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후 되뇌는 GX85의 후기 - 2. 우리가 헤어진 이유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는 법.... 늘 장비를 새로 살 때 평생 안고 가겠다는 이야기를 하지만, 잘 지키진 못하는 것 같아요. 오래오래 잘 쓰고 싶다는 일종의 다짐 같은 거랄까요. 제품을 잘 만나봤으니, 이제 어떻게 썼고, 어떻게 헤어졌는지를 적어봐야겠습니다.
GX85를 쓴 기간 동안 어떤 사진과 어떤 영상을 찍었는지 정리해봤습니다.
GX85로 담은 사진
센서 무용론을 뒷받침하는 이야기 중 하나는 모바일 중심의 콘텐츠 소비 환경을 들곤 하는데요. 확실히 블로그에 올릴 정도로는 크게 흠잡힐 품질은 아니었습니다. 1,600만 화소 마이크로 포서드 CCD. 전작과 달리 로우패스 필터를 제거하면서 선예도를 끌어올렸다고 하는데요. 한동안 블로그에는 GX85로 촬영한 사진이 많았습니다. 특히 마이크로 포서드는 기본 화면비가 4:3 비율이므로 화면비를 보시면 기기의 차이를 보실 수 있으실 겁니다.
실제 블로그에 쓰인 사진을 무작위로 넣어봤습니다. 저는 RAW 촬영을 기본으로 하고 손을 한 번 보는 쪽을 택합니다. 처음엔 JPG만 썼는데, 역시 좀 아쉽더라고요. RAW 촬영이기에 색감을 논하는 건 제게 큰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파나소닉의 사람 피부톤이 푸르고 채도가 떨어져, ‘시체색감’이라고들 한다는데요. GX85 전후로 개선됐다는 평도 많습니다.
웹 환경에서 보는 사진은 밝은 렌즈와 함께 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당장 또 풀프레임으로 찍은 사진을 들고 오면 세세한 부분에서 티가 나죠. 사진을 취미로, 일의 연장선으로 종종 찍는 제겐 5% 정도 아쉬움이 남는 품질이었습니다.
GX85로 찍은 영상
동영상 촬영 비율을 늘려보려고 했는데, 정작 GX85를 다다시 팔 때까지 영상을 많이 촬영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종종 촬영할 때가 있었고, 품질은 만족스러웠습니다. 4K 해상도를 지원해 선명한 영상을 찍을 수 있었고요. 중간에 4K 촬영을 지원해 중간중간 사진을 일부 병행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았어요. 다만, 문제는 제가 영상을 잘 찍을 줄 모른다는 사실이었겠죠.
지금은 ‘제가 모르는 게 뭔지 아는’ 단계입니다만, 그 당시엔 렌즈의 AF 방식, 셔터 스피드와 영상의 관계, 감도 등에 관한 지식이 없는 상태였어요. 제가 알고 있으면 더 나은 영상을 담을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습니다. 고정해두고 그냥 촬영할 땐 그래도 문제 없이 촬영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사진보다 영상 결과물은 빈약합니다. 이후 메인카메라를 좋은 기회로 a7m3로 바꾸게 됐는데요. a7m3의 영상 촬영 능력도 뛰어나 영상도 메인을 차지했지만, 보조 카메라로 계속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아, 한 가지 아쉬운 건 외부 마이크 단자가 없다는 점이었어요. 아마 다른 분께서도 비슷한 내용을 짚어주셨을 텐데요. 외부 마이크가 없고 마이크 성능이 그다지 흡족스럽진 않았습니다. 첨부한 영상에서도 느낄 수 있는 부분입니다. 결국 마이크는 따로 따기 시작했죠. 이걸 빼면 영상에선 충분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제가 아직도 영상 촬영을 잘 하지 못 한다는 사실만 기억해주세요.
떠나보낸 이유는?
처음 샀을 때부터 메인이 아닌 보조기기로 샀는데도, 왜 다시 팔았냐...고 하신다면 다른 기기가 생겨서기도 하지만, 휴대성에 마음이 좀 더 기울어라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직접적인 원인이 된 제품은 소니 rx100m6가 되겠네요. 품질을 좀 더 희생하고 휴대성을 대폭 보완한 rx100m6는 가격을 제외하면 무척 괜찮은 카메라가 될 수 있었죠. 1인치 센서를 탑재해 품질은 떨어지지만 휴대성은 더 뛰어나고요. 여기에 아쉽지만, 어떻게든 4K 촬영을 지원한다는 점도 있습니다.
그리고 곰곰이 생각해보면 영상과 사진이 준수하지만, 한두 가지씩 아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웹에선 괜찮다고 하지만, 마이크로 포서드 1,600만 화소의 고감도 노이즈 관리나 디테일은 살짝살짝 아쉬울 때가 있었고요. 영상도 노이즈 관리와 AF-C의 검출력, 외장 마이크 단자 미지원 등 아쉬운 점이 있었죠.
그러다 보니 저는 GX85를 카메라를 처음 시작하는 분께 권해드릴 만한 기기라고 생각합니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 괜찮은 사진, 영상 품질을 갖췄거든요. 게다가 파나소닉의 기본 번들 렌즈인 Lumix G VARIO 14-42mm F3.5-5.6 ASPH MEGA OIS 렌즈는 침동식 구조로 작고 가벼운 휴대성을 이뤄냈습니다. 그래서 들고 다니기도 좋아요. 카메라를 처음 시작할 때 괜히 크고 무거운 카메라를 선택하면 잘 들고 다니지 않게 되거든요. 흔히 장롱행이라고 하죠? 이런 일을 막고 카메라에 재미를 붙일 수 있게 합니다. 그리고 어쨌든 렌즈 교환식이니까요.
이렇게 사진을 찍다 보면 아쉬운 점이 들어오기 시작할 텐데, 그때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사진이 아쉬우면 센서가 강화된 다른 플랫폼에 도전하면 되는 것이고, 영상이 아쉽다면 영상 특화 바디를 선택할 수 있겠죠. GX85는 저렴하게 들려보내도 좋고, 사진이냐 영상이냐에 따라 서브 바디로 써도 훌륭합니다.
이렇게 정리한 후, 주변에서 입문자를 위한 카메라 추천을 부탁받았을 때, GX85를 언급하는 일이 늘었습니다. 아마 제게 카메라 추천을 여쭤보신 지인들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거예요. 그리고 제 GX85를 가져간 분도 바로 제 지인 중 한 명이 되겠습니다. 웹용 콘텐츠 사진을 촬영하고, 동시에 영상 촬영을 병행하시는 여성분으로, 이 용도로는 만족스럽다고 하시네요.
어영부영 2년 가까이 잘 쓴 바디입니다. 올림푸스에 이어 파나소닉 마이크로 포서드 기기를 써봤는데요. 이 마이크로 포서드 기기에 관한 글은 나중에 다시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게 꽤 매력적이었던 GX85를 되뇌며, 글을 정리해봤습니다.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참고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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