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나비: 기꺼이 구매할 만한 인디 플랫포머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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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가 맥이 아닌 윈도우 기반으로 사용하게 되면서 생긴 즐거움 중 하나는 게임입니다. 게임을 자주 하진 않지만, 트렌드(?)에 맞춰 이런 저런 게임을 하게 되는데요. 이번에 살펴볼 게임은 최근 정식 출시와 함께 유명세를 탄 '산나비' 입니다.
나이 먹을수록 점점 피지컬이 따라 붙지 않아 쉽지 않은 산나비 후기를 간단히 정리했습니다.
제법 괜찮은 플랫포머
산나비의 장르는 스팀 태그 기준으로 액션, 어드벤처 게임으로 분류합니다. 그리고 주인공의 이동 방식을 보면 로프 액션[각주:1] 그리고 플랫포머(플랫폼 게임)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흔히 '슈퍼마리오'나 '소닉'처럼 지형지물을 이용해 움직이고 적을 피하거나 제거한 뒤 목적지에 도달하는 게임을 뜻하는데요.
산나비 캐릭터의 움직이는 방식이나, 자유도 등을 살펴보면 막힘없이 조작할 수 있어 완성도가 높다는 생각이 듭니다. 게임 내에서는 '사슬팔'을 이용한 방식이 제작사가 밝히기로는 '웜즈'의 로프전에서 착안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플레이해보면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바이오닉 코만도와도 비슷하다고 하는데, 생각해보면 이른바 로프 액션 게임이라는 장르의 큰 틀은 다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요소를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게임의 특성을 규정하고, 산나비는 이를 훌륭히 적용했다고 보입니다.
처음에는 사슬을 쏘고, 원을 그리며 체공하고, 체공 속도를 빠르게 하는 대시 기능만 조작할 수 있습니다. 사슬팔의 문제로 길이 조절이 불가능하다는 설정을 둬, 사슬의 길이를 체공 시간을 통해 조절하는 것을 학습시킨 뒤, 암시장에서 사슬팔을 수리한다는 설정을 적용해 사슬의 길이를 조절(당기는)하는 액션을 더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돌진 기능이 개방돼 이를 활용해 주변 지형지물을 통해 다양한 조작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흐름이 꽤 자연스럽고, 충분히 익힐 수 있게끔 해서 게임 말미에는 캐릭터를 제법 괜찮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움직임이 세련돼 '이만하면 꽤 괜찮게 움직이지 않았나?'하는 근거 없는 자신감을 느낄 수도 있죠.
깔끔한 스토리와 연출
이러한 흐름이 자연스럽다고 적었는데요. 이는 스토리를 통해 설정을 잘 녹여냈기 때문입니다. 산나비의 스토리는 '산나비'에 의해 딸을 잃어버린 주인공이 원흉을 찾아 문제가 생긴 마고특별시에 투입되며 펼쳐진 일을 다뤘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조력자인 '금마리'를 만나 함께 하게 되는데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세밀한 부분까지 설명할 수는 없지만, 게임 내 복선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이를 마지막까지 깔끔하게 회수해 스토리가 전체적으로 완결성이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감정을 고조시키는 연출과 여운이 남는 결말로 게임을 플레이한 뒤 느끼는 만족감이 무척 높습니다.
게임 내부의 설정이나, 연출 등이 매력적인 점도 높은 평가를 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산나비는 이른바 '사이버펑크'의 느낌을 잘 살린 조선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요. 디스토피아 느낌의 배경에는 서양 복식과 한복이 섞인 느낌이 묘한 느낌을 주며, 특수부대(의금부)의 복식이나 소품(철호패) 등 또한 독특한 느낌을 잘 살렸습니다. 도트 방식의 그래픽도 매력적이라고 느꼈네요.
하지만 조금 이상한 스테이지 구성
아쉬운 점을 꼽자면 스테이지 및 난도 구성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합리적인 것 같으면서도 일부 구간은 묘하게 부조리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체크 포인트가 어떤 구간은 짧으나, 어떤 구간은 묘하게 길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낙사 등 실수 한 번에 즉사해버리기 쉬운 플랫포머 게임에서 긴 체크 포인트는 순간의 실수로 너무 많은 일을 반복해야 해서 불합리하다는 생각을 종종하게 됩니다. 플랫포머 특성상 이른바 '모르면 죽어야지'구간이 있는 것은 이해하지만, 이에 따른 기회비용이 크다는 생각을 종종했네요. 특히 보스전은 페이즈가 넘어간 뒤 죽어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해서 좀 번거롭습니다. 챕터4의 불새가 실수로 낙사하기도 좋고, 두드려 맞기도 좋은데 죽을 때마다 1페이즈부터 다시 해야 했던 게 좀 불만이었습니다.
