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을 향한 발걸음. 오픈형 이어폰 '원모어(1More) E1008' 살펴보기
원모어(1More)라는 회사를 들어보셨나요? 저는 이번에 제대로 알게 된 회사인데요. 아마 원모어는 모르시더라도 샤오미 피스톤 이어폰은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1천만 대 이상 판매해 '샤오미' 브랜드를 널리 알린 이어폰인 샤오미 피스톤. 이 샤오미 피스톤을 제작한 곳이 바로 원모어입니다. 몰랐는데 국내에서도 알음알음 출시해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더라고요.
이번에 원모어에서 야심 찬 '오픈형' 이어폰을 출시했습니다. E1008이라는 이름으로, 쉽게 찾을 수 없는 오픈형 이어폰이라는 점이 눈에 띕니다. 직접 제품을 받아서 써볼 수 있어서 며칠 열심히 들어봤습니다. 어떤 제품인지, 한 번 살펴볼까요?
원모어 E1008 패키지
제품을 처음 받아보고 고급스러운 패키지에 우선 놀랐습니다. 제품을 받기 전에 원모어 브랜드로 내는 제품은 역량을 담아낸 고급 제품이라는 언질은 들었지만, 설마하니 이렇게 고급스러운 제품일 줄은 몰랐거든요.
듀얼 드라이버를 탑재해 높은 해상력을 갖췄다고 합니다. 가운데는 주파수를 표현한 그림과 브랜드명이 표시돼 있네요.
그리고 또 하나 눈에 띄는 마크가 있습니다. Hi-Res Audio 마크입니다. 하이 레졸루션(Hi-Resolution, Hi-Res) 음원은 일본 전자 정보 기술 산업협회(JAS)와 일본 오디오 협회에서 지정한 포맷으로 로고는 소니에서 제작했습니다. 그래서 소니 제품에서 주로 볼 수 있는 로고인데요.
이는 기존 CD보다 높은 품질의 음원으로 최대 32bit 384kHz의 소리를 담을 수 있는 포맷입니다. 흔히 국내에서는 하이파이(Hi-Fi) 음원이나 MQS(Master Quality Sound) 등으로 부르죠. 이를 좀 더 깊게 파고들면 분량이 감당할 수 없어지니, 가볍게 설명하면 뛰어난 음원을 재생할 수 있는 해상력을 갖췄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제품 뒤에는 자세한 제원이 나와 있습니다. 내부 케이블은 무산소동(Oxygen-Free Copper)이라든지 임피던스 같은 세세한 제원이 있네요.
고급스러운 이어폰의 패키지를 열어봤습니다. 안에는 이어폰 제작 스케치와 함께 이어폰 본체가 들어있습니다. 여태껏 많은 이어폰 패키지를 열어봤지만, 원모어 E1008처럼 고급스러운 패키지는 처음이네요.
제품 패키지 디자인이 이어폰 전부를 결정하지는 않지만, 제품을 열어봤을 때 기분을 좋게 만드는 부분은 있습니다. 아무래도 조금 좋은 인상을 받고 제품을 써볼 수 있는 것 같아요. 이렇게 패키지가 고급스럽다 보니 선물하기에도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제품 패키지 안에 구성품을 전부 꺼내봤습니다. 원모어의 곰인형 스티커, 설명서, 이어폰 케이스, 이어폰 본체, 케이블 클립, 비행기용 이어폰 젠더와 이어폰 유닛에 연결할 수 있는 스펀지 등이 들어있습니다. 각 구성품은 별도로 포장돼 있습니다.
기쁘게 열어본 원모어 E1008. 이제는 직접 들어볼 차례죠. 직접 들어보면서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원모어 E1008을 들어보다.
이미 보셨다시피 원모어 E1008은 오픈형(이어버드형) 이어폰입니다. 과거엔 오픈형 이어폰이 주류를 이루고 외이도 안쪽으로 넣는 인이어(커널형) 이어폰이 적었는데요. 어느새 이 유행이 역전돼, 이제는 인이어 이어폰이 대다수고 오픈형 이어폰을 찾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이런 흐름이 반가운 사람도 있지만, 불편한 사람도 있습니다. 귀 모양의 특성상 인이어 이어폰을 아예 착용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거든요. 귓구멍 입구가 좁거나 귀에 피어싱 같은 걸 하면 아예 걸치기조차 못할 때가 있는데, 이런 분께는 오픈형 이어폰이 유일한 선택지입니다.
그나마 최근에는 애플 이어팟이 세미오픈형으로 나와서 적당한 대안이었습니다만, 더 좋은 이어폰을 바라는 사람에게는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을 만했는데요. 이번에 원모어 E1008이 오픈형으로 출시하면서 오픈형을 찾는 분께는 관심이 갈 만한 제품이 되겠다 싶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원모어 E1008의 대표적인 특징은 듀얼 드라이버입니다. 유닛 안에 드라이버가 두 개 들어있는 형태인데요. 복합층으로 구성된 세라믹 드라이버 하나, 티나 금속 다이내믹 드라이버 하나를 합쳐 듀얼 드라이버를 구성합니다. 여기에 그래미상을 4회 수상한 프로 엔지니어의 조율이 덧붙었는데요. 각설하고 음악을 들어봤습니다.
