아쉽습니다. 키피치가 얕아서 누르는 느낌이 크지 않고요. 전체적인 만듦새가 뛰어난 편이 아니라 유격과 같은 문제도 좀 있습니다. 소프트웨어와 궁합도 잘 맞는 편은 아닌데요. 한/영 전환이 빠르게 되지 않아서(앞서 말한 딜레이와 함께) 글을 쓸 때 피로감이 템포가 끊어지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게 중심이 상단에 쏠려 있어 프리브 키보드를 편하게 쥐고 쓰기 어려운 점도 약점이었습니다. 정말 꼭 필요할 때만 키보드를 꺼내 쓰게 되더라고요. 특히 서 있을 때는 손이 정말 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후 버전인 키1이나 키2에서는 다시 전면에 키보드가 등장했을지도 모르겠네요.
사실 블랙베리 병이 치유되는 과정은 키보드를 만족스레 써보다가 이윽고 금세 현타(현자타임)가 찾아오면서 해소됩니다. 이 과정에서 블랙베리 프리브는 키보드로도 아주 뛰어난 만족감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될 수 있겠고요. 대신 일반 스마트폰처럼 쓸 수 있다는 사용성은 조금 강점이라 하겠습니다.
중고로 받아온 지는 조금 되었습니다만, 저도 오래간만에 블랙베리 생각이 나서 잠시 찾아보다가 기억을 다시 떠올리며 정리해봤습니다. 참고가 되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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