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레 미제라블' - 호불호의 영화
글 작성자: 레이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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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는 제 주관적인 해석과 영화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레 미제라블
톰 후퍼 감독, 휴 잭맨, 앤 해서웨이, 아만다 사이프리드, 러셀 크로우,
에디 레드메인, 사만다 바크스 외 출연, 2012.
톰 후퍼 감독, 휴 잭맨, 앤 해서웨이, 아만다 사이프리드, 러셀 크로우,
에디 레드메인, 사만다 바크스 외 출연, 2012.
레이니아입니다. 오늘은 지난 연말에 의미있는 기록을 달성한 외화, <레 미제라블>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레 미제라블>은 비록 리뷰를 늦게 쓰지만 2012년을 통틀어 제가 Best영화로 손꼽은 적도 있는 영화인데요.
이 영화에 대한 글은 이미 다른 채널에 많이 올라왔을 것이고, 제 글도 여기서 크게 다르진 않겠지만, 어쨌든 한 번쯤은 정리를 해두어야 할 필요성이 있어서 조금 늦었지만 정리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정도 늦는 거야 이제 익숙하시잖아요. 부담없이 정리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뮤지컬 영화, 배우와 노래가 만나다.
그래서 <레 미제라블> 오픈 전부터 무척 기대하는 영화 중 하나였습니다. 더욱이 다른 영화를 보면서 예고편을 먼저 보았었는데요. 예고편 편집도 잘했지만 배우들 노래가 상당히 괜찮다는 느낌을 받아서 개봉하면 꼭 보러가야겠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무튼 본론으로 돌아와서요. <레 미제라블>의 뮤지컬 형식은 조금 독특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노래로 시작해서 노래로 끝나요. 일반적인 대사가 거의 없다고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런 영화의 특징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데요. 노래로 시작해서 노래로 끝나는 뮤지컬영화가 많지 않다보니 아무래도 무척 어색함을 느끼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단적인 예로 저희 부모님께서도 ‘저게 연기를 하는 건지, 노래를 하는 건지 모르겠다.’라는 평을 하시며 <레 미제라블>을 그다지 재미없게 보셨다고 하셨습니다. <레 미제라블>을 재미없게 보신 분들의 많은 분들이 이와 유사한 답변을 하셨습니다. 애들 장난 같다는 이야기까지 들었던 것 같아요.
반면에, 같은 영화를 뮤지컬 느낌이 살아서 좋다고 하신 분도 있었습니다. 어느 시점부터 ‘이제부터 노래할 거에요!’라고 정하고 노래를 부르는 것보다는 자연스럽게 노래로 시작해서 노래로 끝나는 형태가 오히려 뮤지컬의 느낌을 강하게 표현하고 있다는 것이죠.
저는 물론 영화를 재미있게 본 편이라 후자에 더 무게를 싣고 싶습니다만, 확실히 익숙하지 않은 형식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재미없게 보신 분들의 의견도 충분히 이해가 가네요.
그 다음으로, 배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수 있는데요. 이 부분은 영화 <레 미제라블>을 재미있게 보신 분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무척 분분합니다. <레 미제라블>이 연말에 꽤 흥행했고, 주변 분들이 많이 보고 오셨기 때문에 그 분들의 의견도 함께 언급해보도록 할게요.
1. 휴 잭맨(장발장)
휴 잭맨이 맡은 장발장은 호불호의 대표주자입니다. 휴 잭맨은 뮤지컬 배우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노래를 잘한다는 평이 있구요. 반면에 원작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는 평도 있습니다. 우선 노래를 잘한다는 평은 넘버링 중에서 장발장의 독백이 나오는 Valjean`s Soliloquy에서 무척 연기를 잘했다는 평이 있습니다. 감정선을 잘 살렸다고 하시더라구요.
반면에 목소리가 너무 고음에 가까워서 원작의 느낌을 잘 살리지 못하는 평이 있습니다. 특히 히트 넘버링 중 하나인 One Day More에서 무게를 제대로 잡아주지 못했다는 평이 있었습니다.
제 경우엔 크게 무리없이 보았습니다. 휴 잭맨이 원작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 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요. 이 부분은 뮤지컬 <레 미제라블>을 사전에 보신 분들에 한해서 부정적인 의견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전 25주년 기념 콘서트 동영상도 미리보고 왔지만 심각하게 흠잡을 것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약간 기대치의 차이긴 한데요. 본업이 뮤지컬 배우가 아니다 보니, 발성이나 혹은 여타 다른 측면에서 어느 정도 감안하고 봐줘야겠다…는 범위가 있어서 제가 본 휴 잭맨의 장발장은 그 범위 안이었기 때문에 딱히 흠잡을 필요가 없다고 느꼈습니다. 사실 다른 호불호의 범위도 이렇게 촉발되는 문제(?!)가 많은데요. 우선 이쯤에서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2. 앤 해서웨이(판틴)
판틴은 크게 호불호가 나뉘지 않습니다. 대체로 연기를 잘했다는 평입니다. 판틴이 그다지 비중있게 나오는 역이 아니라서 오히려 아쉬웠다는 평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래서 앤 해서웨이가 차라리 코제트 역을 하는 게 어땠었나… 하시는 분들도 있더라구요.
저도 앤 해서웨이가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작은 비중에서도 연기와 노래로 존재감을 확실하게 살렸습니다. <레 미제라블>의 넘버링 중에서 I Dreamed A Dream은 판틴의 핵심 넘버링인데요. 원래는 그다지 좋아하는 넘버링은 아니었는데 영화를 보고 무척 좋아졌어요. 그만큼 앤 해서웨이는 <레 미제라블>에서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3. 아만다 사이프리드 (코제트)
역시 호불호의 대상 중 하나입니다. 목소리도 예쁘고 노래도 잘했다는 평과 너무 목소리가 예쁜 척을 하려고 애썼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톤으로 노래를 부르려고 해서 어색했다는 평도 있더라구요.
