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륵을 뛰어넘은 이어폰, 소니 WI-1000X의 첫인상
WF-1000X 후기를 두 번에 걸쳐 소개해드렸습니다. 제가 이번 소니 1000X 제품 중 하나를 구매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운이 좋아 모든 제품을 길게 체험해본 후에 하나를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덕분에 만족감도 더 높은 것 같고요.
이왕 제품을 써보게 된 것. 후기를 정리해두면 더욱 좋겠죠. 그래서 이번엔 넥밴드 블루투스 이어폰인 WI-1000X 제품을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WI-1000X 제품 열어보기
WI-1000X 또한 간단한 패키지로 이뤄져 있습니다. 무선 헤드폰인 WH-1000XM2와 거의 같은 크기의 패키지인데요. 그래서 그런지 아무래도 WF-1000X보다는 풍부한 구성품을 갖추고 있습니다.
본체 말고도 충전 케이블, 유선 변환 케이블, 하이브리드와 컴포트 이어버드, 기내용 어댑터와 케이스가 마련돼 있습니다. 목에 온종일 걸고 다니기 좋아 케이스가 딱히 필요할 것 같진 않으나 다양한 액세서리를 보관하는 용도로는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유선을 지원하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전작인 소니의 h.ear in에서도 지원하던 기능인데요. 충전용 마이크로 5핀 케이블에 연결해 3.5mm 오디오 단자에 연결해 유선 이어폰으로 쓸 수 있습니다. 넥밴드 이어폰을 유선으로 쓰는 맛은 각별하지만, 배터리가 부족할 때 유용하겠죠?
실제로 배터리를 이용한 재생시간은 10시간 이상으로 어지간하지 않으면 유선 액세서리를 쓸 일은 없습니다. 기내용 어댑터와 함께 비행기를 탈 때 쓰는 거라면 또 모르겠지만요.
약간의 탄성이 있는 넥밴드이며, 왼쪽과 오른쪽 안쪽에 각각 조작 버튼이 있습니다. 왼쪽은 전원, 음량 조절, 재생 조절 버튼이 있고, 오른쪽에는 앰비언트 사운드/노이즈 캔슬링 버튼이 있습니다.
앰비언트 사운드/노이즈 캔슬링 버튼을 통해 헤드폰 커넥트 앱을 쓰지 않고도 주변의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좀 더 세부적인 설정을 만지려면 앱이 필요하지만, 앱을 쓰지 않고도 기본적인 기능은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점은 매력적입니다.
h.ear in 시리즈에서 아쉬움으로 남았던 기능은 이어버드의 관리입니다. 가장 크게 비교되는 게 LG 톤플러스 시리즈입니다. 톤플러스는 청소기처럼 돌돌 말리는 선처리 방식을 채택해 이어버드를 보이지 않게 넣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태까지 선보인 소니 넥밴드 제품은 그러지 못했는데요.
대신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WI-1000X에는 넥밴드에 틈이 마련돼 이어폰 케이블을 넣어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덜렁덜렁한 이어버드가 딸랑딸랑~ 하고 귀엽게 고정됩니다. 이게 최선이냐고 되묻고 싶지만, 어쨌든 이리저리 좌우로 휘날리는 것보다야 이게 낫겠죠.
이런 선택을 한 이유는 케이블의 보호 때문이라고 합니다. 케이블을 감는 방식은 필연적으로 케이블이 얇아질 수밖에 없고, 이어버드를 꺼내면서 케이블에 강한 인장력을 가하게 되는데요. 이게 반복되면서 단선 문제가 생기기 쉽다고 합니다.
그래서 케이블을 튼튼하게 만들면서 그 대안으로 선택한 게 이 '틈'이라고 하는데요. 이것도 제 기준에선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쓰다보면 어쩔 수 없이 인장력을 가하게 되고, WI-1000X는 넥밴드 모양에 맞게 선이 구부러지면서 안 예쁜 모양이 되고 맙니다. 큰 의미는 없는 것 같아요.
