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y a550 구매기.

  요즘 지름신이 잠잠하다 했더니 이렇게 덜컥 구매해버렸네요.

  네 그래요, 이제 DSLR의 세계로 들어왔습니다. 본격 파산신 강림인가요..
  물론 이전에도 사진에 대해서 관심은 많았습니다. 그냥 셔터를 찰칵! 누르면 되니까 상당히 쉬운 취미이기도 하구요(다만, 그 수준에 대한 고찰에서부터 사진으로의 본격적인 길이 시작되는 것이겠죠.)

  무엇을 살까 한참을 고민하면서부터 이미 지름신은 곁에 있었습니다만, 이번에는 잠시 결정하게 된 과정을 추적해 보고자 합니다.

  흔히 돌아다니는 말에 그런 것이 있었어요. '남자는 니콘, 커플은 캐논, 처자는 소니'. 왜 이런 명제(?)가 등장했는지는 전 알 수 없지만, 예전부터 니콘시리즈를 죽 써왔고 해서 처음엔 니콘을 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확실히 결정하기에 앞서 머리를 좀 굴려봐서 다음과 같은 조건을 뽑아봤습니다.

① 너무 비싸지 않은 물건으로 고르자 : 한도 예산 100.
② 라이브 뷰가 가능한 제품으로 고르자 : 나 혼자서 찍는 것이 아닌, 가족들도 함께 찍기 위해서
③ 무게가 너무 무겁지 않고 크지 않은 제품으로 고르자 : 나 손 작다.

  여기서 물망에 오르는 것이 소니제품과 캐논 제품이더라구요. 시장조사를 나갔던 곳에서 대부분 캐논의 550D를 추천해줘서 이 것도 역시 위시리스트에 담아두고 보기로 하였습니다. 소니 제품군에서는 a450, 500, 550 세 종류가 눈에 띄더군요. 니콘은 d90정도..? 이 즈음해서 니콘에 대한 관심이 조금 시들해졌습니다.

  대부분 캐논을 많이 추천해줬는데 청개구리 병이 도져서 여기저기 기웃기웃 다른 제품을 필사적으로 알아보다가 펜탁스의 k-x도 눈에 들어와서 위시리스트에 추가.

  결국 나중에 3가지로 좁혀지는데 a550, k-x, 550d. 이렇게 세가지로 몰렸습니다.

  청개구리병 때문에 사실은 k-x와 a550이 맘에 들었지만, 주변 사람들이 k-x를 많이 꺼려해서 (괜찮긴 한데 네가 쓰기엔 좀 그럴 것 같다.. 라는 의견이 좀 지배적이더라구요) 결국에는 550d와 a550중에서 결정을 내려야만 하는 상황이 왔습니다.

  아.. 정말이지 진짜 어려운 선택이었어요. 둘중에서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큰 차이중에 하나가 동영상의 지원 유/무였는데,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더라구요. 근데 제가 사실 동영상을 잘 안찍어서.. 여기서부터 조금 소니쪽으로 흔들리기 시작.

  동영상이야 어차피 디카로 고품질을 찍는 것(가능은 하지만)을 원치않고 스냅정도로만 사용할텐데, 그럴바에야 가지고 있는 아이폰으로 찍어서 바로 유투브에 올리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가격도 550d가 조금 더 나가는 바람에 한도를 아슬아슬하게 초과.

  사실은 그 밖에도 이것저것 알아보느라 사흘밤낮을 고민했지만 그 과정은 자세히 기술하진 않겠습니다.

  그래서 우선 a550으로 확정을 했는데, 구매를 과연 어디서 해야하는 것일까요? 정말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며칠 전까지 사서 등록을 했으면 사은품을 받는데 그 기간이 딱 지나버린 시점에서 구매계획을 세웠어요...(...)

(아우...)

  운도없죠. 어차피 따로 렌즈를 사기엔 예산초과고 정보도 부족해서 번들렌즈가 포함된 렌즈킷을 사려고 알아봤는데요. 최저가로 검색을 하면 다들 바디 단품만 팔고 있는거에요! 가격대가 비싼지라 많은 평가가 달린 오픈마켓도 적고 그러고 나니까 업체에 대한 신뢰가 그다지 생기지 않는 상황. 한두푼도 아니고 이런거 수틀리면 정말 가슴아픈일이 일어나잖아요.

  그래서 우선 큰 마켓인 신세계몰이나, 롯데홈쇼핑, 하이마트 웹 사이트에서 가격정보를 알아본 이후에 오프라인매장을 찾아봤어요.

 우선 근처 하이마트를 갔는데 인터넷 하이마트보다 가격이 훨씬 비싸게 파는거에요. 인터넷 가격을 카메라 옆에 떡 써붙여 놓고서는. 인터넷 가격은 998,000원이었는데 가격을 1,050,000원을 부르더라구요. 그래서 물어봤죠.