저 역시 노래를 정말 잘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우선 목소리가 정말 예뻤고, 얼굴도 예쁜데 노래도 상당히 잘하는구나…라고는 생각했습니다. 우선 제가 음악에 관대하다는 걸 알아두셔야겠지만, 이만하면 괜찮지 않았나 싶더라구요. 역시 기준치의 문제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것과 별개로 어린 코제트는 노래도 잘했고, 얼굴도 정말 귀여웠어요. 우선 포스터랑 똑 닮아서 놀랐구요!
4. 에디 레드메인 (마리우스)
전반적으로 호평이 많은 배우입니다. 역시 뮤지컬과 관련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제가 봐도 노래도 잘했고 연기도 잘한 것 같습니다. 흔히 생각하는 서구인의 정통 미남(?!)은 아니지만 훈훈한 멋이 있었던 것 같아요. 많은 여성분들의 마음을 선덕선덕하게 만든 장본인이 아닐까 합니다. (휴 잭맨이라구요? 물론 그 의견도 적극 동의합니다. :D)
5. 러셀 크로우 (자베르)
전반적으로 혹평이 많은 케이스입니다. 저 역시 반박할 수가 없네요… 목소리 톤이 그다지 높지 않아서 자베르의 넘버링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것 같았구요. 너무 읊조리는 톤으로 노래를 불렀던 것과 목소리가 안으로 들어가서 몸을 공명하고 나온 것 같은(?!) 울리는 음색이 그다지 매력적이진 못했던 것 같습니다.
농담으로 자베르를 ‘정의 덕후’라고 칭하더라구요. 초반에 악랄한 모습을 보여주는 정의 덕후(?!)의 모습을 러셀 크로우가 잘 보여주진 못한 것 같습니다. 너무 착해보였어요…OTL
6. 사만다 바크스 (에포닌)
저는 위에서 <레 미제라블> 영화를 보기전 25주년 콘서트 동영상을 먼저 봤다고 말씀드렸었는데요. 여기 에 나온 에포닌도 사만다 바크스가 맡았었습니다. 왠지 영화를 보면서 계속 낯이 익더라구요. <레 미제라블>에서 가장 노래를 잘한 배우가 사만다 바크스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특히 On My Own은 다들 좋아하시는 노래지만, 사만다 바크스가 부른 On My Own은 절절한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느낌입니다.
원작과 주제, 휴머니즘
<레 미제라블>이 개봉했을 당시에 정치적인 사안과 결부되어 많은 분들이 감동을 느끼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혁명에 임하는 청년들의 모습, 그리고 그 혁명이 좌절되는 모습, 마지막 장면에서 혁명이 성공한 것 같은 모습을 보면서 감동을 느끼셨다고 하는데요.
정치적 사안과 맞물려 생각할 만한 주제로 격상된 느낌이지만 실제 <레 미제라블>에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인간’에 대한 부분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Les Miserables)>의 뜻은 ‘불쌍한 사람들’이라는 뜻입니다. 실제로 <레 미제라블>에 등장하는 많은 사람들은 불행한 사람이 많습니다. 단적인 예로 판틴은 일반 노동자에서 순식간에 밑바닥으로 추락하는 고통을 겪게 되지요. 장발장의 경우는 밑바닥에서부터 남을 도울 수 있는 사람으로 올라오지만, 과거가 자신의 발목을 끝없이 잡고 있구요.
장발장은 자신의 과거를 끊을 수 있는 기회를 몇 차례 만나지만, 자신이 그 기회를 가지게 됨으로써 다른 사람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생각에 굳이 자신의 정체를 노출합니다. 이를 당시의 가치관으로 표현하자면 자신의 과거를 버리고 도망치면 ‘구원’받지 못한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래서 장발장은 끊임없이 쫓기고 상처받지만, 아낌없이 희생합니다. 그리고 끝내 ‘구원’받는 모습이 나오죠.
<레 미제라블>에서 감동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은 이 지점입니다. 바로 휴머니즘. 그것은 작가가 ‘인간을 믿고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내어, 여기서 감동을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슷한 예로, 좀 더 후대의 일이지만 전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가 떠올랐습니다. 여기서는 극한 상황에서의 인간이 자신과의 싸움을 어떻게 이겨내는지에 대해서 무척 세밀하게 묘사가 되어 있는데요.
인간을 약하게 만드는 현실 속에서 끊임없이 인간을 믿고, 사랑하는 그 마음이 수용자에게 감동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코드로 작용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호불호
158분에 달하는 런타임, 배우의 노래에 대한 기대치와 선호도, 독특한 촬영 방식 등 호불호가 나뉠 조건이 다른 영화에 비해 무척 많이 들어가서 재미있게 보았다 하더라도 쉽게 추천하기 어려운 영화가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영화 한 편 보는 가격으로 어느 정도 품질이 보장된, 이만한 퀄리티의 뮤지컬을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전 무척 만족했습니다. 이보다 배 이상의 돈을 들여서 영화 <레 미제라블>의 반도 못따라오는 저품질 뮤지컬을 보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런 걸 감안한다면 제게 <레 미제라블>은 무척 즐거운 영화로 기억될 것 같아요.
사실 다른 분들의 리뷰와 크게 다르지 않은 내용이지만, 2012년 가장 즐겁게 보고 온 영화에 대해서 이렇게 정리를 해두지 않으면 뭔가 영화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레 미제라블>을 보고 온 감상은 이쯤에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레이니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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