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운드 피델리티 590i, 독특한 감수성을 갖췄다.
저는 2014년에 처음으로 사운드바 제품을 접했습니다. 그 이전에 음향을 위해 쓰는 제품으로는 5.1채널 홈시어터나 큰 우퍼가 달린 스피커가 있었는데요. 삼성의 사운드스탠드라는 TV 밑에 깔아두는 형태의 제품을 접하기 시작해 이게 ‘사운드바’가 되고, 다시 이 제품이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알고 보니 2013년에 국내 기업에서도 사운드바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최근에는 TV만 사는 게 아니라 사운드바 제품을 함께 구매하는 비중이 높아졌다고 합니다. 5.1채널 홈시어터급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서브 우퍼나 여러 스피커를 이용하지 않고도 비슷한 수준의 음향을 들을 수 있다는 편의성 때문에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러한 흐름은 PC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설이 길었네요. 오늘 소개할 제품은 PC용 사운드바 제품인 사운드 피델리티 590i입니다. 엔비레즈라는 곳에서 판매하는 제품인데요. 시각적으로 인상 깊은 제품이라 눈여겨보게 되었습니다.
사운드 피델리티 590i 살펴보기
제품을 처음 받았을 때 아이맥과 함께 놓인 제품 사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만큼 애플 제품과 조화로움을 강조하고자 함이 보였는데요. 문구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애플 아이맥과 좋은 조화를 이룬다고 쓰여 있습니다. 실제로 제품을 보면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알루미늄을 이용해 만든 제품이라 아이맥과 색이 잘 맞겠더라고요.
제품 상자를 열어보면 당황스러울 정도로 단출한 구성이 눈에 띕니다. 전원 충전기, 사용설명서, 본체가 끝입니다. 이런 부분에서도 애플의 느낌이 날 줄은 몰랐네요. 기본적으로 사운드 피델리티 590i가 블루투스를 지원하기에 다른 연결 케이블이 들어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건 컴퓨터에 블루투스 모듈이 있을 때 가능한 이야기고요. 일반 PC와 연결할 때는 별도의 케이블이 필요할 때가 더 많습니다. 그래서 구성품이 좀 부족한 것 같아서 아쉬웠습니다. Line In/Out과 RCA In을 모두 지원하는데요. 라인 케이블이라도 하나 들어있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아이맥 사용자에게만 판매할 제품은 아니잖아요.
제품 뒷면에는 앞서 말한 외부 입출력 단자와 전원 어댑터 단자가 있습니다. 입출력 단자가 뒷면에 있어서 선정리를 잘하면 선을 전혀 보이지 않게 연결할 수 있습니다. 이런 부분도 아이맥을 떠오르게 하는 부분이네요. 전원 어댑터 선이 조금 더 길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컴퓨터 책상에 연결하는데 조금 짧은 느낌이 들어서 애를 먹었어요.
제품을 보고 있으면 착시가 올 것 같은데요. 상단 스피커 부분을 손으로 쓸어보면 튀어나오거나 안으로 쑥 들어가는 부분이 없습니다. 이는 다시 말해 통 알루미늄의 금형을 아예 구멍이 뚫린 상태로 만들어 제조했다는 것입니다. 물리적으로 타공 처리를 하지 않아 울퉁불퉁한 느낌을 받을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디자인을 위해 고집스레 만든 느낌이 들어서 제품 디자인은 무척 만족스러웠습니다.
오른쪽에는 터치로 작동하는 조작부가 있습니다. 12시 방향에는 전원 버튼이, 6시 방향에는 입력 단자에 따라 모드를 바꿀 수 있는 모드 버튼이 있습니다. 블루투스, 라인, RCA 모드를 오갈 수 있고요. 그 아래엔 LED가 숨어있어 이 색으로 모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세한 것은 설명서에 있으니 참고하세요. 테두리 부분을 쓸어주면 음량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시계방향은 크게, 반시계방향은 작게입니다.
터치로 조작하다 보니 쓸어내리는 느낌은 좋습니다만, 음량을 세심하게 조절하기는 좀 어렵습니다. 그래서 적당한 크기로 조절하고 컴퓨터 플레이어에서 음량을 다시 조절하는 문제가 종종 있더라고요. 하지만 터치 조작부를 넣음으로써 디자인의 일체감이 향상된 것은 분명합니다.
