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써보고 적는 톤플러스 HBS-1100 사용기
안정적인 착용감
톤플러스 HBS-1100을 착용했습니다. 목을 감는 느낌을 싫어하시는 분도 있지만, 다행히 전 거부감이 크지 않았습니다. 목에 끼고 나니 겉모습, 그리고 손에 들었을 때 느낌과 다르게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무게는 58.7g이라고 하네요. 예전에 톤플러스를 끼고 있는지 깜빡하고 옷을 벗다가 톤플러스가 튕겨 나간 경험을 했다는 이야기를 농담처럼 들었는데, 이게 농담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끼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어폰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을 정도로 자연스럽습니다. 처음엔 유선형이긴 해도 형태가 고정돼 안 맞으면 어쩌나 걱정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매끄럽고 자연스럽게 끼울 수 있더라고요. 격렬하게 움직일 때는 쇄골과 맞닿아 달그락거리긴 합니다. 운동용으로 쓰긴 좀 아쉬움이 있네요. 이어폰 유닛을 쭉 잡아당기면 선이 나오고, 이대로 귀에 끼울 수 있습니다.
하만카돈 플래티넘
톤플러스 HBS-1100은 하만카돈의 기술력을 이용해 뛰어난 음질을 갖췄습니다. 그래서 전작에도 하만카돈 마크가 있었는데요. 이번에는 하만카돈에서 음질을 인정했다는 '하만카돈 플래티넘' 마크가 있습니다. 이게 어떤 공인된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라서 하만카돈 기술력으로 하만카돈이 인정할 만큼 뛰어난 음질을 갖췄다는 정도로 이해하면 됩니다.
자신만만했던 만큼 톤플러스 HBS-1100 음질은 뛰어난 편입니다. 막귀를 자신하며 귀가 예민하지 않은 전데도, 들어보면서 꽤 괜찮다고 느꼈거든요. 일단 블루투스를 이용하는 무선 이어폰 중에선 수준급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aptX HD 코덱을 이용하면 더 뛰어난 소리를 들을 수 있을 텐데요. 아쉽게도 현재 aptX HD 코덱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이 LG G5밖에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해상력이 뛰어납니다. 느끼기에 저음보다는 고음 쪽이 더 두드러지는 느낌이었는데요. 이는 톤플러스가 제공하는 음장으로 보완할 수 있습니다. 재생 버튼을 짧게 두 번 누르면 음장이 바뀝니다. '베이스 부스트', '톤 플래티넘', '트래블'의 세 가지 음장이 있습니다. 저음이 아쉬우면 베이스 부스트를 선택하시면 됩니다. 저는 그냥 톤플러스의 성격이 잘 드러나는 톤 플래티넘 모드로 썼습니다.
리시버 자체가 훌륭하다 보니 통화음질도 좋습니다. 목소리가 맑고 깔끔하게 들리네요. 그리고 마이크가 입 근처에 있어서 마이크 위치를 바꾸지 않고서 통화할 수 있습니다. 제가 쓰는 BBX는 마이크 위치가 불만이었거든요. 통화할 때에는 자연스럽게 한쪽 이어폰을 빼고 마이크를 입에 가져다 대야만 했습니다. 누가 자꾸 마이크 먹지 말라고 했던 이야기는 덤이고요.
톤플러스로 통화를 몇 번 했는데, 다들 큰 문제는 없다고 하시더군요. 아 한번은 깃 있는 옷을 입다가 톤플러스가 깃 안으로 들어가자 소리가 울린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톤플러스 착용하신 분을 보다 보면 깃 안으로 넣고 계신 분이 종종 보이는데, 통화할 때는 잠시 꺼내는 게 좋겠습니다.
편의 기능, tone&talk
톤플러스 자체 편의기능도 있습니다. tone&talk이라는 이름으로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올라와 있으니 내려받으시면 됩니다. 안드로이드에서는 문제없이 연결하고 잘 썼는데요. 아이폰에서는 생각보다 연결이 잘 안 되더라고요.
저만 그런 줄 알았는데 리뷰에서도 해당 내용이 보이는 등 문제가 좀 있는 모양입니다. 개인적인 경험에 비춰보면 블루투스 메뉴에 가면 HBS-1100과 HBS-1100_LE가 있는데, 이 중 하나가 연결되지 않았을 때 연결이 잘 안 되더군요.
연결하면 HBS-1100 설정을 조절하고 편의 기능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기능이 음성 메모 기능입니다. 조그스틱으로 빨리감기 부분을 길게 누르고 있으면 음성 녹음 기능이 활성화되고, 이를 앱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음성 녹음 기능을 쓰지 않는다면 현재 시각 알림 기능으로도 바꿔 쓸 수 있습니다.
이밖에도 음량 조작 부분의 조그스틱을 -로 길게 누르면 배터리 정보를 알려주고, +로 길게 누르면 진동을 켜고 끌 수 있습니다. 진동은 모든 알림에 대응하지 않고 오로지 전화와 대응합니다. 그리고 페어링 한 기기와 일정 거리 이상 떨어지면 진동으로 경고합니다. 진동 모듈을 더 활용했으면 좋겠지만, 이 정도도 충분히 편리합니다.
보이스 커맨드 기능을 지원해 음성으로 전화를 받는 등 몇 가지 기능을 쓸 수 있습니다. 양손을 쓰지 못하는 상황에서 간단히 조작할 수 있는 점은 좋습니다. 몇 번 테스트해봤는데, 반응하는 정도가 생각만큼은 아니었습니다.
다시 돌아와 디자인
기능만 놓고 보면 톤플러스 HBS-1100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이어폰입니다. 음질, 편의성, 착용감 등을 두루두루 갖췄습니다. 문제는 디자인입니다. 다른 넥밴드 블루투스 이어폰을 들이밀면서 어떤 제품 디자인이 가장 좋냐고 물어본다면 톤플러스 HBS-1100을 선택하겠습니다. 넥밴드 형 제품 중 가장 괜찮은 건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다른 제품까지 범위를 넓힌다면, 전 주저 없이 톤플러스 지지를 철회할 겁니다. 톤플러스를 끼고 다니면 그 사람의 모든 디자인을 잡아먹습니다. 말 그대로 디자인 포식자입니다. 정장부터 가벼운 평상복까지 두루두루 따로 놉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기능성을 최우선으로 둔 디자인이라고 밖엔 보이지 않네요.
만약 마지막 단락에 동의하지 않으신다면 톤플러스 HBS-1100은 매력적인 블루투스 이어폰입니다. 이만큼 뛰어난 만듦새를 갖춘 제품도 드물고요. 그러면서 음질과 기능을 두루 갖춘 제품을 찾긴 어렵습니다.
블루투스 제품을 쓰시면서 음질을 놓치기 싫으신 분, 평소 통화가 잦으신 분께는 추천할 만한 제품입니다. 특히 LG G5 이용자분께는 더욱 추천하고요. 아이폰을 쓰신다면 tone&talk이 반쪽짜리가 되는 등,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tone&talk 안 쓰실 거면 차라리 HBS-910 제품을 권하고 싶고요. 그쪽이 배터리도 좀 더 오래갑니다.
끝판왕이었지만, 전 결국 다시 다른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돌아갔습니다. 점차 선 없는 완전 무선 블루투스 이어폰 제품이 나오기도 하던데, 또 다른 모험을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두 편에 걸친 넥밴드 블루투스 이어폰, LG 톤플러스 HBS-1100 후기는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레이니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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