 레이니아(이하 '레냐') : 인터넷 하이마트에선 가격이 훨씬 저렴하던데, 왜 이렇게 가격 차이가 많이나요?
 직원 : 원래그래요.
 레냐 : 원래 그렇다구요? 그럼 여기 카메라 옆에 붙어있는 998,000원이라는 가격은 뭐에요?
 직원 : 아 그건 오픈이벤트로 판매하던 가격이고.. 그 매대에 나와있는 물건만 그 가격에 파는거
        에요.
 레냐 : -_-?

  오픈이벤트라서 한시적 가격이 그렇다는건지, 매대용 물건이 그렇다는건지.. 사실 오프라인 매장이 더 비싼건 이해해요. 직원들 인건비가 붙을테니까요. 그런데 그런 설명은 안하고 원래 그렇다는둥, 이벤트가 어쩌니 횡설수설하고 서비스도 영 불친절해서 사기 싫어지더라구요. 그래서 옆 동네 하이마트를 가봤지요. 그랬더니

레이니아(이하 '레냐') : a550이 가격이 어느정도나 하죠?
직원 : 1,020,000원정도까지 맞춰드릴 수 있어요.
레냐 : (응?) 아.. 인터넷 가격은 100만원 안쪽이었는데, 오프라인 매장은 조금 비싸네요?
직원 : 네? 그래요? 어디서 보고 오셨는데요?
레냐 : 하이마트 홈페이지요.
직원 : 어? 그래요?... 잠시만요 (컴퓨터로 확인해 본 후) 그럼 저희도 998,000원까지 해드려야죠.

   ...(...) 하이마트마다 처음에 부르는 가격도 차이가 날 뿐더러, 뭔가 태도 자체가 다른 느낌이 들더군요. 소비자의 입장에선 물론 후자가 맘에 들죠. 그래서 가격을 흥정하기 시작했습니다.(당시 인터넷 최저가는 939,000원)

레이니아(이하 '레냐') : 헐, 그럼 좀더 싸게는 안되나요?
직원 : 아, 원래 오프라인 매장이 조금 더 비싸게 받는데 확인하고 오셨다니까 저희가 이렇게 맞춰드리는거
         에요.
레냐 : 저희가 여기서 가전제품도 꽤 많이 샀고 포인트도 좀 많이 모였고...
직원 : (잠시 후) 그럼 저희가 이 카드로 결제하시면 최대한으로 980,000원까지 맞춰드릴께요.
레냐 : ...더는 안되겠죠?
직원 : 무리죠
레냐 : 더 이상 깎는건 도둑놈 심보니까.. 사은품좀 얹어주시면 안되요?
직원 : 원래 가방이랑 메모리는 드리고 여기에 클리닝세트랑 카드더기 더 드릴께요.
레냐 : 카드리더기는 집에 많은데, 다른걸로 주시면 안되요?
직원 : 뭘로 드릴까요?
레냐 : 컴퓨터 마우스나 하나 주시면... *-_-*

  이렇게 모종의 거래(?!)를 하는 동안 인터넷 최저가인 곳에도 한번 전화통화를 해 봤어요.

레이니아(이하 '레냐') : 여보세요? 인터넷 가격보고 전화드렸는데요.
직원 : 네 말씀하세요
레냐 : 구성품이 어떻게 되죠?
직원 : 카메라 바디, 렌즈, 필터하나랑 클리닝세트는 사은품으로 드려요.
레냐 : 방문해서 결제 가능한가요?
직원 : 아뇨아뇨, 인터넷에서 주문하시고 결제까지 하신 후에 찾으러 오셔야 합니다.
레냐 : 엑, 그래야해요?
직원 : 네.

  왜 굳이 현장거래는 안되는지 이해가 안가더라구요. 여기서 생각을 해 보건데 카메라 가방이 정품이니까 35,000원. 메모리카드도 정품이었으니까 12,000원 돈.. 이렇게 계산을 해보면 인터넷 최저가인 곳 보다 약 1만원차이인데 방문해서 수령하고 이런 발품대신에 1만원 비싼건 용납이 되더라구요. 그래서

지름신의 인도에 이끌려 결제했습니다.

(포인트까지 사용해서 조금더 할인되었구요..)

  사실 방문수령하려 가려 한 곳은 용산이었어요. 근데 정말이지 이제 용산에서 뭐 사는 것은 신뢰가 안가요. 신용도가 바닥을 내려치는 곳. 신용도를 회복하기엔 너무 늦어서 이젠 흔히 용팔이라고 부르는 장사꾼들이 고객에게 어떻게 하면 크게 남겨먹을까 하고 입맛만 다시고 있는 것 같아서 용팔이들은 신뢰도 안가고 께름칙하고 꺼려지게 되더라구요.
  아우, 아무튼 용산전자상가는 던전이에요.

  그러한 어마어마한 과정을 거쳐서 물건을 받아왔습니다.

  아, 가슴이 선덕선덕 하네요.

  꺼내서 펼쳐 놓아봤습니다.

  아무튼 이런 연유로 앞으로 사진 역사에 있어서 새로운 장을 개척하게 되었습니다(!!) 조금더 첨부사진의 질이 증가할지도 모르겠네요. 당분간 장비를 늘릴 생각은 전혀 없으니, (절대적으로 돈이 없어요) 열심히 찍어보면서 익혀나가야겠습니다.

a550개봉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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