우선 작업하던 컴퓨터에 설치해 보았습니다. 모니터 앞에 두면 딱 좋겠더라고요. 공교롭게도 곧 소개할 우노큐브와 같은 날 도착해 두 제품을 동시에 설치하고 호사를 좀 누렸습니다.
사운드 피델리티 590i의 특징과 음질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심미적인 아름다움이겠죠? 이를 위해 애쓴 흔적이 엿보입니다. 케이블 입출력 단자를 잘 숨겨둔 것도 그렇고요. 이 지지대도 깔끔하게 처리했습니다. 보호 스티커를 벗겨내면 고무 패킹이 나오는데, 바닥에 잘 붙어 쉽게 밀리지 않습니다.
사운드 피델리티 590i는 590.6 x 63.1 x 103.3mm의 넓적한 바 형태로 가로 길이는 아이맥 27인치와 비슷한 정도인데요. 위의 두 지지대를 통해 본체는 바닥과 닿지 않고 살짝 떠 있습니다. 이는 음향 때문에 기기가 떨리는 것을 막아주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모니터 앞에 놓는 제품의 특성상 사용자의 청취 각도를 고려해 30도 정도 앞으로 기울어졌습니다.
단순히 아름답게 보이려는 걸 떠나 사용자가 좋은 음향을 들을 수 있도록 배려한 모습이 돋보입니다. 기능적으로도 여러 특징이 있는데요. 우선 가운데 위쪽에 마이크가 담겨있습니다. 그래서 스마트폰 등과 연결하면 핸즈프리로 쓸 수 있는 특징도 있습니다. 아이맥과 연결하면 페이스타임도 쉽게 할 수 있겠네요.
생각해보면 멀티페어링을 지원해서 여러 기기와 연결할 수 있도록 한다면 더 유용할 것 같은데, 다음에는 이러한 기능이 들어간 제품이 출시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코덱도 apt-X와 AAC 모두를 지원합니다. 그래서 iOS 기기나 안드로이드 기기 모두에서 좋은 음질의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특징입니다. 출력은 12W로 범용 PC 스피커가 3W 남짓이라는 것을 떠올리면 상당한 출력입니다. 아파트에서 볼륨을 쉽사리 크게 올리지 못할 정도입니다. PC용으로는 부족함이 없는 정도입니다.
그러다 보니 일반 노트북 혹은 PC에 연결해서 쓰기엔 이만한 스피커가 없습니다. 또한, 듀얼 패시브 라디에이터(Dual Passive Radiator)를 갖춘 것도 특징입니다. 패시브 라디에이터는 보조 저역 발생 장치로 음향 기기에서 중저음을 지원하는 부분입니다. 사운드 피델리티 590i는 이 패시브 라디에이터를 두 개 붙여 깊은 중저음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소리입니다.
고음역 위주의 일반 PC 스피커보다는 훨씬 묵직한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서브 우퍼가 있는 스피커만큼은 아니니 유의하세요. 일반 스피커보다야 낫지만,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묵직한 소리를 기대했는데 기대만큼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이처럼 얇은 스피커에서 만들어낸 소리치고는 합격점을 줄 만합니다.
평소에는 개인용 리시버(이어폰, 헤드폰)을 통해서 음악을 듣는 편입니다. 그러다가 사운드 피델리티 590i로 오랜만에 스피커로 음악을 들었는데요. 이렇게 듣는 음악도 좋더라고요. 모니터 앞, 그러니까 눈에 잘 띄는 ‘황금 자리’를 차지한 사운드 피델리티 590i. 자리를 기꺼이 내줄 수 있을 정도로 시각적으로, 또 기능적으로 우수한 제품입니다.
특히 이 제품의 가격이 10만원 초반대에 형성되었다는 것은 좀 놀랍습니다. 통 알루미늄으로 제작한 제품 중 이만한 만듦새를 갖춘 제품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이는데요. 그런 점에서 큰 매력을 느꼈습니다. 덕분에 즐겁게 쓸 수 있었습니다. 사운드 피델리티 590i의 소개는 이쯤에서 마무리하겠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레이니아였습니다.:)
#TechG에 발행되었습니다.
· 관련 포스트 및 링크
- 삼성 사운드바 HW-H751 사용기 - (2)강력한 음질과 편의성
- 삼성 사운드바 HW-H751 사용기 - (1)디자인 그리고 Stand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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