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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방면의 깊은 관심과 얕은 이해도를 갖춘 보편적 비주류이자 진화하는 영원한 주변인.

책,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 그 다음은?

  • 2011.03.07 06:04
  • Culture/책(Book)
글 작성자: 레이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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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제 주관적인 해석과 책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김영하 지음, 문학동네, 2010

김영하가 돌아왔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는 실제로 나온지 시일이 조금 지난 소설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김영하가 돌아왔다.’는 소제목은 조금 늦은감이 있다. 더군다나 이 시점에서 이러한 소제목은 무척이나 부적절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각주:1] 그럼에도 이 소제목으로 글을 시작하는 이유는 지하철에서 문득 본 이 책의 광고를 보고 가장 처음으로 느꼈던 느낌이 바로 이 소제목과 같았기 때문이리라.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지난 단편 소설집 <오빠가 돌아왔다> 이후 6년만의 내는 단편 소설집을 내면서 김영하 작가는 제목을 무엇으로 할 것인지 고민한 모습을 보인다.[각주:2] 그 고민을 뚫고 나온 소설 전체를 아우르는 제목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다. 작가는 이 제목이 소설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아우르는 제목이라 하였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는 초단편소설부터 꽤 볼륨있는 소설까지 다양한 분량과 제각각의 이야기가 한데 모여있는 소설이다. 따라서 여러가지 코드가 복잡하게 섞여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 몇 가지를 들어보자면 ‘부조리’, ‘섹슈얼리티’, 그리고 ‘무관심’이 있을 것 같다.

서늘한 소설
  위에서 말한 세가지 코드는 소설 이곳저곳에 스며들어 김영하 작가 고유의 느낌을 형성한다. 한 소설에 하나의 코드가 있다기 보다는 소설 이곳저곳에 여러가지 코드가 한데 섞인 느낌이다. 그 중에서도 유독 두드러지는 것은 무관심의 코드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에서 소설의 인물들은 자신의 주변에서 벌어진 일들을 너무나 무관심 하게 바라본다.

  ‘아이스크림’ 혹은 ‘바다이야기’에서 두드러지는 이러한 코드는 쿨하게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가슴 한켠을 서늘하게 한다. 자신을 제외한 타인을 낯설게 바라보거나 혹은 무의미한 것으로 바라보는 이러한 시선은 읽는 내내 감정적인 한기를 느끼며 읽게 되는 것 같다.

  인물들의 모습 뿐만이 아니다. 소설의 구성 자체도 이러한 느낌을 강하게 형성한다. 책의 단 한장을 차지하고 있는 ‘명예살인’과 같은 초 단편소설은 기승전결이 제대로 구성되지도 않은채 독자들을 향해 쏜살같이 달려들어 들이받고, 지나가버린다. 인과관계가 떨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이 주어지고 해결되지 않은채 소설이 끝나버리는 구조는 부조리 소설이라 불러도 손색없을 정도이다.

  더욱이 제목에서도 이런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완성형으로 끝나지 못한 문장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에서 그 뒤에 붙을 말은 일반적으로 ‘모른다.’ 정도가 되겠지만, 소설을 읽으면서 단순히 ‘모른다.’라고 마무리 지을 수만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영하의 소설
  모든 소설은 그 작가만의 독특한 성격을 내뿜는다. 특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에서는 그러한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전체적으로 소설이 작가 ‘김영하’를 오롯이 표현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작가가 글을 쓰며 밝혔듯 글의 읽는 호흡이 자연스러운 느낌을 받았으며, 개인적으로 문장이 매력적으로 짜여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김영하 작가에 대해 개인적으로 호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겠지만 나에게는 그의 단편 소설 중에서 가장 홀가분하게 읽고 그의 색이 가장 묻어져 나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즐겁게 독서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깊은 생각을 하기 이전에 가볍게 그리고 소설을 읽고나서 ‘재미있었다’는 감정을 느낄 수 있어서 무척 즐거운 독서였다.

· 관련 포스트 및 링크
- 책,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 정말?
- 문학에 대한 교육인가, 문학을 통한 교육인가.
- 책, <사랑, 마음을 내려놓다.>
- 책, <풀이 눕는다> - 뭘까 이소설은...
- 책, <어느 휴양지에서> - 웃을 수만은 없는 비극



  1. 김영하 작가는 최근 작가론의 관점으로 불거진 비평가 조영일과의 논쟁을 겪은 후 블로그, 트위터의 절필을 선언하고 자신이 가장 좋아한다던 책상 앞으로 돌아갔다. 관련글 링크(김영하 아카이브) [본문으로]
  2. 김영하 작가의 미투데이와 블로그 글을 참조바란다. 블로그, 미투데이.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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