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속작이기보단 스핀오프라 부르고 싶은 뮤토리 A3 후기
올 늦봄이었죠.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완전 무선 이어폰. 뮤토리 A2를 소개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 그러면서도 뛰어난 휴대성과 음질을 갖춰 감히 ‘가성비’를 논할 수 있는 제품이었는데요.
뮤토리를 제작, 판매하는 아론에서 정식 후속작인 A3를 출시했습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 제품을 써볼 수 있어 간단히 느낌을 공유해드립니다.
뮤토리 A3
전작인 뮤토리 A2도 이리저리 일이 많았다고 합니다. 연이 닿아 당시 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요. 자세히 설명하진 못하지만, 지난 리뷰 댓글에도 언급된 카피 제품부터 여러 가지 사건사고가 있었다고 합니다.
시장에 형성된 가격도 일이 좀 있었고... 어쨌든 작년 출시 후 상당히 많이 팔렸다고 합니다. 저도 그럴 만한 제품이라고 생각했고요. 그래서 이렇게 마주한 뮤토리 A3는 자연스레 기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기존 제품에서 단점이 전혀 없던 건 아닌 터라, 이 단점을 깨끗하게 개선했길 기대하면서 제품을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우선 케이스 디자인부터 꽤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리고 케이스로 보이는 제품 디자인도 많은 변화를 겪었음을 알 수 있는데요. A2가 좌우 구분이 없는 대칭형 제품이라면 A3는 좌우가 명확히 구분되는 느낌이네요.
제품 구성품은 간단합니다. 간단한 설명서, 충전 케이스, 본체, 충전 케이블, 크기가 다른 팁이 2쌍 정도 있습니다. 구성품이 딱히 특이하진 않습니다. 별다른 학습 없이도 케이스에 본체를 넣어 충전하고 바로 쓸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래도 확실히 재질이나 만듦새는 개선된 느낌입니다. A2의 케이스는 플라스틱 느낌이 강하고 아귀가 잘 맞는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거든요. A3는 전체적인 마감이 좋아졌습니다. 자석이 있었던 A2와 달리 A3에는 자력 없이 단자에 본체를 끼우면 되네요. 뚜껑이 눌러 충전하는 방식입니다.
이런 방식은 케이스 힌지에 문제가 생기면 충전이 잘 안 된다는 문제가 있는데요. 케이스가 바닥과 뚜껑이 같은 두께가 아니라 단순히 뚜껑이 덮는 방식이라 파손에 취약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좀 드네요.
이어버드는 조금 더 세련된 디자인을 갖췄습니다. 좌우 구분 없는 투박한 느낌에서 좀 더 귀 모양에 맞게 변화가 생겼는데요. 유닛 크기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귀 밖으로 나오는 정도는 비슷한 느낌이네요.
뮤토리 A3로 음악을 듣다.
페어링 방식도 조금 달라졌습니다. 조금 복잡해진 모양새입니다만, 사용자가 직접 신경 쓸 필요는 없겠네요. 간단히 설명해드리자면 좌우 따로 작동은 하지만, 양쪽 모두 연결할 때는 왼쪽이 마스터고 오른쪽이 슬레이브로 작동합니다.
그래서 양쪽으로 음악을 들으려면 양쪽의 버튼을 모두 눌러 켜면 되고요. 한쪽으로 들으려면 한쪽의 버튼을 눌러 켜면 됩니다. 페어링은 다른 블루투스 기기와 마찬가지로 전원을 켜면서 전원 버튼을 떼지 않고 계속 누르면 페어링 모드로 들어갑니다.
양쪽으로 음악을 들을 때는 'Air Stereo A3 L'과 페어링하게 되고요. 각각 따로 페어링할 때는 'Air Stereo A3 R'도 등록할 수 있습니다. 원하는 쪽만 쓸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A2만큼 한쪽만 이용해 재생시간을 두 배로 늘리긴 어렵습니다. 좌우 구분이 되니까요.
그리고 왼쪽이 마스터가 되면서 생긴 부작용이 오른쪽으로 음악을 듣다가 왼쪽을 뒤늦게 켜면 왼쪽에선 전원이 켜지고 페어링을 다시 하는 과정, 메인 디바이스 연결, 오른쪽 연결 안내가 나오고, 오른쪽은 음악이 꺼졌다가 페어링 해제 알림, 왼쪽과 페어링 알림이 다시 나오는 등 안내가 정신없어집니다. 지금 이 설명처럼요.
한 번 양쪽 모두 페어링을 마친 후에는 이용 패턴에 맞게 본체를 켜면 됩니다. 왼쪽 오른쪽 모두 버튼이 있는데요. 양쪽 모두 연결했을 때는 오른쪽 두 번이 다음 곡, 왼쪽 두 번이 이전 곡으로 작동하고, 한쪽만 연결했을 때는 무조건 다음 곡만 지원합니다.
음질에 관한 이야기를 해야겠는데요. 우선 저는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에서 완전히 다른 경험을 했다는 사실부터 적어야겠습니다. 안드로이드폰에서 처음에 큰 실망을 하고 리뷰를 마무리했는데요. 속는 셈 치고 아이폰으로 다시 들었다가 뒤늦게 리뷰를 다시 수정했습니다.
아이폰에서는 음색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A2에서는 선명한 해상도 속에 저음과 고음이 두루 강조된 느낌이라고 했는데요. A3에서는 플랫한 느낌과 선명함은 살짝 줄어들고 부드러운 느낌이 강해졌습니다. 말랑말랑한 음악을 듣기에 좋네요.
날카로움이 느껴지던 선명함이 사라지면서 듣기에 편해졌다는 장점은 있지만, 한편으로 연주곡을 듣기엔 잘 들리지 않는 섬세함이 아쉽습니다. 취향을 탈 수는 있는 부분이고요.
이 음색이 안드로이드에서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우선 화이트 노이즈가 신경 쓰일 정도입니다. 그리고 아이폰에서 느꼈던 부드러움이 답답함으로 돌아옵니다. 막을 한 꺼풀 씌운 후에 음악을 듣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처음에 '이게 불량인가?' 싶을 정도였어요.
다른 안드로이드에서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비슷한 느낌이었는데요. 이 기기만의 특성인지 다른 기기의 특성인지는 확인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제품의 끊김은 A2보다 조금 심한 수준입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간헐적인 끊김이 있고요. 두 기기의 페어링 정도도 좀 약합니다. 페어링 정도를 측정하는 방법이 있는데요. 음악을 듣다가 한 손으로 한쪽 귀를 가만히 덮어봅니다.
덮었을 때 음악이 끊긴다면 연결성이 크게 뛰어난 편이 아니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 테스트를 통과하는 제품이 그다지 많진 않네요. 에어팟, 자브라 엘리트 스포츠, 대시 프로 정도는 완벽하게 성공하더라고요.
A2는 모종의 이유로 정가가 많이 내려가 초기 출시가인 6만 원대 후반에서 3만 원대까지 내려가며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할 수 있었습니다. A3는 7만 원대 후반에 형성돼 있네요.
A2와는 너무나 다른 성격의 리시버라 이걸 후속작이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좀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많아 아쉬움이 많이 남는데요. 오히려 현재 크라우드 펀딩 중인 뮤토리 A4가 더 후속작에 가까운 느낌인데요.
후속작 소식이 있는 만큼, 저는 섣불리 추천해드리기 조심스럽습니다. 제 경험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그럼 지금까지 레이니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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