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동안 써오던 에버노트 프리미엄 결제를 관두다.
작년에 신용카드가 만료되면서 일부 자동결제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에버노트도 그중 하나였는데요. 2013년부터, 햇수로만 7년을 써온 에버노트인데 작년을 기점으로 전격 구매를 중단했습니다. 덕분에 지금은 무료 회원으로 일부 기기와만 동기화할 수 있는 신세가 됐죠.
7년 동안 습관화된 서비스의 결제 중단은 큰 모험이었는데요. 왜 이토록 무모한(!?) 모험을 했는지 소개해볼까 합니다.
발전이 없는 서비스
에버노트가 등장했을 때만 하더라도,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개념이 부족했던 시기라 '이게 도대체 뭔가...'하면서 이리저리 살펴봤던 기억이 있네요. 수년이 지난 지금. 제가 바라보는 에버노트의 풍경은 거의 비슷합니다.
비슷비슷한 기능, 그대로인 인터페이스... 변화가 없는 것 자체를 단점이라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에버노트는 변화를 떠나 발전 요소를 찾기 힘든 상황입니다.
메모 자체에 충실하다는 콘셉트는 충분히 존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요새 에버노트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건 메모보다는 오류 메시지인 거 같아요. 한글 자소 분리, 충돌이 생기는 앱, 버벅대는 에디터... 제가 약 7,000개의 메모를 갖고 있어서 그런가 싶다가도, 그래도 지금과 같은 상황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최근 에버노트는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갖춘 새 버전을 내놨습니다. 기존과 완전히 달라지면서 다소의 문제는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글자가 깨지고, 자주 쓰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등, 생각했던 것보다 문제상황이 심각했습니다. 현재는 이용자들의 원성도 높고, 구형 버전인 레거시 버전을 쓰는 방법이 팁으로 올라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예전에 서피스 고를 소개하며 윈도우용 에버노트의 만듦새가 맥os용에 미치지 못해 아쉽다고 한 적이 있었는데요. 그 이후 지금까지 눈에 띄는 개선점은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게 유료 서비스가 맞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다른 대체 서비스의 부상
에버노트를 지금까지 써온 이유는 다른 대체 수단이 마땅히 없는 것도 한몫했습니다. 빠른 메모, 강력한 웹 클리핑, 다양한 OS 지원은 에버노트의 강점이었는데요. 시간이 지나며 에버노트를 대체할 만한 서비스가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를테면 현재 한국 이용자에게 핫한 노션(Notion)이 있습니다. 부분 유료 서비스지만, 무료 이용자도 이용에는 큰 문제 없도록 제한을 느슨하게 해 사랑을 받고 있죠. 이 밖에도 워크플로워(Workflowy), 다이나리스트(Dynalist), 조플린(Joplin), 옵시디언(Obsidian), 렘 노트(Rem note), 롬 리서치(Roam research).. 등 정말 다양한 노트 앱이 있습니다.
에버노트를 완벽히 대체하기 어렵다는 평도 있고 어느 정도는 동의합니다. 완벽히 같은 서비스는 없겠죠. 그러나 다른 서비스로도 에버노트 못지않은 생산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에버노트에 너무 익숙해져 버려 더 나은 대안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택한 대안
마지막으로 에버노트 대신 선택한 서비스를 소개하며 글을 마무리해볼까 합니다. 데이터베이스를 하나로 통합하는 용도로는 조플린(Joplin)을 쓰고, 원고를 정리하는 용도로는 다이나리스트(Dynalist)를 선택했습니다. 다만, 아주 확정은 아니고, 데이터 통합 용도로 다른 형태의 노트를 구성할까 고민 중입니다. 아이디어는 쌓이는데, 이를 제대로 연결하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고 있어서요.
1) 조플린(Joplin)
조플린의 장점은 대중적인 OS를 모두 지원하고 있으며, 데이터 백업을 개인 서버(NAS)에 할 수 있어 데이터 소유권을 온전히 개인에게 담아둘 수 있다는 점입니다. 동시에 종단 간 암호화를 지원하므로 데이터의 보안을 고려했을 때 좋은 선택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텍스트 작성 시 마크다운 에디터를 지원하므로 개인적으로 편히 글쓰기도 좋고, 티스토리 플랫폼에 얹히기에도 무난합니다.
웹 클리핑이 조금 부실한 점은 오히려 큰 문제가 안 됐는데요. 클리핑하는 방식을 조금 바꿔, 무조건 제 생각을 담아 편집해야 클리핑하도록 했습니다. 무의미하게 쌓아둔 자료가 감당이 안 될 때가 있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인데, 지금까지는 잘 선택한 것 같네요.
아쉬운 점은 백그라운드 동기화를 제대로 지원하지 않아 실시간 동기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여러 기기를 오가며 빠르게 수정돼야 할 상황이 그리 많진 않아 우선 사용 중이지만, 조금 더 빠른 속도를 지원했으면 좋겠습니다.
좀 투박한 거야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고요.
2) 다이나리스트(Dynalist)
다이나리스트(Dynalist)는 워크플로워에서 아쉬운 부분을 보완한 노트 앱으로 불렛 포인트(Bullet Point)를 기반으로 노트를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웃라이너를 잡기 편하지만, 하나의 원고를 구성하는 데도 큰 문제 없습니다. 정보를 기록할 때, 최소한의 단위로 구분하게끔 강제하는데 이게 생각을 정리하기에도 도움이 됩니다.
비교적 무료유저도 쉽게 쓸 수 있는 점, 웹 기반이라 여러 OS에서도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는 점 또한 장점입니다. 다이나리스트에서는 이미지 넣기가 좀 귀찮은데, 원고의 텍스트만 작성하고 업로드용 초고는 조플린으로 옮기는 방향으로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 회사업무용으로 프로젝트 관리 겸 아젠다(Agenda)라는 앱을 쓰고 있는데, 이는 추천하려면 제가 좀 더 써본 후에야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생산성을 위한 시도는 진행 중
오랜 시간 쓰던 노트 앱을 바꾸는 일은 괴로운 일이었지만, 걱정보다 빠르게 적용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제가 이미 에버노트로 좋지 않은 경험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겠죠.
현재는 말씀드린 방식을 쓰고 있으나, 끊임없이 대안을 찾고 있습니다. 앞으로 글 쓰는 일(어떤 형식이든)은 그치지 않을 테고, 이왕이면 더 읽을 만한 글을 쓰고, 남기고 싶거든요. 제 여정의 기록을 통해 다른 분께서도 생산성 향상을 위한 시행착오를 조금이나마 줄이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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