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겨울 왕국' - 누가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한물갔다고 하는가?
글 작성자: 레이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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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는 제 주관적인 해석과 영화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겨울 왕국
크리스 벅, 제니퍼 리 감독, 이디나 멘젤, 크리스틴 벨 외 출연, 2014.
크리스 벅, 제니퍼 리 감독, 이디나 멘젤, 크리스틴 벨 외 출연, 2014.
레이니아입니다. 오늘은 개봉하자마자 바삐 보고 온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 왕국>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주변에서 재미있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막상 3D밖에 없어서 끝까지 볼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요.(3D에 쉽게 피로감을 느끼는 편이라...)
큰 맘 먹고 본 <겨울 왕국>. 생각보다 재미있고 런타임동안 폭 빠져있다가 나와서 간단히 생각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즐거이 보고 온 후기 되겠습니다.
안데르센, <눈의 여왕>
어느 트롤이 아름다운 것을 추하게, 추한 것은 더욱 추하게 만드는 마법 거울을 만듭니다. 트롤은 이를 하늘로 올리려고 시도하다가 떨어뜨리는 바람에 거울이 산산조각이 나고, 그 거울의 파편은 사람들의 눈과 심장에 들어가 사람들이 얼어붙은 마음과 세상을 추하게 보게 되는 눈을 갖게 됩니다.
소년 카이도 이 거울 조각이 눈과 심장에 들어가게 되고 눈의 여왕에게 납치를 당합니다. 카이 옆집에 사는 소녀 게르다는 이런 카이를 구하기 위해 온갖 모험을 하여 최종적으로는 따뜻한 눈물로 카이를 구해냅니다.
자세한 내용은 직접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챕터도 길고 등장인물도 많아서 상당히 흥미진진한 이야기입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신 분께서도 새로이 읽어보시면 분명 다른 즐거움을 찾으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야기가 어째 점점 <겨울 왕국>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눈의 여왕> 쪽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얼어붙은 아렌델 왕국)
다시 돌아와서요. 디즈니에서는 이 이야기를 조금 바꾸어 '아렌델'이라는 나라를 배경으로 엘사와 안나의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디즈니의 원작 요소를 빌려 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능력은 점점 능수능란해져 간다는 생각인데요. 이번 <겨울 왕국>에서 또다시 그 정점을 찍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전반적으로 완성도 있는 스토리와 그 안에 주제를 잘 담아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스토리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으니 스토리에 대한 이야기를 아예 마무리하고 다음 주제에 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겨울 왕국>의 스토리는 전반적으로 완성도가 높습니다. 뒤늦게 원작을 알고 놀랐을 정도로 원작을 꼬아서 완벽히 새로운 스토리를, 그것도 완성도 높게 만들었습니다. 그 능력은 정말 놀라운데요. 한 가지 아쉬운 점을 꼽자면 결말을 너무 급하게 마무리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스토리가 조금만 더 다듬어졌으면 했어요.)
실제 런타임이 100여 분 정도인데요. 여기에 10여 분 정도만 추가하여 결말을 다듬으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하지만 이는 단순히 아쉬움이지 결말이 마음에 안 들거나 하는 것은 아닙니다. 디즈니 영화의 특성상 기분 좋게 마무리되는 게 좋았습니다. 다만, 절정에 이르기까지의 완성도와 비교하자면 대단원이 조금 이에 못 미쳤다는 게 아쉬웠습니다.
뮤지컬
노래는 정말 좋지만, 극장의 대화면에서 느낄 수 있는 감상을 방해받을 수 있으므로, 영화를 볼 계획을 갖고 계신다면 동영상 클립 시청은 잠시 미루시길 바랍니다. 메인 테마곡이라고도 할 수 있는 Let it go.나 Do you want to build a snowman? 같은 노래 하나하나가 무척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존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노래가 다 좋은 편이었지만, <겨울 왕국>의 그것은 더 인상 깊었습니다.
(정말 예쁘지 않나요?)
