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FORD XP2 Super 리뷰 - 일회용 흑백 카메라, 블라디보스토크를 담다.
필름 카메라를 가볍게 쓰기 시작하면서 디지털 바디와는 다른 결과물을 보는 재미를 들이고 있습니다. 동네에서 현상하는 곳이 얼마 없다 보니, 인터넷으로 현상을 맡기고 기다려야 할 때가 많은데요.
이 기다림마저 즐거움으로 느껴질 정도로 즐겁게 촬영 중입니다. 오랜만에 사진 찍는 즐거움을 새롭게 발견한 기분이 들 정도네요.
오늘은 여행지에서 즐겁게 촬영한 일회용 카메라를 간단히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선물 받은 ILFORD 흑백 카메라입니다.
ILFORD XP2 Super
일포드(ILFORD)는 다양한 필름을 내놓고 있습니다. 특히 코닥(Kodac)의 라인업과 비슷한 제품이 많은데요. 흰색과 검은색. 그리고 포인트 색상을 이용한 감각적인 디자인이 매력적입니다.
ILFORD XP2 Super 필름은 흑백 필름 작업하시는 분은 한 번쯤 들어보셨을 필름입니다. 다른 흑백 필름과 다르게 컬러 자동 현상기(C41 방식)에서도 현상이 가능한 제품이라고 말이죠. 저야 공부하면서 알게 된 내용이지만요.
그래서 일반 현상기기가 있는 곳에 맡겨도 결과물을 받아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합니다. 흑백으로 작업하시는 분은 흑백 정도는 혼자 암실 혹은 암주머니로 현상하시겠지만, 쉽게 현상 결과를 받아볼 수 있는 것은 분명한 장점입니다.
그리고 이 필름을 일회용 바디에 담은 카메라가 오늘 살펴볼 ILFORD XP2 Super 일회용 카메라입니다.
국내에서도 세기가 정식으로 수입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현재 사이트를 확인해보니 품절상태인데요. 저는 지인이 일본에서 구매 후 제게 선물로 줬습니다. 가격 라벨이 붙어있어 가격을 확인할 수 있네요. 1,660엔으로 약 1만6천 원 상당입니다.
예전에도 일회용 카메라가 이렇게 비쌌나 싶은 생각이 들면서, 아무래도 생산량이 줄어들어 가격이 오른 것 같다는 생각을 함께 해봤습니다. 예전에는 정말 쉽게 찍어 30분 내 현상 받아볼 수 있었는데, 세월이 참 많이 흘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뒷면에는 ILFORD XP2 Super 일회용 카메라로 사진을 어떻게 찍는지 간단한 방법이 적혀있네요. 1m 이상 떨어진 거리에서 촬영하고, 촬영한 후에는 필름을 감아줄 것. 필요하면 앞면에 있는 플래시 버튼을 누르라는 것 정도만 인지하고 있으면 되겠습니다.
제가 필름 카메라를 써보면서 느낀 점은 좋은 사진을 찍는 건 제가 노력하는 것도 있지만, 어떨 때 사진이 제대로 나올 수 있는지 판단하는 것만으로도 절반은 한다 생각합니다.
패키지를 열면 이렇게 비닐에 감싼 카메라 본체가 있습니다. ILFORD XP2 Super 필름도 이렇게 붉은색인데요. 필름 디자인을 일회용 카메라에 그대로 씌웠습니다. 그래서 ILFORD 제품을 주로 쓰신다면 일회용 카메라 색만 보더라도 어떤 사진을 찍을 수 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꼼꼼하게 카메라 구성은 전부 갖추고 있습니다. 뷰파인더부터 플래시, 렌즈, 남은 컷 확인 창 등 있어야 할 건 다 갖추고 있네요. 외관은 플라스틱이라 충격에 약하지만, 단단히 체결돼 있어 필름을 꺼내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일회용 카메라는 현상할 때 카메라를 그대로 보내면 됩니다. 물론 깨끗하게 필름을 꺼내고 크기에 맞는 다른 필름을 다시 얌전히 끼우는 방법도 있지만,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저도 현상 맡길 때 기기를 그대로 보냈습니다.
대신 선물 받은 기기니 현상한 필름을 다시 보낼 때 외관을 살려줄 수 있냐는 요청을 했고, 업체에서 선선히 외관을 돌려줬습니다. 잡아 뜯으면서 살짝 유격이 생기긴 했지만, 선물은 소중하니까요.