그리고 난이도 설정에 큰 의미가 없다고 느끼는 구간이 많습니다. 쉬움-보통-베테랑-전설의 4구간으로 이뤄진 난이도는 적 피격 시 데미지 없는 쉬움, 4개의 라이프를 갖고 일정 시간 휴식 시 4개까지 회복되는 보통, 4개의 라이프를 갖고 일정 시간 휴식 시 2개까지 회복되는 베테랑, 1개의 라이프를 가져 피격 시 사망하는 전설로 구분됩니다. 그러나 생각보다 피격 사망보다 낙사에 따른 즉사가 훨씬 많기 때문에 전설을 제외한 난이도의 차이가 극적으로 크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특히 공장 감독관(Keeper) 파트는 한번의 실수가 즉사로 이어지기 때문에 '난이도 설정이 의미가 있는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3챕터 말미의 플라즈마가 나오는 부분은 화면이 하얗게 바뀌는 연출이 반복되는데, 꼭 필요한 연출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그리고 4챕터까지 마친 후에 선택에 따라 5챕터를 진행하면서 좀 더 어려워진 1~4챕터를 다시 플레이하게 되는데요. 크게 의미 없는... 것 까진 아니지만 조금 늘어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5챕터 초반에 블럭이 깜빡이는 구간이 있는데, 아래 내용과 결합해 매우 부조리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약간의 불만을 더하자면 많은 연출을 스킵 버튼(Start)으로 스킵할 수 있지만, 일부 연출은 넘어갈 수 없어서 좀 답답하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불친절함 한 스푼(with 컨트롤러)
플랫포머 게임의 특성상 컨트롤러로도 쉬이 플레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컨트롤러로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컨트롤러로 조작하기 어려운 게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원하는 곳에 적절히 사슬을 발사해 지면을 고정해야 하는데, 에임 보정이 일부 지원되고, 오른쪽 조이스틱을 통해 불렛타임(일시적으로 시간이 느리게 가며, 사슬의 방향을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하는 등 컨트롤러를 위한 기능이 더해져 있지만, 막상 컨트롤러로 게임을 플레이하면 이게 쉽지 않습니다.
꽤 긴박하게 흘러가야 하는 구간이 많아서 빠르게 사슬을 발사해야 하는데, 컨트롤러로 하는 조작감이 상당히나쁘다고 느꼈습니다. 불렛타임을 위해 오른쪽 조이스틱을 조작하면, 그 순간 점프 버튼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는 문제가 생기고요. 사슬 고정 후 대시 버튼을 잘 써야 게임이 잘 진행되는데, 컨트롤러 상 LT 버튼을 누르는 게 잘 손이 안 가는 경향이 있어 이를 익히기까지 조금 시간이 걸렸다는 점도 아쉬운 점이었습니다.
이러한 문제가 챕터5에서 지형이 깜빡이는 구간과 만나면 난도를 급격하게 오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스전보다 훨씬 더 많이 죽어야만 했던 구간이라 제 아쉬운 동체시력을 포함한 피지컬 부족을 절감했네요. 오랜만에 게임하다가 '부조리'라는 단어를 떠올려봤습니다.
사소하지만 컨트롤러의 확인 버튼이 X버튼인 점, 버튼액션 시 어떤 버튼을 눌러야 하는지 등도 좀 알려주면 좋을 것 같은데, 그 부분이 없던 점은 불친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부 구간에서 극찬(!?)을 하게 되긴 하지만, 추천합니다
빡치는 구간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결론만 놓고 보면 근래 재미있게 한 게임이었습니다. 게임을 잘 즐기지도 않지만, 얼리 억세스 때부터 계속 사랑받아왔고, 지금 스트리머 등에게 인기를 끄는 이유를 알 것 같은 게임이었고요.
정식 출시와 함께 세일을 맞아 20% 저렴한 점도 매력적이었는데, 내년 초에는 무료 DLC도 제공 예정이라 해 기대가 되는 게임이었습니다. 저는 보통 난도로 두 번정도 플레이하고 베테랑 난도로 다시 플레이를 해보는 중입니다. 최초 스토리를 모두 본 플레이타임은 9시간 정도 걸렸는데, 현재 베테랑 난도까지 클리어한 지금 총 플레이타임은 22시간 정도네요.
일단은 우직하게 컨트롤러로 플레이를 하고 있지만, 한번 더 플레이를 하게 된다면 이번엔 키보드-마우스로 플레이를 하면서 난도를 다시 한번 비교해보고 싶습니다. 오랜만에 즐거운 게임이었습니다.
- 제작사에서는 '사슬'액션이라고 지칭하고 있습니다. :)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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