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 - 당신은 모든 걸 알고 있나요?

영화를 보는 제 주관적인 해석과 영화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내 아내의 모든 것

민규동 감독, 임수정, 이선균, 류승룡 주연, 2012.

  레이니아입니다. 오늘은 개봉 당시 보고 왔지만 제가 미처 글을 남기지 못한 채로 넘어갔다가 추석 특선 영화 타이틀을 달고 나오는 통에 다시 한 번 볼 수 있었던,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에 대해서 글을 써볼까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제가 보고 온 상황이 우스워서 기억에 많이 남는데요. 주말에 거실에 엎드려서 책 읽던 제게 갑자기 동생이 영화 보러 가지 않겠느냐고 해서 급 OK하고 밖으로 나갔었습니다.

  그래서 머리는 산발에 잠옷만 입고 주말 오후에 동네 오래된 영화관에서 보고 왔던 영화였는데요. 영화도 재미있었고 한편으론 제 꼴이 우스워서… 이런저런 기억이 많이 남는 영화였습니다. 한번은 이야기하고 싶었던 영화였는데, 이렇게라도 이야기를 할 기회를 갖게 되네요. 그럼 짤막하게 <내 아내의 모든 것>.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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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동 감독

  우선 짧게 스토리를 살펴볼까요. 일본 유학 중에 만난 두현(이선균)과 정인(임수정)은 만나 결혼에 골인하게 됩니다. 그런데 두현이 간과한 게 있었으니, 정인이 생각보다 무시무시한 불평과 독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이혼을 결심하지만, 아내가 무서워 엄두도 내지 못하는 두현은 우연히 알게 된 전설의 카사노바 장성기(류승룡)를 만나 그에게 자신의 아내를 유혹해달라 부탁하는데요. 그 이후로 벌어지는 일련의 일들이 <내 아내의 모든 것>의 줄기를 이루는 이야기입니다.

  <내 아내의 모든 것>에 대해서 다시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을 하면서 다시 한 번 <내 아내의 모든 것> 정보를 찬찬히 살펴보았습니다. 그러다가 감독에게 눈이 갔는데요. 연극에서 연출을 살펴보듯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서 참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체적으로 민규동 감독과 연이 닿은 영화 중 로맨틱 영화는 제가 좋아하는 작품이 많았습니다. 오늘 이야기할 <내 아내의 모든 것>과 <김종욱 찾기>, <서양골동과자점 앤티크>,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정도가 제가 좋아하는 작품이고요.

  공포는 제가 좋아하지 않으니 그냥 넘어가고, 반면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나 <오감도> 같은 건 진짜… 뭐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그래도 전 대체로 민규동 감독의 작품을 좋아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고요. 그럼 제가 좋았던 점을 적어보도록 할게요.

캐릭터 그리고 플룻

  우선 가장 눈에 들어왔던 건 개성 강한 캐릭터가 존재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영화의 중심축인 두현, 정인, 성기가 모두 개성 강한 캐릭터였는데요. 나름 성질(?!)은 있지만, 아내에게 주눅이 들어 소심함과 찌질함의 결정체인 두현.

  독설과 불평으로 가득 찼지만, 나름대로 세운 기준에 충실한, 개성 강하고 자신만만하지만, 한편으로 여린 부분까지 갖춘 사랑스러운 캐릭터 정인.

  전설의 카리스마(?!)라는 위명 아래 누구든지 사랑의 노예로 만들어버리며, 동시에 개그요소가 빵빵 터지는 성기.

(빵터졌지요... 광고로도 나왔고요.)

  이 세 사람이 얽히고설키며 만들어내는 앙상블은 또 얼마나 독특한지요. 두현과 정인, 정인과 성기, 그리고 두현과 성기가 나오는 씬에서 나오는 이들의 성격이 맞물리는 부분은 영화의 재미를 한껏 살리는 부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캐릭터를 묶어주는 플룻의 짜임새도 무척 좋았습니다. 두현과 정인의 처음과 끝이 비슷하게 연결되는 부분이 대표적인데요. 계기를 부여해주는 의미도 되지만 한편으로 수미상관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중반부터 정인과 성기의 만남과 그 사이사이에 두현과 성기의 밀회장면, 그리고 정인이 방송국에 나가는 장면 등 장면과 장면이 다채롭게, 그러나 어지럽지는 않게 짜여있습니다. 그래서 캐릭터의 개성을 더욱 강렬하게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깨알같은 개그 요소)

내 아내의 '모든 것'

  <내 아내의 모든 것>은 관객에게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은 당신 배우자(혹은 연인)의 모든 것을 알고 있습니까? 그리고 영화에서 답도 같이 던져줍니다. ‘알 수 없다.’라고요.

  두현은 정인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녀를 이길 수 없다 생각하여 주눅이 들고, 그녀에게 벗어나기 위해 성기를 끌어들입니다. 그리고 정인과 성기의 데이트 과정을 지켜보면서 자신이 여태 그녀를 잘못 알고 있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요.

(전부 알고 있나요?)

  사랑하는 사람, 오래 알고 지낸 사람도 그렇지만 우리는 누군가를 완벽히 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당장 우리가 주고받는 말조차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걸요. 두현은 정인이 평소에 불평불만만 많고 독설만 내뱉는다고 생각하지만, 본인이 직접 불평불만과 독설을 내뱉어보면서 깨닫게 됩니다. 세상엔 아직 부조리한 게 많다는 것을요.

  정인 역시 불평불만과 독설을 줄이면서 그러지 않아도 세상은 돌아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요. 영화 말미에 두 명의 캐릭터가 조금 바뀌어 보이는 장면은 한편으론 우습지만, 서로를 향해 한 발자국을 더 내딛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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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로를 향해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딘 두 사람은 다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됩니다. 그리고 그 이후는 관객의 상상에 맡기며 영화는 막을 내리죠.

  짧은 영화는 아니었습니다만, 체감하는 시간은 무척 짧았던 <내 아내의 모든 것>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찌질남 연기의 이선균은 점점 캐릭터가 굳어지는 게 아닌가 살짝 걱정되었습니다만, 그건 제가 걱정할 문제는 아니겠죠…

  저뿐만 아니라 다른 분께서도 <내 아내의 모든 것>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럼 간단히 감상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레이니아였습니다!:)

(임수정은 예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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