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안경 바꿨어요! 애쉬크로프트 홀든 콜필드 스페셜 에디션.


  저를 실제로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캐릭터와 다르게 저는 안경을 쓰고 있습니다. 학창시절부터 눈이 천천히 나빠져 지금은 꽤 나쁜 편인데요. 눈을 위해 많은 신경을 쓰지만, 매번 보는 게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모니터다보니 현상 유지 정도에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교정시력을 갖추려고 일 할 때, 쉴 때는 주로 안경을 끼고 있고 나들이 갈 때는 렌즈의 힘을 빌리고 있고요.


  최근에 맞춘 안경은 테만 거의 6년 가까이 쓰고 다녔습니다. 렌즈만 몇 번 교체했고요. 지금 테가 가볍고 만족스럽긴 한데, 오래 착용하다 보니 색도 벗겨지고 일부분 변형하려는 징조를 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지른 안경 소식입니다. 안경도 특이한데, 사는 방식도 특이해서 간단히 소개해드립니다.




크라우드 펀딩, 텀블벅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이란 이야기 많이 들어보셨죠? 불특정 다수에게 제품을 소개하고, 예비 소비자의 투자로 제품을 만들어 공급하는 형태인데요. 저도 외국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서 몇 번 시도해서 제품을 주문한 적도 있습니다. 고심 끝에 고른 제품이라서 그런지 다행히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노트북 스탠드미니 스튜디오 두 개를 주문했었죠.


  국내에서도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가 있습니다. 몇 군데가 있습니다만, 제가 종종 둘러보는 사이트 중 하나는 텀블벅이라는 곳입니다. 킥스타터나 인디고고 같은 사이트의 국내버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텀블벅을 꼬박꼬박 들어가는 편은 아니었는데, 어느 날 다른 분의 블로그 후기를 보다가 문득 텀블벅 사이트를 보고, 이 사이트에 걸린 배너를 우연히 보게 됩니다.



  바로 오늘 소개할 애쉬크로프트 홀든 콜필드 스페셜 에디션 소개였죠. 심지어 스크린 샷 나온 이 안경 배너는 블로그 후기 주제와 전혀 상관없는 부분이었습니다. 곁다리로 나온 부분에 혹해서 제가 직접 인터넷에서 키워드로 검색해서 찾았는데요. 꼼꼼하게 읽어보고 저도 괜찮겠다 싶어서 덜컥 모금에 참여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페이지를 보시면 되겠습니다.


애쉬크로프트, 홀든 콜필드 스페셜 에디션

  아이웨어 브랜드인 애쉬크로프트에서 새로운 안경을 선보였습니다. 이 안경의 이름은 홀든 콜필드인데요. 안경의 특징은 렌즈가 들어가는 부분, 홈선 부분이 다른 안경보다 두껍다는 점입니다. 이를 통해 더 두꺼운 렌즈를 안정적으로 끼울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아직 -5D 이상의 저시력은 아닙니다만, 저도 안경을 맞출 때 안경렌즈를 압축해야 합니다. 몇 차례 압축해도 테보다 두꺼워 일부분이 살짝 삐져나오는데요. 홀든 콜필드 안경은 그런 부분이 사라진다는 장점이 있더라고요. 비전문가라 잘 모르지만, 압축횟수를 줄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도 내심 신경 쓰이는 부분이라 덜컥 질렀습니다.


  제가 지금 쓰는 안경테와 비슷한 가격대라 또 5~6년 쓸 각오를 단단히 했습니다. 한 가지 걱정된 점은 동그랗고 렌즈가 큰 안경은 여태껏 써본 일이 없어 인상이 많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었는데요. 게다가 안경테 모양이 어울리는 얼굴이 있고 아닌 얼굴이 있는지라 걱정을 좀 했습니다. 직접 매장에서 착용해볼수도 있다고 했는데, 막상 그건 또 귀찮아서 안 하고 말았습니다.



  모금은 짐작하시다시피 성공적으로 완료됐습니다. 모금이 완료되고 제작이 진행되는 기간이 있어 제가 제품을 받은 건 한 달이 넘어서네요. 그동안 조촐한 파티도 있었는데, 저는 갑자기 주말에 일이 생겨서 가보고 싶었는데도 못 갔습니다. 아쉽…. 매우 아쉽….


  어느 날 택배가 왔는데, 전혀 짐작도 못 하고 있다가 뜯어보고서야 안경이 도착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깜짝 선물 받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서둘러 뜯어봤습니다. 찾아보니 실제 예정일보다는 4~5일 정도 늦게 받은 느낌이네요.



  안에는 간단한 메시지도 들어있었습니다. 일부 손글씨가 있고 나머지는 프린트. 손글씨니 프린트이니가 중요하기보다는 메시지를 통해서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하는 부분이 의미 있는 부분입니다.



  또 하나의 작은 병에는 안경렌즈 세정 및 김서림 방지제가 들어있습니다. 사실 여태 쓰는 안경에도 써본 적이 없던 건데, 이번에 이렇게 생기면서 좀 아껴주려고 합니다. 6년 동안 쓰던 테는 오래 쓰기도 했지만, 관리를 안 해줘서 더 빨리 망가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리고 안경이 들어있는 케이스입니다. 흔히 생각하는 다른 일반 안경 케이스보다 훨씬 크고 고급스럽습니다. 감촉도 좋네요. 뭔가 좋은 게 들어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크라우드 펀딩 항목에 케이스와 안경 천만 살 수 있는 항목도 있었는데, 뒤늦게 탐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케이스를 열면 제가 주문한 홀든 콜필드 스페셜 에디션 안경이 들어있습니다. 케이스를 열면서 향기가 나서 좀 놀랐는데요. 아마 안에 향수가 몇 번 뿌려진 게 아닐까 합니다. 향수 향에 호불호는 좀 갈릴 수도 있겠네요. 어떤 향인지 제가 구분하진 못하는데, 남자 향수 느낌입니다. 안경을 쓰면 은은하게 향이 좀 나서 좋네요.