뒷면에는 다시 한번 어떻게 사진을 찍는지 나와 있고요. 총 27컷의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안내도 있습니다. 감도(ISO)는 400입니다. 카메라에 익숙하시다면 어느 정도의 감도인지는 이해하실 텐데요. 아무래도 실외 사진을 찍기 좋은 카메라입니다.
설명서에 나온 대로 피사체와 약 1m 정도 떨어져 있으면 상관없고, 3m 이상 떨어져 있다면 플래시를 쓰는 게 좋은데요. 저는 주머니에 카메라를 넣고 빼다가 종종 플래시를 눌러 불필요한 데서 펑펑 터뜨리곤 했습니다.
한 손으로 쥐기 아담한 크기입니다. 쥐는 데는 문제가 없었는데요. 처음엔 몰랐는데, 손으로 들고 찍을 때도 잘 들어야겠더라고요. 이는 사진 결과물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손으로 들다가 렌즈의 끝을 살짝 가리는 통에 사진에 손끝이 나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특히 추운 날씨라 장갑을 끼고 찍은 사진이 많아 그런 데 둔감했던 것 같아요. 손이 아니었으면 예쁘게 나왔으리란 생각이 드니 참 아쉽더라고요. 이것도 나름의 매력이라면 매력이겠지만요.
흑백으로 담은 블라디보스토크
저는 말씀드렸다시피 블라디보스토크 여행을 다녀오면서 ILFORD XP2 Super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27컷밖에 안 돼 여행에서 다 찍어오려고 마음먹었는데요. 덕분에 일회용 카메라, 디지털카메라, 필름 카메라 세 대를 들고 다니는 강행군을 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여행 3일째 흑백 카메라는 모든 컷을 소모했는데요. 귀국 후 전문 업체에 현상과 스캔을 맡겼습니다. 그리고 받아본 사진은 생각보다 건진 컷이 많아 만족스러웠는데요. 사진을 함께 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어떤 특정한 공간도 공간이지만, 거리의 사진을 주로 남겼습니다. 한국과는 다른 독특한 거리도 매력적이었고요. 또한, 겨울의 부드러운 해가 거리에 드리우는 모습이 예쁘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이 사진은 오른손이 사진에 잡혀버린 사진입니다. 덕분에 아까운 부분을 많이 가렸는데요. 생각보다 이렇게 날린 사진이 많아서 아쉬웠어요. 나름의 매력이라면 매력이겠지만요.
확실히 햇빛이 있는 공간을 찍는 공간이 사진이 예쁘게 나왔습니다. 별도의 셔터 소리가 나지 않아서 바로바로 스냅을 찍을 수 있는 점도 좋았어요. 사진을 잘 보시면 살짝 어두운 곳에서는 입자감이 도드라지네요. 이 사진은 블라디보스토크 내 약국 사진을 담아낸 사진입니다.
유명한 명소 사진도 많이 찍고요. 확실히 대비가 분명한 곳을 찍어야 예쁜 사진이 나온다는 걸 깨닫고 점차 사진을 고르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이게 한 롤이 끝나갈 때쯤이었다는 거지만요.
그리고 대망의 마지막 컷은 보시다시피 필름을 감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한쪽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수동 카메라에서 자주 겪는 문제 중 하나라고 하네요. 제가 의도한 구도는 아니지만, 나름의 멋이 있네요.
전체 필름 중에서 가장 걱정했던 사진이 이 흑백사진입니다. 컬러 필름은 몇 롤을 찍어보면서 어떻게 찍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흑백사진은 그런 고민 없이 덜컥 들고 사진을 찍었거든요. 연습 없이, 고민 없이 찍은 결과라 절반이라도 건지면 다행이라 생각했습니다.
저는 27컷 중에서 8컷만 소개해드리고 말았는데요. 사실 이밖에도 꽤 괜찮은 사진이 많았습니다. 주변 분들과 공유도 하고, 남은 사진은 블라디보스토크 여행기를 남기게 된다면 좀 더 써볼까 하는데요.
개인적으로는 기회가 닿으면 흑백 작업을 해보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었습니다. 흑백 사진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가, 이번에 카메라를 쓰면서 깨닫게 되네요. 선물 받은 ILFORD XP2 Super 일회용 카메라 후기는 이쯤에서 마무리하겠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레이니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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