뛰어난 음질, 뛰어난 성능
WI-1000X 유닛에는 밸런스드 아마추어 드라이버(BA)와 9mm 다이내믹 드라이버(DD)가 들어갔습니다. 음역을 나눠 하이브리드로 구성했는데요. 이 구성은 소니의 고급 이어폰인 XBA-N3AP와 같은 구성입니다. 그만큼 음질에도 신경을 썼다는 소리죠, 또한, AAC, AptX HD, LDAC 등의 코덱을 지원해 아이폰/안드로이드 구분 없이 높은 수준의 음질을 구현했습니다.
외부 마이크가 있어 이부분을 통해 소리를 듣고, 주변 소음을 상쇄합니다. 노이즈 캔슬링은 지난 세대인 MDR-1000X의 성능과 거의 비슷하다고 합니다. 듀얼 마이크 노이즈 캔슬링으로 주변 소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고 합니다.
넥밴드를 걸고 음악을 들었습니다. 평가하기 전에 미리 말하자면, 저는 넥밴드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넥밴드가 아무리 예뻐도 패션을 엉망으로 만드는 주범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뛰어난 배터리 시간, 뛰어난 음질, 스마트폰과 연동 편의성을 고려할 때 넥밴드는 좋은 선택이지만, 이른바 '아재스러움'을 극복할 수 없어 제겐 '계륵'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깜짝 놀랐습니다. 뜻밖의 음질과 뜻밖의 노이즈 캔슬링 성능 덕분이었습니다. 직접 음악을 듣기 전에는 휴대성은 WF-1000X에 밀리고, 음질과 성능은 WH-1000XM2에 밀리는 어중간한 성격을 갖춘 게 아닐까 걱정했는데요. 제 생각은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WF-1000X와는 궤를 달리하는 노이즈 캔슬링 성능. 그리고 뛰어난 음질을 갖췄으며, WH-1000XM2보다 휴대성을 갖춘 기기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조금 말장난 같긴 하지만, WI-1000X의 성능이 뛰어난 덕분에 생각이 바뀔 정도였다는 이야기입니다.
QC30과 비교를 원하시는 분도 많으실 텐데요. QC30의 노이즈 캔슬링도 상당합니다. 그런데 제게 QC30의 음색이나 노이즈 캔슬링이 조금 무거운 느낌이었다면, WI-1000X는 조금 산뜻한 느낌이었습니다. 귀를 멍하게 하는 느낌이 덜하면서 소음 차단 정도는 비슷한 느낌이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 상태에서 헤드폰 커넥트 앱과 연결하면 다양한 옵션을 볼 수 있습니다. 음 위치 조절부터 서라운드(VPT), DSEE HX 옵션은 WH-1000XM2와 같은데요. 여기서 노이즈 캔슬링 최적화를 한 번 거치면 더 놀라운 노이즈 캔슬링 효과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품의 호감도가 대폭 상승했습니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모호한 성격의 기기에서, 휴대성과 성능 두 가지의 균형을 잡은 기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괜히 WI-1000X가 잘 나가는 게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넥밴드답게 스마트폰과 연결해 진동 알림을 받을 수 있는 기능도 있습니다. 이 역시 넥밴드를 차고 다니시는 분께 매력적인 기능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결국 WI-1000X를 선택하진 않았습니다. 넥밴드를 걸고 있는 게 조금 귀찮기도 했고, 아무리 생각해도 넥밴드와 저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서요. 이어폰을 깔끔하게 정리하기도 어려워 그냥 포기했습니다.
최종적으로 저는 WH-1000XM2를 샀습니다. MDR-1000X를 팔고 결국은 같은 헤드폰을 새로 사게 됐는데요. 이 후기는 개봉기와 함께 다시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간단히 제품을 살펴봤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레이니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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