  함께 들어있는 애쉬크로프트 안경 천입니다. 다른 안경 천보다 크기도 훨씬 크고요. 뭔가 영화 포스터를 보는 느낌이 드네요. 어차피 안경은 닦는 천이 따로 있어 고이 접어뒀습니다. 향수 향도 나니 가만히 있는 게 향을 더 오래 보전할 수 있으니까요.


홀든 콜필드 스페셜 에디션 안경을 써보니…


  위에서 소개한 텀블벅 홈페이지를 보시면 모델 착용 사진이나 제품 사진을 볼 수 도 있습니다. 생각했던 대로 안경테도 두껍고, 렌즈 크기도 크고, 조금 묵직합니다. 더군다나 이전까지 제가 쓰던 안경의 테가 정말 가벼운 느낌이라 그 차이가 더 느껴지더라고요.



  홀든 콜필드가 누군진 아시죠? 호밀밭의 파수꾼 소설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인물입니다. 그래서 안경테 위에 호밀밭의 파수꾼(The Catcher in the Rye)라고 문구가 새겨져 있습니다. 확실히 자세히 보면 정말 렌즈 홈 부분이 두껍습니다. 이 부분 때문에 그만큼 무거워지기도 했고요.


  홀든 콜필드 안경은 일반 버전과 스페셜 에디션으로 나뉩니다. 스페셜 에디션은 칠보 방식의 코팅 기법을 적용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저는 흑니켈 + 다크 에메랄드 색상을 선택했습니다. 약간 은색 빛이 돌면서도 어두운 느낌이 돌아서 마음에 듭니다. 안경도 무채색을 선호해서 금색이나 다른 유채색 색상은 마음이 가지 않더라고요. 스페셜 에디션이 모두 유채색이었으면 차라리 일반 버전을 골랐을 겁니다.



  이번 모금 참여자에겐 안경다리에 원하는 문구를 새겨준다 하셔서 닉네임을 새겨봤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은 좀 아쉽네요. 다른 부분보다 뚜렷하게 품질 차이가 납니다. 그리고 일단 일직선도 못 맞췄고요.



  안경 렌즈는 별도로 맞춰야 해서 동네 안경점에서 렌즈를 맞췄습니다. 조금 다른 형태의 안경이라서 그런지 안경사분께서 좀 신선해 하시더라고요. 별문제 없이 맞췄습니다.


  일주일 넘게 껴본 후기입니다. 일단 제게는 안경 무게가 확 느껴지네요. 코도 낮아서 그런지 일하다 보면 자꾸 흘러내리는 느낌이 듭니다. 대신 안경알이 커서 조금 흘러내려도 시야에 문제가 생기진 않네요. 그래서 그냥 슬쩍 흘러내려 간 대로 쓰고 있기도 합니다. 이러면 렌즈 테두리 부분과 안경 코 받침 부분으로 동시에 안경을 지탱해 벗고 나면 웃긴 자국이 생길 때도 있고요.


  그리고 제가 생각보다 머리가 크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안경다리 부분이 머리를 살짝 누르더라고요. 정도가 심하면 안경사에게 가서 피팅을 맡기는 게 좋겠지만, 그 정도는 아니라 그냥 쓰고 있습니다. 점점 알아서 맞춰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인상이 그리고 많이 달라졌습니다. 많이 부드러워졌다는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다행히 안경테가 영 안 어울리지는 않는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좀 익숙해진 다음에, 라는 단서가 붙긴 했지만요. 그리고 제가 제일 많이 들었던 이야기가 동주 친구 닮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동주 친구가 처음엔 뭔가… 싶었는데요. 알고 보니 영화 동주에 나왔던 윤동주 시인의 친구, 송몽규를 닮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뭐… 전혀 부인하진 못하겠더라고요. 하하. 다행히 생각보다 파격적으로 봐주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내심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모금을 마감하면서 안경을 쓰는 순간이 진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는 제작자 문구를 인상 깊게 봤습니다. 제가 직접 이 안경 제작에 힘을 보탰다는 생각이 들었고, 안경에 관해서 제작자에게 직접 문의할 수 있는 창구가 생기면서 그 생각은 더 커졌습니다. 외국에서 진행하는 크라우드 펀딩은 물리적인 거리도 멀어서 약간 늦게 오는 제품 쇼핑하는 마음이었다면, 이번엔 진짜 투자했다는 느낌을 받았네요.


  제품 자체는 만족스럽습니다. 군데군데 아쉬운 부분이 보이지만, 이건 대기업에서 큰 자본을 바탕으로 만드는 제품은 아니니까요. 만족스럽게 쓰고 다니는 중입니다. 아, 그래도 집에선 이전의 안경을 그대로 쓰고 있습니다. 아직 완전히 망가지지도 않았고, 가벼워서 쓰기 좋거든요. 외부에 나가는 외출용 안경으로 콜든 홀필드 안경을 쓰는 중입니다.


  IT 제품, 단순 아이디어 상품이 아닌 실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제품이라서 그런지 제게는 꽤 뜻깊은 경험이었습니다. 앞으로 즐거이 쓰고 다니고자 합니다. 그럼 지금까지 레이니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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