전반적으로 꽤 플랫한 느낌입니다. 좋게 말하면 균형 잡혔고, 나쁘게 말하면 심심하다고도 할 수 있는데요. 원래는 좀 더 개성 있는 음색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걸 약간 끌어놓은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때에 따라 약간 선명하지 못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플랫한 소리도 하나의 개성이 될 수는 있지만, 좀 더 소리를 풀어놓았으면 어떨까 하는 기분이 듭니다. 물론 얻은 점도 있습니다. 어떤 음원을 틀더라도 좋은, 그야말로 올라운드 플레이어로서의 역할을 합니다. 간혹 저음이 약하거나 고음이 약한 리시버는 장르를 타는데, 원모어 E1008은 적어도 장르를 크게 타진 않네요.
전체적으로 평이하지만, 굳이 따지자면 저음보다는 고음부에 조금 더 힘이 실린 느낌입니다. 저음의 둥둥거리는 느낌이 싫은 분께는 더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요소네요. 오픈형 이어폰의 특징으로 공간감이 인이어 이어폰보다 좋다는 장점도 그대로입니다.
제가 오픈형이 귀에 잘 걸리지 않아 오픈형 이어폰을 잘 쓰지 않는 편이고, 또 오픈형 이어폰을 들어본 지가 오래돼 단언할 수는 없지만, 남아있는 오픈형 중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신경 쓴 오픈형도 많진 않거든요.
편의성을 조금 살펴볼게요. 우선 리모트 컨트롤이 있습니다. iOS와 안드로이드 모두를 호환합니다. 케이블 외피는 케블라 섬유로 돼 쉽게 꼬이거나 파손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터치 노이즈도 적은 편입니다. 겨울철에 패딩과 같은 옷과 마찰이 일어나 터치 노이즈가 심한데, 이런 문제도 상대적으로 적은 편입니다.
오픈형 이어폰을 착용하면서 착용감도 많이 걱정하실 텐데요. 기본적으로 드라이버가 큰 편이라 귓바퀴 모양을 조금 타긴합니다. 그리고 외이도 겉 부분에 딱딱한 면이 닿아 조금 오래 착용하고 있으면 귀가 쉽게 피곤해지긴 합니다. 하지만 귀 건강을 위해서라도 너무 오래 착용하는 건 피해야겠죠?
앞서 구성품에서 보셨겠지만, 다양한 이어피스가 준비돼 있습니다. 스펀지부터 귓바퀴에 클립을 걸어 쉽게 귀에서 빠지지 않도록 하는 이어피스도 있네요. 딱딱한 면이 닿아 귀가 쉽게 피로해진다면 스펀지를 착용하면 도움이 됩니다.
출퇴근 시간과 집에서 일할 때 주로 이용했는데요. 아무래도 차음성은 조금 떨어지다 보니 대중교통에서 쓰기엔 살짝 조심스러웠습니다. 원래도 소리를 작게 듣는 편이긴 하지만, 오픈형은 가늠이 잘 안 되니 조심해야겠더라고요.
차음을 걱정하지 않는 환경에서는 즐겁게 썼습니다. 소리를 적당히 맞춰놓고 들으니 확실히 공간감이 뚜렷해지네요. 음성 심리학에 따른 효과일 수도 있지만요. 저음이 너무 두드러지는 음악을 빼고 대체로 잘 어울려 어떤 음악을 고르더라도 모나거나 하진 않습니다.
대신 심심하다, 특정 대역이 다른 대역보다 선명도가 떨어진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습니다. 일장일단이 있는 부분이지만, 간혹 선명도가 떨어지는 인상을 주는 건 좀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에이...징을 언급하긴 좀 그렇네요. 얼마나 유의미한 효과가 있는지도 모르겠고요.
이번에 처음 접하게 된 원모어 E1008. 새삼 느끼는 바지만, 중국제라고 가볍게 무시할 만한 수준은 예전에 지나쳤다고 봅니다. 이제 기본기부터 시작해서 디자인이나 패키지까지 신경 쓰는, '완성'에 가까운 지점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현재 E1008은 Pick에서 독점 판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가격은 11만9천 원이네요. 원모어가 의욕적으로 진행하고 있어 많은 혜택을 볼 수 있습니다. 한정 수량으로 E1008을 사면 원모어 피스톤 클래식 E1003을 하나 더 주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으니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E1008을 조금 먼저 써보고 느낀 점을 정리해봤습니다. 즐거운 경험이었어요. 그럼 지금까지 레이니아였습니다.:)
"위 E1008을 추천하면서 1More로부터 리뷰 물품을 제공 받았음"
- Pick(http://pick.earlyadopter.co.kr/product/1more-e1008)
- 꽤 괜찮은 보급기. 갤럭시 on7 2016를 써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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