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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방면의 깊은 관심과 얕은 이해도를 갖춘 보편적 비주류이자 진화하는 영원한 주변인.

영화, '변호인' - 하고 싶은 말, 해야 하는 말.

  • 2014.01.07 06:30
  • Culture/영화(Movie)
글 작성자: 레이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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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는 제 주관적인 해석과 영화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변호인
양우석 감독, 송강호, 김영애, 오달수, 시완 외 출연, 2013.

  작년과 올해를 지나며 여러모로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 <변호인>을 보고 왔습니다. 사실 논쟁이 벌어질 만한 영화는 섣불리 보기 망설여집니다. 보게 된 이상 어떻게든 여기에 대한 자세는 취해야 할 텐데, 제가 잡는 그 지점이 자칫 소모적인 논쟁을 불러올까 저어하기 때문인데요.

  연말에 영화를 자주 볼 기회가 생기게 되면서 영화 선택권이 제게 주어졌습니다. 고민하다가 밝고 행복한 이야기보단 논쟁적인 이야기를 선택하자는 생각이 들어서 큰 맘 먹고(!?) 보게 되었습니다. 더군다나 고문 장면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제 결정에 조금 걱정이 앞섰습니다만...

  그렇게 해서 적어보는 영화 <변호인>의 후기 되겠습니다. 논쟁적인 이야기로 이어질 수도 있느니만큼 걱정은 됩니다만, 그래도 분명히 글을 남겨두는 게 좋을 것 같아 남겨둡니다.



논쟁적 인물에 대한 이야기

  영화 <변호인>이 실재 인물이 등장하고, 그 인물이 '논쟁적 인물'이라는 이유로 영화에 대해서 비방이 들어가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그런데 저는 과연 실재 인물이 '논쟁적 인물'이라고 보는 건 차치하더라도 그것 때문에 이 영화가 어째서 선입견을 받아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부림사건, 부산 학림사건이라 부림사건이라 불린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요. 이 사건에 대해서 이미 기존의 판결이 뒤집어졌습니다.(아직 남아있는 사안은 있지만,) 그러므로 그 당시의 판결은 잘못되었다는 이야기이며, 이 과정에 약간의 허구가 들어간 정도이므로 문제 삼을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문제로 삼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이야기라는 것이죠.

  그리고 실재 인물이 '논쟁적 인물'이라고 규정하는 것도 반대합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소모적 논쟁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므로 이쯤에서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영화가 가지고 있는 현실인식, 그리고 지금

  영화가 가지고 있는 현실인식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문제적 상황에 부닥친 인물을 돕기 위한 변호인 송우석은 이를 변호하면서 점차 예전과는 다른 분명한 현실인식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현실인식은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까지 이어지는데요. 돌이켜보면 이 현실이 지금과 많은 부분이 흡사하다는 점. 그리고 사건과 관련된 실재 인물의 행적을 찾아보면, 더더욱 이 현실이 결코 과거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줍니다.

(실제로 일어났던 일)


  사건이 생기고 판결까지 이어지는 과정은 다분히 극적입니다. 그런데 무서운 점은 이 극적인 과정이 (거의) 실제로 이어졌다는 점이고, 지금 역시도 정도나 방법의 차이는 있지만 이러한 일이 유사한 형태로 이어지려고 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 당시의 일이 아직 깨끗하게 청산되지 못하고 심지어 '답습'의 과정에 이르고 있는 점도 정말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누가 그러던가요. 우리나라의 시계는 거꾸로 흐르고 있다고.

송강호 그리고 변호인

  잠시 영화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죠. 송강호가 분한 송우석의 연기는 정말 실감 났습니다. 심문하며 분노한 얼굴, 변호를 위하여 발로 뛰는 모습은 정말 실재 인물이 생각날 정도라는 평도 있습니다만, 그보다는 관객의 몰입을 이끄는 연기라고 보는 게 더 적절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송강호는 매력적인 배우입니다. 그의 연기를 보면 어느새 관객은 현실을 잠시 잊고 그가 처한 상황에 몰입하게 되죠.

  그래서 관객은 송강호가 분한 송우석이 분노한 상황에 같이 분노하고, 슬퍼하는 상황에서 함께 슬퍼하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의 장면에서 다시 희망의 단초를 볼 수 있고요.

(실재 인물이 아니라, '변호인'으로서 몰입하게 하는 연기를 보여줍니다.)


  영화의 구성은 살짝 극적인 연출이 들어가 있긴 합니다만, 이야기의 흐름이 거부감 없고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영화가 실재 인물을 영웅적으로 그리려 하거나 운명에 맞서게 하여 세계와 대립하게 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주어진 환경에 개인의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을 억지스럽지 않게 그려낼 뿐입니다.

  따라서 어떠한 특정 인물을 찬양하거나, 어떠한 사상[각주:1]을 담고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굳이 하나의 키워드를 꼽아보자면 '상식'이 되겠네요.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상황을 '상식'으로 극복하려고 하는 이야기.

2013년, 손꼽을 만한 영화

  2013년 연말에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하였습니다. 사건을 그저 그려내면서 우리의 부끄러운 현대사를 돌아보고, 나아가서는 지금, 그리고 이다음의 우리를 다짐해볼 수 있는 유익한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영화의 재미 역시 빼놓을 수 없고요.



  밀린 글을 마무리하고 나면 2013년 문화생활을 결산하려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그때 아마 순위권의 영화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요. 재미도, 감동도 있는 영화였습니다. 추천할 만합니다.


· 관련 포스트 및 링크
- 뮤지컬, '위키드' - 다시 한 번 초록 마녀의 세계로.
-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 - 당신은 모든 걸 알고 있나요?
- 영화, '설국열차' - 모호한 위치와 모호한 영화
- 영화, '신세계' - 공식의 모범적 사용
- 영화, '레 미제라블' - 호불호의 영화





  1. 그냥 마음속에 떠오르는 그런 생각 있잖아요. 그쵸?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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