더불어 캐릭터의 표현이나 연출이 이를 더욱 부각했다고 생각합니다. 오랫동안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을 못 봤었는데요. <겨울 왕국>에 등장한 인물이나 동물들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더욱이 눈을 그렇게 키운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연출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3D로 봤지만, 전혀 위화감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이는 그만큼 캐릭터에 정성을 들였다는 이야기이며, 동시에 관객이 영화에 몰입할 수 있게끔 했다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진정한 사랑
그리고 엘사는 어렸을 적 동생 안나를 다치게 한 죄책감과 더는 안나를 다치게 하지 않겠다는 생각에 기꺼이 외부와 단절된 삶. 그리고 내색하지 않는 삶을 선택합니다. 이는 안나를 자매애(Sisterhood)로 사랑한다는 것을 의미하죠.
(엘사를 사랑하는 )
안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언니의 능력을 기억하지 못하는 안나는 늘 엘사에게 다가가려고 하죠.(Do you want to build a snowman?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엔 자신의 진정한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크리스토프를 택하지 않고 엘사를 구하려는 희생을 보입니다.
그리고 그 자매애가 구현화되는 대표적인 존재가 눈사람인 올라프입니다. 올라프는 앞서 얘기한 Do you want to build a snowman에서 그 ‘Snowman’인데요. 어렸을 적 자매의 화목한 순간을 상징하면서, 안나가 엘사를 만나기를 그리고 안나의 진정한 사랑을 찾을 수 있도록 아낌없이 조언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마치 엘사가 마음의 문을 열었다면 보여주었을 친절함으로요.
(눈사람 올라프)
몸이 녹는 걸 두려워하지 않고 “some people are worth melting for”이라고 말하는 장면은 단연 영화에 나오는 명대사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장면에서 많은 분께서 감동하셨으리라 생각해요.
크리스토프는 함께 하는 안나에게 점차 호감을 느끼며 사랑으로 다가가려고 하고요. 힘없이 발걸음을 돌리는 크리스토프를 막아서는 스벤, 그리고 가족애로 크리스토프를 응원하는 트롤들까지, 모든 캐릭터가 ‘사랑’이라는 키워드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심장에 얼음을 맞고 얼음으로 변해버린 안나를 녹이는 것은 자매애(Sisterhood)였죠. 이 부분은 무척 신선했습니다.
(크리스토프도 사랑의 힘으로 달려갑니다.)
전통적인 남녀 간의 사랑이 아닌 다른 형태의 사랑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여서 무척 좋았고요. 그리고 주제를 전달하는 방법도 효과적이었고 일관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연초부터 추천하는 영화가 많습니다만, 애니메이션으로서, 나아가서 하나의 작품으로도 손색이 없는 무척 잘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입니다. 애니메이션은 아이들이 봐야 하는 것도 결국 하나의 편견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족들과 함께 보기 좋은 애니메이션이지만, 혼자서 혹은 연인과 보고 오기에도 무척 괜찮은 애니메이션입니다.
(재미있어요.)
무척 완성도 있는 뮤지컬을 보고 온 느낌이라 개인적인 만족감도 무척 높았습니다. 무척 오랜만에 3D로 관람했는데, 눈 결정을 이용한 3D 효과가 무척 인상 깊어서 비싼 관람료가 아깝지 않았습니다. 무척 재미있게 보고 와서 단연 추천하고 싶은 애니메이션입니다.
글을 마치기 전, 한 가지 후기를 공유할게요. 애니메이션 감상은 좋아하시지만, 같이 관람하는 아이들의 관람태도 때문에 기피하시는 분도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아이들을 피하고 싶으시다면, 도심 한복판에서 아이들이 찾지 않는 시간을 선택하시는 게 한 가지 방법이 되겠습니다.
저는 명동에서 저녁 먹을 시간을 이용해 보고 왔습니다. 밥때가 어중간해졌지만, 무척 쾌적하게 관람할 수 있었어요. 그럼 즐거운 관람 되시기 바라며, 지금까지 레이니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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