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지만, 경박하지 않은 향 - 딥티크, 베티베리오 후기

2018.08.14 06:30 Hobby/- 기타 취미(Etc)


코스메틱 관련 제품을 소개하려고 자리에 앉은 건 오래간만인 것 같네요. 특히 향수는... 제가 원체 이런 꾸미는 데 관심도 없거니와 IT에 좀 더 집중하게 되면서 다른 글은 잘 쓸 여유가 없기도 했습니다.


네, 잡담이 길었습니다. 오늘은 제가 최근에 쓰기 시작한, 딥티크(diptyque)의 베티베리오(Vetyverio)를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제가 조향에 관한 조예가 깊지 않으므로, 간단한 후기쯤 될 것 같네요.




딥티크(diptyque)


딥티크는 니치 향수 브랜드 중 하나입니다. 저는 이런데 통 관심이 없지만, 조금 뉴스를 찾아봤더니 신세계 인터내셔날이 딥티크의 국내 판권을 인수했더라고요. 게다가 니치 향수 시장이 폭풍같이 성장하고 있는데, 이제 와 ‘니치’라는 이름을 붙이는 게 과연 맞을까 싶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딥티크는 아쿠아 디 파르마와 함께 니치 향수의 초창기를 맡기도 했고요.


딥티크는 신세계 백화점에서 이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조말론 같은 니치 향수 브랜드를 향수에 문외한인 저도 아는데... 싶지만, 일단 니치 향수라는 포지션이 소비자에게 소구하는 부분이 있고, 이 흐름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니 우선 브랜드 소개는 이쯤 하겠습니다.




화장품에 관심이 많은 지인들에게 물어봤더니, 저와 다르지만 딥티크 향수를 쓰고 있는 사람이 있더라고요. 나름 마니아 사이에선 ‘초기에는 아는 사람 없이 시그니처 같은 느낌으로 썼는데, 이제는 그러지 못해 아쉽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니치한 만큼 충성도는 높은 브랜드인 것 같네요.


저는 처음엔 딥디크로 알고 있었지 뭐예요. 인터넷에서도 딥디크로 검색결과가 생각보다 많이 나오는 거로 보아, 저처럼 혼동하시는 분이 많나 봅니다. 예사소리에서 거센소리 발음하기가 어려워서 그런 걸까요?



딥티크, 베티베리오(Vetyverio)


딥디크.. 아니 딥티크는 따로 남성용, 여성용 향수를 구분하진 않습니다. 그래서 그냥 향수에서 느껴지는 향을 맡고 어울리는 향을 선택하면 되는데요. 저는 ‘제게 잘 어울릴 것 같다’며 선물 받은 게 바로 이 제티베리오입니다. 인터넷에선 중성적인 느낌의 남자(여자) 향수라는 평이 있네요.




저는 50ml 오드 뚜왈렛을 받았으며, 향수 가격이야 천차만별이지만, 개인적으로 판단컨대 제법 가격이 있는 편입니다. 선물 포장 덕분에 이렇게 예쁘게 리본도 메여 있군요.




딥티크 브랜드 라벨도 꽤 독특한 디자인을 갖췄는데요. 약간 동양적인 느낌을 받았습니다. 두 겹으로 이뤄진 상자를 이용해 중간 부분을 검은색으로 처리해둔 디자인도 매력적입니다. 잔소리 말고 상자나 열어보라고요?




상자 안에는 간단한 브랜드 소개 종이, 그리고 딥티크 베티베리오 본체가 있습니다. 살짝 밝은 노란 액체가 담겨있네요.




브랜드 소개 종이는 여러 언어로 딥티크 브랜드에 관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 디자이너 컴퓨터에 좀 제대로 된 폰트를 설치해주고 싶었습니다.


본품에서 딱히 소개할 건 없고요. 뒷면에도 독특한 무늬가 있다는 것 정도는 소개해봄 직하네요. 여러모로 무심한 듯 예쁜 디자인입니다.



딥티크 베티베리오의 감상


봄, 여름에 어울리는, 무겁지 않은 중성적인 향이라는 평가를 들으며 딥티크 베티베리오를 써봤습니다. 베티베리오라는 이름은 베티베르라는 향수 원료 식물 이름에서 왔다고 하는군요.




뚜껑을 열고 가볍게 누르면 분사되는데요. 분사되는 폭이 넓고 상당량이 분사됩니다. 피부에 직접 분사하시는 분이라면 유의하시는 게 좋겠네요.




브랜드 페이지에서는 탑노트로 플로리다산 자몽, 인도네시아산 넛맥(Nutmeg, 육두구), 신선한 터키산 장미를, 하트 노트로 일랑일랑과 제라늄, 베이스 노트로 머스크와 삼나무 향을 소개합니다. 다만, 제가 이 향들을 모두 알진 못하는 게 함정이군요. 제 인식체계 내에서 느낀 향은 아래와 같습니다.




첫 분사 직후엔 가볍고 기분 좋은 시트러스 향이 납니다. 그리고 이내 꽃내음과 함께 살짝 달큰한 향이 나는데요. 이 달큰향마저도 가시면 기분 좋은 우디향이 오래 감돕니다. 이 우디 향이 저는 무척 기분 좋은 낯섦이었는데요. 이렇게 향이 진행되면서 전체적으로 너무 무겁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그래서 봄여름에 어울린다 했나봐요.




여름인 지금. 저는 선물받은 이 베티베리오를 데일리 향수로 뿌리고 다닙니다. 저는 향수를 고르는 기준을 세울 때, 저보단 타인에게 의지하는 편입니다. 제가 맡기보다는 남에게 맡게할 향기라 생각해서인데요.


그런 점에서 다른 사람이 절 생각하고 골라준 향수라면 어떤 향이든 기분 좋게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침 여름 시즌에 쓰던 바나나 리퍼블릭 클래식 향수가 똑 떨어진 참이라 낙엽이 지기 전까지 데일리로 쓰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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